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게임 역사를 담다, 교토 닌텐도 뮤지엄 미리보기
놀이와 창의성을 위한 공간
일본의 비디오 게임 제조사 닌텐도(Nintendo)가 오는 10월 2일 브랜드 최초의 박물관을 교토 우지시에 오픈한다. 과거 게임 기기를 제조한 공장 부지를 새롭게 탈바꿈해 눈길을 끈다. 교토에서 만날 닌텐도 박물관을 소개한다.
일본의 비디오 게임 제조사 닌텐도(Nintendo)가 오는 10월 2일 교토에 처음으로 닌텐도 뮤지엄(Nintendo Museum)을 개관한다. 동키콩(1981),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1985), 젤다의 전설(1986), 모여봐요 동물의 숲(2020) 등의 히트작을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임 제조사인 만큼 브랜드 최초의 박물관 개관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교토 우지시에 자리한 닌텐도 우지 오구라 공장 부지를 닌텐도 역사와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눈길을 끈다.
1969년 설립된 닌텐도 우지 오구라 공장Uji Ogura Plant는 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창립한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과 장난감을 생산해 온 주요 시설 중 한 곳이다. 초창기 일본 전통 카드 게임인 화투(花札)와 서양식 트럼프 카드를 제작해 온 닌텐도는 1970년대에 이르러 비디오 게임 산업으로 전환했다. 당시 이곳 우지 오구라 공장은 게임기 생산 및 제품 검사, 물류 기능의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후 90년대에 이르러 생산과 물류 기능이 다른 공장으로 이전하며 최근까지는 고객 지원 센터로만 활용되었다.
비록 전과 달리 활용도는 낮아졌지만 우지 오구라 공장은 닌텐도가 비디오 게임 산업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대표하는 장소로서 상징성을 지닌다. 닌텐도가 교토 우지시에 뮤지엄을 세운 이유다. 닌텐도 뮤지엄은 지난 과거를 기념하는 동시에 닌텐도라는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135년 닌텐도 게임의 역사를 담아내다
닌텐도 뮤지엄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지닌다. 첫 번째는 바로 아카이브다. 그간 닌텐도가 개발해 온 비디오 게임 기기를 비롯해 대표하는 작품들의 게임 IP(지적 재산권)을 보존하는 것이다. 뮤지엄 2층에 자리한 제품 전시장은 닌텐도가 지난 135년간 개발해 온 게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닌텐도가 개발한 첫 번째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패미콤(Famicom)*패밀리 컴퓨터의 줄임말 가 눈길을 끈다. 일본 국내에서는 패미콤이라고 불렸지만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일명 NES라는 이름으로 국가별로 다른 크기와 디자인으로 제작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하드웨어 기기뿐만이 아니다. 닌텐도의 히트작 ‘동키콩’은 일본, 미국, 유럽 시장별로 각기 다른 패키징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이외에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 등 닌텐도의 대표작의 게임 그래픽 디자인 변천사도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대별로 색과 형태의 디자인 차이를 보이는 1985년 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게임 속 물음표 블록이 대표적이다.
닌텐도 뮤지엄에서는 비디오 게임 산업 이전 다양한 오락 시설을 제작해 온 닌텐도의 대표 제품도 소개한다. 복사기와 유모차를 비롯해 보드게임, RC 카, 피칭 머신 등 가족 단위 놀이를 위한 장난감과 게임을 만날 수 있다. 2층 전시장은 산업 환경과 소비자 니즈의 변화에 발맞춰 온 닌텐도의 지난 발자취를 기록했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릴 어른도, 몰랐던 닌텐도의 모습을 알게 될 아이도 모두 제품 이면에 담긴 닌텐도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흥미롭다.
과거의 게임을 재해석한 체험 공간
닌텐도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제품을 아카이브 한 2층 전시장과 달리 1층 전시장은 닌텐도의 핵심인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한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바닥에 깔린 대형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본의 전통 카드 게임 ‘하쿠닌 이슈(Hakunin) Isshu’를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다.
한편, 닌텐도는 1970년대 볼링장을 개조해 레이저 클레이 슈팅 시스템이라는 게임 시설을 개발한 적이 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닌텐도 뮤지엄은 최대 13명까지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아케이드 사격장을 만들었다. 닌텐도 NES 용으로 제작한 재퍼(Zapper)와 슈퍼 패미컴의 슈퍼 스코프(Super Scope)를 활용해 아케이드 사격 플레이를 위한 하드웨어 기기를 새롭게 제작한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단순히 과거의 게임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기술에 접목해 재해석했는데 닌텐도의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1968년 출시한 울트라 머신(Ultra Machine)을 각기 다른 환경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울트라 머신은 탁구공을 자동으로 던져주는 실내 피칭 기계로 출시 당시 일본 국내 야구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닌텐도 뮤지엄 1층에서는 각기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 방에서 피칭 기계를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야구 방망이로 맞춘 공이 오브제에 닿으면 각기 다르게 반응하도록 설계했다. 이외에도 2인 1조로 체험할 수 있는 대형 비디오 게임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찾는다면 이색적인 경험을 쌓기에 더할 나위 없다.
닌텐도 뮤지엄 내에는 카페와 공식 굿즈 스토어도 마련되어 있다. 아울러 닌텐도가 초기에 제작한 화투를 배우고, 직접 나만의 화투를 디자인할 수 있는 워크숍도 운영된다고 하니 해당 일정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편 닌텐도 뮤지엄에 입장 시 10코인을 담은 입장 카드를 나눠주는데, 이를 활용해 시설 내 다양한 게임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닌텐도 뮤지엄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사전 예약제로 방문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위해서는 닌텐도 계정이 필요하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