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세로로 돌았다!
지금껏 '카드는 당연히 가로'라 여기던 고정관념을 깨고 세로형 카드를 선보인 현대카드. 이들의 이번 카드 플레이트 리디자인은 카드를 보관하고, 꽂고, 결제하는 소비자의 사용 방식이 변화하는 데 주목한 연구의 결과다.
그동안 투명 카드, 미니 카드, 동전을 모티브로 한 금속 카드, 카드 모서리가 직각에 가까운 카드, 0.8m의 옆면까지 디자인한 카드 등 매번 새로운 시도로 카드 생활을 업그레이드해온 현대카드가 이번에는 아예 카드를 90도로 돌려버렸다. ‘카드는 당연히 가로’라 여기던 고정관념을 깨는 세로 카드를 내놓은 것. 가로형이었던 디지털 기기는 스마트폰처럼 손안에 쥘 수 있도록 작으면서 들고 다니기 편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이에 맞춘 세로형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카드는 누구보다 빠르고 영민하게 이런 변화를 캐치해 과감하게 카드 디자인에 적용했다. 이번에 선보인 카드 플레이트 리디자인은 세로형 기기 사용은 물론 소비자가 세로로 카드를 보관하는 방식, 매장에서 가로 스와이프 방향이 아닌 세로로 꽂는 결제 방식, 태그 형식, 앱 카드 결제와 같은 결제 패턴과 소비 형태 변화에 대한 치밀한 연구의 결과다.
특히 이번 세로형 카드 디자인이 주목받는 건 단순히 그래픽만 세로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픽만 세로인 카드는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카드 번호는 기존의 가로 형태를 유지했기에 소비자의 행동 패턴까지 바꾸는 완벽한 세로형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결제 방식까지 전부 바꿔버린 것으로, 여기에는 ‘세로 방향 레이저 인그레빙’이 가능한 장비 도입 등 기술적인 뒷받침도 한몫했다. 특히 카드 전면에는 결제 기능만 두고 카드 번호와 브랜드사 카드 정보 등은 전부 뒷면에 두어 앞면은 해당 카드 상품의 핵심 캐릭터를 마음껏 표현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상품별 레벨은 컬러의 채도와 명도로 구분했으며 현대카드 특유의 솔리드 컬러는 더욱 강렬해졌다. M 계열 카드는 ‘헤리티지 블루(Heritage Blue)’라는 특유의 블루 컬러보다 더욱 경쾌하고 이지적인 느낌으로, X 계열 카드는 블루와 보색인 오렌지를 핵심 컬러로 더욱 파워풀한 이미지로 구현했다. M/X 상품에는 ‘M or Nothing’, ‘X or What’ 같은 위트 넘치는 문구를 넣었다.
지금까지 현대카드 디자인은 단순히 튀거나 다르게 보이기 위한 외형의 변화 차원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방향을 가장 집약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현대카드는 ‘From Finance Company to Digital Company’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10년을 준비 중이며 세로 카드는 모바일 &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상징적 결과물이다. 소비자 행동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이 필수가 된 요즘, ‘디지털 현대카드(Digital Hyundai Card)’라는 새로운 CI로 락앤리밋(Lock&Limit), 가상 카드 번호, 페이샷(PayShot)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인 현대카드는 이렇게 카드 시장뿐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또 한번 바꾸는 중이다.
총괄 현대카드 UX & 디자인랩
PM 차종휘 실장, 안성민 부실장
기획 및 디자인 이경하 수석 디자이너, 김문화 책임 디자이너, 김미정 선임 디자이너, 이지선 디자이너
Interview
차종휘 현대카드 UX & 디자인랩 실장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힙하면서도 한층 위트 있는 시대를 담아냈다.”
Q 세로형 플레이트 디자인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현대카드 UX & 디자인랩은 현대카드의 향후 10년의 디자인 방향성을 고민해왔다. 우리가 뽑은 키워드는 ‘유연한(Flexible), ‘힘 있는(Bold), 위트 있는(Wit)’이었다. 급변하는 시대에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하고 변모할 수 있는 도구, ‘현대카드스러움’으로 정의되는 임팩트 있고 힙한 디자인, 혁신이나 트렌드 리더라는, 기존의 현대카드 이미지에서 더욱 친밀하고 위트 있는 이미지로의 변화였다. 이 모든 요소가 세로 카드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Q 제작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8개월이 소요된 프로젝트였다. 이전에 없던 디자인이기 때문에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문제 해결뿐 아니라, 보통 카드 앞면에 있는 ‘Visa’와 같은 해외 협력 카드 브랜드 로고를 뒷면에 배치하는 데에도 3개월에 걸친 협의가 필요했다. 또 완성도 있는 컬러와 피니싱 구현을 위해 4개월가량 100회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특히 세계 최초로 카드 번호와 브랜드사 로고를 모두 뒷면에 배치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는데, 이 디자인 형태는 현대카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단독 사용권을 보장한 상태다.
Q 현대카드의 획기적인 변화의 원천은 어디에 있나?
‘카드 결제 시 고객에게 편의를 줄 수 있도록’, ‘카드 플레이트에 다양한 가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현대카드만의 디자인 언어를 세련되게 담을 수 있도록’, 이 세 가지를 핵심에 두고 연구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좋은 솔루션이 나오면 과감히 리뉴얼을 진행한다.
Q 화폐가 점차 사라지고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모바일이나 소셜 미디어만으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모벤 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실물 카드는 어떤 의미일까?
모바일로도 결제가 가능한 시대에 실물 카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카드를 발급받아 직접 결제하고 구매하는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는 진화된 형태의 화폐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제 내 손으로 직접 내미는 카드는 단순한 소비 활동이 아니라 사용자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 자부심이자 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리고 이것이 카드 플레이트가 디지털 & 모바일 시대에 맞춰 더욱 변모해야 하는 이유다.
(1) 2002 M 카드 최초의 M 카드 디자인. ‘Moter’의 M을 키워드로 골드 컬러와 볼드한 문자를 내세웠다.
(2) 2003 Switch to M ‘M’이라는 브랜드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투명 카드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3) 2004 현대카드 CI & 서체 적용 카드사 최초로 전용 서체인 유앤아이(You and I)를 사용했으며 지갑에 카드가 꽂혔을 때 현대카드를 식별할 수 있도록 카드용 CI를 개발, 적용했다.
(4) 2006 화폐 디자이너의 2세대 디자인 스위스 화폐를 디자인한 레올 스톡의 디자인. 화폐 위조 방지 패턴을 새로 개발해 화폐가 발전한 모습이 카드라는 개념을 보여줬다.
(5) 2007 M with Color Core 카드의 0.8m 옆면까지 최초로 디자인했다.
(6) 2008 알파벳 카드 소비자의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카드. 복잡한 카드 혜택을 알파벳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화했다.
(7) 2012 R1 카드 화폐를 대체하는 신용카드를 표현하고자 카드 모서리를 화폐 모양과 흡사하도록 직각에 가깝게 디자인했다.
(8) 2013 챕터 2 카드 M과 X라는 2개의 트랙으로 단순화된 상품 구성에 따라 디자인도 심플하게 적용했다. 미러 시트를 도입해 휘도감과 재질감이 기존 플라스틱과는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9) 2017 세로 카드 카드 번호와 브랜드사 로고를 모두 뒷면에 배치한 세계 최초 세로형 디자인으로 모바일 &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콘셉트를 적용했다. ‘디지털 현대카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현대카드가 나아갈 방향성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