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이 돋보이는 테크 아이템 4

개성을 표현하는 아이템이 대세?

지난달 공개된 테크 분야 신제품 중에서는 유독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의 비중이 높았다.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높은 활용도로 주목받은 제품들을 소개한다.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이 돋보이는 테크 아이템 4

영화계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라고 말했다. 이 말은 창작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말임과 동시에 그만큼 취향이 중요해진 오늘날의 소비자 경향을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7월 공개된 테크 신제품 중에서 커스터마이징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 쏟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 정형화된 디자인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보다 고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테크 아이템을 소개한다. 취향대로 변주를 줄 수 있는 모듈형 디자인 제품과 콘셉트 디자인 그리고 기존 제품의 사용 범주를 확장하는 서드파티까지.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에 강점을 둔 테크 프로덕트를 만나보자.

‘커스터마이징이 돋보이는 테크 제품 사용자들’이라는 프롬프트로 제작한 인공지능 이미지 (사진 제작 및 출처. DALLE)


조립과 분해의 미학, CMF Phone 1

낫싱(Nothing)의 서브 브랜드 CMF가 브랜드 최초의 스마트폰 ‘CMF Phone 1’을 공개했다.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제작된 CMF Phone 1의 차별점은 분명하다. 바로 디자인이다. ‘엔지니어의 미학’을 강조한 CMF 스마트폰은 분해와 조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후면 커버 패널을 분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데 사용자가 직접 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를 풀어 조립할 수 있다. 단순 부착형이 아니라 사용자가 물리적인 힘을 가해 분해하고 조립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 로직이 눈길을 끈다. 후면 커버는 블랙, 라이트 그린, 블루, 오렌지 등 네 가지 색상 옵션이 마련되어 있고, 팔레트 색상에 따른 드라이버와 나사를 제공하는 점도 흥미롭다.

낫싱(Nothing)의 서브 브랜드 CMF의 최초의 스마트폰

독특한 사용자 경험과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후면 커버 패널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액세서리 포인트에는 핸드폰 목줄을 걸거나 스탠드를 끼울 수도 있다. 후면 커버의 색상에 따라서 액세서리 포인트의 덮개를 달리 적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CMF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함께 보급형 스마트폰으로서 지닌 가성비 좋은 스펙도 눈여겨볼 점이다. 특히 Nothing OS 2.6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외에도 6.6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5G 지원 가능한 미디어텍 다이멘시티 7300 칩셋, 5,000mAh 용량의 배터리 등을 갖췄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나 가격은 한화 약 35만 원으로 책정된다.

한편 CMF 브랜드명은 디자인 과정에서 필수 요소로 불리는 색상(color), 재료(material), 마감(finishing)을 뜻하는 ‘CMF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스마트폰 디자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는 낫싱(Nothing)이 디자인에 진심인 브랜드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라는 점에서 서브 브랜드 CMF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2,000가지 색을 지닌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다이슨 최초의 하이파이 오디오 전용 블루투스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다이슨이 최초의 하이파이 오디오 전용 블루투스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Dyson Ontrac)’을 공개했다. 다이슨 온트랙의 핵심은 ‘노이즈 캔슬링’과 ‘커스터마이징 디자인’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특히 최대 55시간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8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주변 소음을 초당 384,000번 모니터링하는 첨단 노이즈 캔슬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최대 40dB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데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이슨 수석 엔지니어 제이큰 다이슨(Jake Dyson)은 “다이슨 온트랙은 30년 이상 축적된 공력 음향 기술과 소리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음향 전문 엔지니어가 다이슨의 무향실(in-house anechoic chambers)에서 연구를 거듭해 소음을 최소화하고, 음향 관련 지식을 적용해 개발했다”라며 탁월한 음질과 하루 종일 착용해도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했다.

다이슨 온트랙은 이어쿠션과 캡을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이슨 온트랙의 색상은 수석 엔지니어 제이크 다이슨과 다이슨 CMF 팀이 직접 디자인했다. 이들은 CNC 제작 공정에서 영감을 얻은 ‘CNC 알루미늄’, ‘CNC 코퍼’, ‘CNC 블랙 니켈’ 그리고 세라믹 느낌의 페인트 마감 처리를 적용한 ‘세라믹 시나바’까지 총 4가지 기본 색상을 구성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어쿠션과 캡을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인데 총 2,000가지 이상이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한편 다이슨이 헤드폰 제품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2년 공기 정화 기능이 가능한 마스크를 헤드폰에 결합한 ‘다이슨 존(Dyson Zone)’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다이슨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력은 평단의 인정을 받았지만, 마스크 부착 디자인은 대중의 니즈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다이슨 온트랙의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은 보다 대중 친화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이슨 온트랙은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DSLR 카메라로, 스위치렌즈

스마트폰 후면에 부착하는 방식의 스위치렌즈. 스마트폰을 DSLR 카메라로 전환하는 서드파티 역할을 한다.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 한 스니키 디자인(Sneak Design)이 스마트폰을 DSLR 카메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스위치렌즈(SwitchLens)’를 개발했다. 스마트폰에 탈부착 방식으로 제작된 스위치렌즈는 마이크로 포서드(M43)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데 렌즈 크기가 작고 180g의 무게로 가벼운 점이 장점이다. 스위치렌즈의 본체만 있다면 시중에서 판매 중인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를 호환해서 적용할 수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위치렌즈는 와이파이로 스마트폰과 연결되는데 핸드폰 디스플레이를 뷰 파인더로 활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 SD카드를 지원해 촬영 사진을 여유롭게 저장할 수 있고, 혹은 스마트폰에 직접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니키 디자인은 “스위치렌즈를 통해 스마트폰과 전문가 카메라의 경계를 낮춰 누구라도 스마트폰만 있다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다”라며 ios와 안드로이드 어느 운영 체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에 DSLR 카메라의 기능을 더해주는 스위치렌즈는 서드파티로서 사용자의 상황과 목적, 기분과 취향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스위치렌즈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지난 26일 성공적인 펀딩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AI 기반으로 만든 모듈러폰, PAIR의 노드

사용자에게 필요한 노드를 선택해 강조할 수 있는 모듈러폰 ‘노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컬렉티브 LFD가 론칭한 스마트 에이징 브랜드 PAIR가 모듈형 스마트폰 ‘Node(이하 노드)’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했다. 그간 모듈형 스마트폰 개발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으나 노드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AI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과 취향을 학습하고 그에 맞는 하드웨어 스타일을 제공한다. 노드는 그리드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을 적용해 각각의 모듈을 ‘노드’라고 부른다. 사용자는 카메라 성능, 배터리 크기, SSD 크기, 스피커, 미니 디스플레이 등 자신에게 필요한 ‘노드’를 선택해 스마트폰을 구성할 수 있다. 예컨대 카메라 성능보다 배터리 용량이 우선이라면 배터리 크기의 노드를 늘리고, 카메라의 비중을 낮춘다거나 혹은 스피커가 더 필요한 경우에는 스피커 노드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즉, 나에게 필요한 기능만을 강조한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노드 중 ‘Remember’ 노드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캡처해 필요, 선호도 및 세부 사항을 학습하는 기능을 갖췄으며, AI 노드와 함께 작동해 사용자에 최적화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서 Remeber 노드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 센터이며, AI 노드는 이를 학습하고 적용하는 봇으로 기능한다. 이는 과거에 논의되어 온 모듈형 스마트폰과 달리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콘셉트로 노드가 기대를 모으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노드는 각기 다른 기능 뿐만 아니라 색상도 다채롭게 적용할 수 있다.

한편 브랜드 PAIR는 ‘웰에이징(Well-aging)’으로 전환된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케어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제안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의 니즈를 보다 명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스마트 기기에 적용한다. 단순히 성능이 좋아서 디바이스를 구매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필요한 성능에 맞춘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제안할 또 다른 디자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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