네이버 모바일 심벌·아이콘 리뉴얼
모바일에서 네이버를 만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모바일 사용자에 게 더 편리하고 적합한 네이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조용한 응답이 바로 지난 4월 공개한 네이버 심벌 리뉴얼이다.
인터넷을 하는 한국 사람에게 공기나 물처럼 일상적인 디자인 중 하나가 아마 네이버일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책상 앞에 앉아서 인터넷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 네이버의 대표 심벌인 녹색 검색창, 일명 ‘그린 윈도’는 검색 회사 네이버의 상징이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모바일로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추세인데도 말이다. 맛집 찾기, 날씨 확인, 뉴스 보기 등이 이젠 당연하듯 손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이에 발맞춰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네이버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더구나 모바일에 익숙한 사용자를 위해 네이버 서비스를 더 다양하고 폭넓게 제공할 필요도 있었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브라우저를 열어야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모바일 중심의 브랜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가 온 것이다.
어떻게 하면 모바일 사용자에 게 더 편리하고 적합한 네이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조용한 응답이 바로 지난 4월 공개한 네이버 심벌 리뉴얼이다. ‘N’. 그린 윈도가 사라지고 네모진 도형 한가운데 흰색 알파벳 N만 오롯이 있다. 단도직입적이거나 거두절미하게 느껴지기보다 단순 명료하다. N은 쉽게 유추할 수 있듯 네이버(Naver)의 N이자 새로움(new)을 뜻하는 N이다. 하지만 새로운 심벌로 새로움을 선언하고 주장하지 않는다. 네이버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 은연중에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했다. 매일 달라지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를 실제 서비스에도 반영했다. 네이버는 “진짜 혁신은 아이콘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서비스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때문. 사전, 웹툰, 교통 등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합치면 100여 가지.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그때그때 아이콘 이미지를 디자인했는데, 이번에는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네이버 고유의 아이콘 스타일을 확립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모바일 디자인 가이드를 구축한 것이다. 이번 아이콘에서는 실사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 탈피해 단순하고 가벼운 디자인을 사용했다. ‘디자인한’ 정성을 보여주기보다 본질에 집중한 결과다. 네이버 심벌 리뉴얼은 모바일 중심의 환경 변화와 글로벌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사실 매일보는 디자인이 한순간에 발전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좋아지다 보니 지금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의 디자인 역시 그렇게 자연스럽게 N에 다다랐다. N이 익숙해지면 알파벳 N자만 봐도 네이버가 연상되는 날이 올 것이다. 녹색, 그린 윈도, 날개 달린 모자로 대변되던 네이버에 N이라는 디자인 자산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프로젝트 개요 네이버 모바일 심벌·아이콘 리뉴얼
발표 시기 2014년 4월
디자인 네이버 BX실
프로젝트 기간 2013년 10월~2014년 3월
개발 범위 브랜드 전략, 네이밍, BI 디자인,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아이콘 디자인, 영상 디자인, 제품 디자인
Interview
이성호 네이버 BX실 실장
“모바일 환경에 맞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보여주려 했다.”
이번 심벌 리뉴얼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네이버는 검색에서 출발한 회사다. 하지만 ‘네이버를 이용한다’는 의미가 달라졌다. 네이버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좀 더 확장되고 다양한 경험이 이뤄지고 있다. 검색 회사라는 기존 정체성에 개별적인 콘텐츠 서비스 가치까지 더해진 것이다. 더구나 이제 네이버를 PC로만 만나지 않는다. PC에서 인터넷을 하려면 브라우저를 열어야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바로 앱을 클릭한다. 근본적으로 접근 방식이 다르다. 네이버 내부적으로 ‘모바일 환경에 맞게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와 디자인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 더구나 라인, 밴드, 웹툰 같은 개별 서비스들이 세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모바일 환경이 다양해지고 새로워졌는데, 이에 따른 변화가 네이버에도 필요했다. 이번 리뉴얼은 그런 네이버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리뉴얼에서 N이라는 한 글자로 단순해진 게 눈에 띈다.
모바일에서 어떤 앱을 다운받든 앱 아이콘 아래 이름이 같이 들어간다. 이전 네이버 앱 아이콘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naver’라는 전체 이름과 녹색 검색창을 같이 넣었다. 모바일에서도 네이버라는 마크를 넣어줘야 사용자가 네이버를 인식할 거라고 본 것이다. 아이콘 아래 ‘네이버’라는 이름이 중복되는 데도 말이다. 이제는 꼭 ‘네이버’라는 이름으로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 남기고 군더더기를 모두 걷어냈다. 이 심벌에 익숙해지면 N이라는 글자만 봐도 자연스레 네이버가 떠오르는 날이 오리라고 본다.
웹과 모바일에 쓰이는 심벌과 아이콘이 다양해졌다.
환경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모바일 환경에서 기존 온라인에서 사용하던 심벌과 아이콘을 일관성 있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보통 기업 아이덴티티는 하나를 통일해서 사용하는 게 관례다. 이런 관점을 다양화되는 인터넷 환경에 적용한다면 PC에서 그린 윈도 대신 N 심벌로 교체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검색창의 틀까지 바꿔야 한다. 환경에 맞는 저마다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고, 이 가치를 하나로 획일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무엇보다 사용자에게 가장 편리한 방법에 맞추려 한다.
현재 사용자의 반응은 어떤가?
모바일 서비스는 2010년 이후 서비스 개편을 지속적으로 했지만 심벌까지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리 잘 바꾼다 해도 지금까지의 익숙함이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씩 바꿔 나가자니 사용자에게 더 큰 혼란을 줄 것 같았다. 부지불식간에 바꿔서 못 알아채는 게 가장 좋다. 심벌이 바뀌었는지 몰랐다는 말이 가장 큰 칭찬 같다. 당장의 가치보다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