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말하는 크리에이티브의 역할, DAN 24
경계를 넘어 더 큰 가능성으로
네이버가 통합 콘퍼런스 'DAN 24(단 24)'를 코엑스에서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진행했다. '단(DAN)'은 플랫폼의 순우리말 표현으로 팀네이버의 비즈니스, 테크,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네이버 크리에이티브 세션을 중심으로 행사를 살펴본다.

네이버가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DAN 24(이하 단 24)’를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DAN(단)은 플랫폼(Platform)의 순우리말 표현으로 팀네이버의 비즈니스, 기술,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방향성을 공유하고 다양한 업계 파트너와 소통하는 자리를 뜻한다.

단24는 크게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CEO와 주요 사업 리더들이 변화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키노트, 개발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DEVIEW 세션, 네이버 크리에이티브의 변화와 도전을 이야기하는 CREATIVE 세션, 그리고 팀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을 선보이는 라운지·워크샵·체험 존·기술 부스까지 만날 수 있다.

첫째 날은 비즈니스와 기술 개발자들이 검색, 쇼핑, 광고, 네이버 앱 등 네이버가 전개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된 생성형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 X’에 대한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둘째 날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세션은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등 팀네이버가 온·오프라인에서 전개하는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주목했다. 특히 기술과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쉽게 닿을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가 말하는 크리에이티브의 역할은?
단24의 크리에이티브 세션은 ‘Unified Creativity: 경계를 넘어 더 큰 가능성으로’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최소현 네이버 Creative & Experience 부문장의 오프닝 키노트를 시작으로 심준용 네이버 Brand Impact 리더, 김재엽 네이버 Search Creative X 리더, 박우성 네이버 Forward Lab 리더가 순서대로 각자의 키노트를 소개했다.

최소현 부문장은 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어 가는 시대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크리에이티브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을 강조한다. “혁신적인 건축 자재부터 창의적인 코드 한 줄까지 아무리 대단한 기술도 사용자와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이들 사이에 우리의 일이 자리한다.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등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통해 간극을 좁히고, 사용자가 네이버의 기술과 서비스를 보다 더 잘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말하며 통합적 크리에이티브 조직으로서 네이버 Creative & Experience가 기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네이버 Brand Impact를 이끄는 심준용 리더는 과거 초록색 검색창 하나로만 접근 할 수 있었던 네이버 서비스 경험의 달라진 범주를 이야기했다.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의 일상 곳곳에서 마주하는 다각화된 서비스에 따라 최적화된 경험을 위한 브랜딩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으로 확장된 브랜드 캠페인도 눈여겨 볼 점이다. 지난 5월 여의도에 자리한 더현대서울에서 진행한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오프라인 팝업 행사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사용자와 직접 교류하며 경험의 접점을 확장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새로운 검색 디자인을 설계하는 네이버 Search Creative X의 김재엽 리더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변화와 그 여정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 서비스 ‘Cue:’를 운영해 온 경험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약 20년간 네이버가 제공한 키워드 중심의 검색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문장형 검색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신선한 변화였지만 실질적으로 대화형 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고. 네이버는 지난 1년 간의 레슨런을 바탕으로 하이퍼클로바 X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 니즈의 맥락을 파악하고, 원하는 정보를 개인화해 제공해 주는 ‘AI 브리핑’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 연사로는 네이버 Forward Lab의 박우성 리더가 키노트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전사 서비스 혁신 경험 전략과 설계를 담당하는 조직을 이끌며 네이버가 어떻게 ‘경험’을 전략화했는가에 대한 접근 방식과 인사이트를 소개했다. 무엇보다 경험이라는 것은 방대하고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운데 이를 위해 네이버는 경험 품질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고, 주요 서비스에 걸쳐 적용 중이다. 아울러 그는 “개선만으로
는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차기 경험을 선점해야 한다.”라며 네이버가 기존에 구축한 기술과 사업 관점뿐만 아니라 경험 관점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이유와 배경을 이야기 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 토크에서는 키노트 연사 4인(최소현, 심준용, 김재엽, 박우성)과 함께 네이버 Corporate Experience의 강새봄 리더, 그리고 Cloud Branding&Design 오원진 이사가 참여했다. 네이버의 통합적 크리에이티브 행보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픈톡을 통해 이어졌다. 온라인이 지배적인 시대 속에서도 오프라인 경험이 주목받는 현재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한 의견도 엿들을 수 있었다.


심준용 리더는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역량이 프로젝트, 조직, 회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가를 명확히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강새봄 리더는 과거 디자인 콜로키움이 통합된 DAN24에서 전통적 개념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점에 대해 언급하며 더 이상 크리에이티브 직군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을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소현 부문장은 “크리에이터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현하는 사람이다. 특히 네이버는 만 명, 이만 명이 아니라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인만큼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 사회에 어떤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라며 책임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네이버가 서비스를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저력에 대해 박우성 리더와 김재엽 리더는 그 시간 동안 네이버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소비 패턴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정보의 포맷도 달라졌고,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처럼 사용자의 변화에 발맞춰 네이버는 끊임없이 질문하며 ‘네이버다움’을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개개인의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 단위의 사용자 또한 네이버의 핵심 고객이다. 이들을 사로잡는 비즈니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최근 B2B 브랜딩과 디자인을 담당하며 다양한 글로벌 사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온 오원진 이사는 B2B 비즈니스는 B2C와 달리 감성적이거나 혹은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보다는 구체적인 성공 사례와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B2B는 검토 과정부터 실제로 일이 성사되기까지 많은 단계를 오랜 시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수에게 대량으로 서비스를 무료로 살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산업 이벤트나 전시회 등 네트워킹을 통한 관계 맺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최소현 부문장은 B2B 고객이 B2C를 위해 사업을 전개하기도 하고, B2B에서의 의사결정권자가 결국 B2C에서 사용자이기도 하므로 결국 경험, 브랜딩, 디자인 등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네이버가 통합적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배경임을 밝혔다.
트랙 섹션과 체험 부스로 경험의 간극을 줄이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개별 트랙 세션으로 구성됐다. 트랙 1부터 5까지 참여자의 관심에 따라 세미나룸을 이동하며 참여하는 방식인데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서비스 기획 등 각기 다른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네이버의 얼굴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Creative & Experience 부문에서는 네이버의 대문을 디자인해 온 네이버 스페셜로고 팀, 생동감 있는 인터렉션 디자인을 제작해 온 인터렉션 디자인 스튜디오, SME 사업자들의 서비스 사용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는 프로젝트 꽃 사무국, 네이버 그린팩토리를 잇는 제2사옥이자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는 테스트베드 ‘1784’를 비롯한 네이버의 공간에 얽힌 경험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1층 그랜드볼룸 앞 로비에서는 네이버의 새로운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되어 있다. 프로젝트꽃, 치지직, 네이버페이, NPAY WALLET, 네이버웨일, CLOVA X, 네이버지도, 웍스 클로바노트, 네이버피셜, ZUMP, 네이버 파트너쉽, ZEPETO, 네이버 클라우드 미디어, 팀네이버 인재영입이 팝업 형식의 부스를 운영했다.



특히 치지직 부스는 XR 기술을 활용한 방송 체험도 가능해 콘퍼런스 참가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풍경도 자아냈다. 앞서 오전 키노트에서 심준용 리더가 말했듯이 오늘날 네이버 서비스는 단순 검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네이버의 서비스는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등으로 확장되었고, 이들 서비스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 곳곳에 자리한다. 각 서비스의 팝업 부스로 구성된 체험존은 네이버 서비스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심리적, 물리적 간극을 좁히는 네이버의 크리에이티브 활동이 앞으로도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