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예끼 최예찬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열여덟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안기현이 묻고 예끼 최예찬이 답했다.
안기현(이하 안): 예끼라는 브랜드 네임이 독특하네요. 어떤 의미가 담긴 이름인가요?
최예찬(이하 최): 제 이름과 비속어의 준말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장난을 정말 많이 치고 다녔는데 그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어감이 마음에 들었고 저를 가장 재미있게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안: 드림 시리즈는 꿈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 컬렉션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디자인을 시작한 셈이라 흥미롭습니다. 어떤 꿈이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최: 꿈이 깬 직후엔 생생하게 기억이 났는데, 사실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잘 기억나지 않네요! 의자의 형태만 잔상처럼 머릿속에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깨어난 직후에 느꼈던 감정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꿈에서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빨간 의자가 깨어보니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꿈이 굉장히 특이했다면 주변에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죠. 드림 시리즈는 그렇게 만든 가구입니다. 제가 느낀 시각적인 새로움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사람은 새로움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안: 소재와 마감 방식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최: 컬러보드를 주요 소재로 사용합니다. 영·유아용 장난감에도 자주 쓰이는데 일반 MDF보다 강도가 뛰어나서 제 가구에 적합한 재료라고 생각했습니다. 형태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손이 많이 가는 가구입니다. 먼저 레이저 커팅으로 모든 부품을 자른 후 부분별로 조립합니다. 그 후 매끈해질 때까지 갈아내고 아크릴 폴리우레탄 도장으로 마감합니다. 가구를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장 강도가 가장 강한 우레탄을 사용했습니다.
안: 드림 시리즈는 의자와 테이블, 조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트퍼니처나 스페큘러티브 디자인이 아닌 이상 사용성이나 구조적 안정성 등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사용성 향상을 위해 고민한 부분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 저는 산업디자인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기능을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췄었는데 그게 제 디자인 철학에도 반영된 것 같아요. 그래서 가구의 당연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성을 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소재와 가공 방법, 마감 면에서 여러 시도를 해봤습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이 시리즈 내부에는 수많은 뼈대가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 의자는 55개, 조명은 43개, 테이블은 34개의 부품이 사용됩니다. 의자는 편안한 각도를 찾고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 수정만 8번 이상 진행한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제가 만든 가구를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에 꼼꼼하게 신경 썼습니다. 페스티벌에서 직접 편하게 사용해 보아도 됩니다.
안: 개인적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을 불특정 다수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SDF에선 어떻게 부스를 연출할 계획인지 귀띔해 주세요.
최: 일단 가구가 잘 드러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부스를 만들 생각입니다. 기대해 주세요.(웃음)
인터뷰 안기현
사용자에게 능동적인 상호 작용을 요구하는 가구를 디자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