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GD의 다섯 번째 기획전, 〈굿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인 플랫폼 ORGD가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굿 디자이너>를 선보였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려면 생각보다 많은 자질이 필요하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일을 의뢰받은 디자이너는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면서도 자신의 미적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골몰한다.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내리는 크고 작은 가치 판단은 노동자이자 창작자로서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다.
그래픽 디자인 플랫폼 ORGD(Open Recent Graphic Design)가 다섯 번째 기획전으로 마련한 〈굿 디자이너〉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과 대답을 한데 모은 자리다. 동시대 디자이너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다채로운 디자인 결과물로 선보인다. 2개의 기획전과 1개의 참가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크게 ‘의문’과 ‘대답’으로 나뉜다.
지난 10월 11일에 공개한 〈굿 디자이너: 의문〉전에는 아홉 팀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정체성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다양한 매체와 표현 기법으로 시각화했다. 한편 일주일 간격으로 개막한 〈굿 디자이너: 대답〉전은 참가전으로 꾸몄다. 무려 118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힘을 보탰는데, 다섯 가지 공통 질문을 받은 디자이너들이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각자의 대답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ORGD 시각 정체성 표준 2.0〉전에서는 ORGD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두 가지 질문으로 좋은 디자이너를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그 질문이 꼬리를 물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디자이너의 실체가 드러날지도 모른다. 치열한 자문자답으로 동시대 그래픽 디자인의 지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노동자이자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을 소개하는 건 익숙하지만, 노동자로서의 위치와 권리에 대해 말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를 포함한 디자이너들이 스스로와 주변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대화를 주고받으며 담론의 장을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지은 프레스룸 대표
“창작자 겸 서비스업 종사자인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일과 역할을 고민하면서 직업의 형상을 보다 선명하게 그려보기를 바랐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제기한 ‘의문’과 ‘대답’이 한자리에 모이면 동시대 굿 디자이너의 상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김도현 빠른손 대표
“‘좋은 디자인’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엮은 이번 전시는 디자이너 개개인을 향해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응답을 요청한다. 나의 일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디자이너가 있다면 이 전시가 제안하는 답변들 속에서 마음에 드는 정의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박고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