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기억하는 숲, 모자이크 노지

이곳에서 비일상적 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에 저장된 공간의 기억은 어떤 사진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몸이 기억하는 숲, 모자이크 노지

사진으로 먼저 마주한 공간 디자이너의 작업은 보통 둘 중 하나에 해당한다. 사진보다 좋거나, 사진보다 별로거나. 프라이빗 독채 별장 모자이크 노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직접 방문해 머무르며, 사진을 보고는 알 수 없는 진가를 몸으로 경험할 때 비로소 그 참모습을 알게 되는 공간이다. 모자이크는 새로운 유형의 공유 별장이다. 한 개의 회원권으로 한 곳만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숙박 서비스와 달리 정해진 횟수 안에서 모든 별장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방식이다. 회원권을 구입한 모든 이들이 공동 소유주인 셈. 현재 모자이크가 보유한 별장은 서울 가회동에 자리한 옴브르, 뤼미에르와 강원도 홍천의 모닥, 첨벙, 다락이 있다. 서울과 서울 근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역에 계속해서 독채 별장을 마련할 예정인데 이렇게 확장된 브랜드는 단순한 여가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를 구축하기도 한다.

노지가 들어선 땅은 울창한 숲에 둘러싸이고 홍천강을 향해 전면이 활짝 열려 있다.
‘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 ‘속계를 떠난 안온한 곳’을 뜻하는 ‘노지’를 콘셉트로 설계한 프라이빗 빌라 노지.
원목으로 둘러싸인 옥상 공간에 텐트를 설치해 캠핑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노지는 모자이크가 선보인 여섯 번째 공간으로 모닥, 첨벙, 다락과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비슷한 성격의 풀빌라로 앞서 지은 3개의 동과 달리 노지는 차별화된 캠핑 콘셉트로 전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디자이너가 캠핑에 주목한 것은 단순히 풍광 좋은 자리에 텐트 치고 야영하는 생활이 좋아 보여서가 아니다. 자신이 머무를 환경을 직접 만드는 행위, 자연에 몰입하는 시간에서 비롯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노지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목가적 분위기를 한껏 만끽하기를 권한다. 마당의 캠프파이어 존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캐러밴에서 아이들과 살을 부대끼며, 원목으로 둘러싸인 옥상의 텐트에서 야생의 느낌을 경험할 때 즐거움이 배가된다. 이 모든 공간을 연결하는 본동의 코르텐강 소재는 붉게 부식되어 해가 저물어가는 순간 더욱 깊은 인상으로 남는다. 노지에서 비일상적 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에 저장된 공간의 기억은 어떤 사진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디자인의 많은 부분이 시각에 의존하는 듯하지만 결국 공간 경험은 오감, 나아가 움직임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각인된다.

내부 공간의 자연 소재와 목가적 디스플레이가 노지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7호(2024. 11)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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