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로 돌아간 듯,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베를린 호텔

진정한 베를린을 담아낸 호텔 인테리어

20세기 초 독일의 수도였던 베를린의 전성기를 똑 닮은 공간들이 조성된 호텔이 있다. 독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겸 건축가 이리나 크로마이어가 레트로가 아닌 오리지널 자체의 느낌을 담아 완성한 샤토 로얄 호텔이다.

20세기로 돌아간 듯,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베를린 호텔

독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겸 건축가 이리나 크로마이어Irina Kromayer는 레트로가 아닌 오리지널 그 자체의 느낌을 담은 샤토 로얄Chateau Royal 호텔을 완성했다. 이 호텔에는 20세기 초 독일의 수도였던 베를린의 전성기를 똑 닮은 공간들이 조성되었다.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이리나 크로마이어는 샤토 로얄 호텔의 디자인 및 구현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녀는 베를린이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 독특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파리나 로마 같은 다른 유럽 내 주요 도시들과 어떤 점이 다른 지에 대해 설명했다.

© Felix Brueggemann

다양성을 품은 베를린을 온전히 녹여내다

이리나 크로마이어는 베를린의 가장 큰 특징이 “다양성”이라고 소개하며, 다른 유럽 주요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베를린은 다양성과 부의 조화를 갖춘 도시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러한 베를린의 특성을 호텔의 디자인 내에 녹여내고 각각의 객실을 베를린의 다양성을 닮은 개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나 샤토 로얄 호텔의 객실은 1850년과 1910년에 지어진 호텔 건물의 구조적인 특징을 고려하여 디자인되었으며, 예술과 디자인 컨셉을 조화롭게 매치하여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을 전달한다. 샤토 로얄호텔은 베를린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베를린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유명한 브란덴부르크 문과 가깝게 위치해있다. 호텔은 총 93개의 객실과 벽난로가 있는 라운지, 바, 레스토랑, 겨울 정원을 포함하고 있다.

© Felix Brueggemann

그 역사가 깊은 샤토 로얄 호텔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보자면, 호텔은 외부에서부터 왕과 여왕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화려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호텔은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David Chipperfield Architects가 디자인한 새 건물과 확장된 지붕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한 오래된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시대의 디자인 요소가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겨울 정원부터 시작하여 호텔 내부와 외부의 모든 공간은 각각의 고유한 경험을 제공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건축가는 내부를 리뉴얼하면서 기존 공간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재현하고자 노력했다.

이리나 크로마이어는 스위스의 건축가 에티엔 데슬루Etienne Descloux와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타리나 미니츠Katariina Minits와 협업하여 호텔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리드했으며, 특히 독일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호텔 내 남아있는 역사적 요소들을 최대한 보존하려고 노력했다. “우리의 디자인 목표는 전통적으로 베를린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소재와 색상을 사용하여 여행자들에게 오랜 역사를 지닌 베를린의 ‘진정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건축가는 이 프로젝트에 오크 판넬, 아르누보 타일, 고급스러운 사이잘 카펫, 황동, 니켈 등 베를린의 유서 깊은 건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건축가는 호텔 디자인에 있어 클래식한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냄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재료 선택에도 신중함을 기울여, 주석으로 만든 카운터나 컬러풀한 유리, 타일, 참나무 바닥재, 아스팔트 주조 등 다양한 소재를 결합하여 호텔 내부를 모던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으로 꾸몄다.

모던함과 클래식의 조화

각각의 객실에는 빌트인 가구들이 맞춤형으로 제작되었으며, 건축가는 이를 위해 현대적인 디테일과 클래식한 디테일을 조화롭게 결합하고 가구의 대부분을 직접 디자인하기 위해 독일의 디자이너인 크리스티안 하스Christian Haas와 협업했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지속 가능한 재료 사용뿐 아니라, 가구 디자인을 통해서 더욱 친환경적인 접근을 취하기 위해 유럽 전역의 오래된 빈티지 자재들을 활용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객실의 펜던트 조명은 베를린에 본사를 둔 로컬 제조업체인 루피오테Loupiotte와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특히 조명들은 오래된 건물의 특징인 높은 천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담아 디자인되었다. 호텔의 일부 조명은 요셉 호프만Josef Hoffmann의 1920년대 디자인을 기반으로한 일본풍의 종이나 황동으로 만들어졌다.

호텔 내 객실에는 비엔나에서 유명한 단단하게 짜여진 섬유를 뜻하는 고리버들 헤드보드가 있는 침대가 있다. 가구 하나하나마다 디테일에 정성을 다한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꼼꼼함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베를린의 가로등 디자인을 참조하여 디자인된 독특한 야외 랜턴 등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다양한 요소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객실 내에는 서베를린 아파트 스타일의 전형적인 스타일 중 하나인 통합 수납공간이 있는 칸막이벽이 있다. 게스트 욕실은 블루 컬러의 타일로 장식되어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편 디자이너는 호텔 내 컬러 조합을 더욱 대담하게 구성하기 위해 20세기 초 표현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된 아트웍들은 타일, 장식용 직물을 포함한 전체 인테리어 디자인에 적용되었다. 호텔의 실내 공간은 베를린의 지하철역에서 볼 수 있는 다채로운 타일, 스테인드글라스, 컬러 대리석으로 아름답게 꾸며져있다. 또한 호텔의 바는 주석으로 마감되었으며, 주석은 세기가 전환되는 시점에 널리 사용되었지만 근래 독일 인테리어에서는 드물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에 공간에 더욱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바의 디자인은 모더니스트와 바우하우스 디자인 운동을 참조하여 니켈과 크롬 등의 소재를 사용하여 완성되었다.

호텔 레스토랑은 바우하우스의 디자이너 에리히 디크만Erich Dieckmann의 의자와 스웨덴의 예술가 칼 홀므퀴스트Karl Holmqvist의 네온 작품을 특징으로 한다. 이처럼 베를린의 역사와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은 게스트에게 베를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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