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바의 정보 그래픽 DB

한국형 GUI를 선보인다

잘 만든 정보 그래픽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효과적인 매개체다. 아메바(대표 조주희·정성훈)는 여기에 ‘한국형 GUI’라는 기조를 더해 정보 그래픽의 기능을 극대화한다.

아메바의 정보 그래픽 DB

디자이너는 할 말이 참 많을 것이다. 자신이 만든 건축물이 무엇을 형상화했고 제품은 어떤 소재를 활용했는지 나열하자면 무궁무진할 것이다. 반면 유저는 본인이 찾고자 한 정보가 아니라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알고자 하는 내용이라도 말이 길면 핵심 정보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다. 잘 만든 정보 그래픽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효과적인 매개체다. 아메바(대표 조주희ㆍ정성훈)는 여기에 ‘한국형 GUI’라는 기조를 더해 정보 그래픽의 기능을 극대화한다. UX 전문 디자인 회사 아메바가 지난 6년간 발표해온 정보 그래픽은 서울의 대표 명소는 물론 세계 각국의 상징물, 자연 도감, 도구, 민예, 시계 등 다양한 주제에 이르며 매년 캘린더로 구성해 발표할 만큼 완성도도 높다. 디지털 기기에 구현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뜻하는 GUI는 1973년 제록스가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에 선보여 내부용으로 사용했다. 이후 1984년 애플 보급형 컴퓨터가 이를 적용해 널리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애플의 GUI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메바의 박효신 고문은 이에 대해 “그동안 애플이 GUI를 주도해왔다. 우리는 GUI 자체 완성도를 강화하면서 한국적 GUI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한다”고 말한다. 한국적 문양이나 색채 혹은 그 어떤 모티브로도 고유한 콘셉트는 유지한 채 세계 보편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래픽을 지향하는 것. ‘이 디자인은 한국적’이라는 감상에서 나아가 ‘이 디자인은 이탈리아적 혹은 일본적이어서 좋고, 또 이것은 한국적이어서 좋다’ 고 회자될 수 있는 국제적 양식으로 자리 잡을 것을 강조한다. 모티프는 한국에서 찾되 그 적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디자인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2010년 서울시 디자인 공공 프로젝트로 선보인 ‘서울시 정보 문양집’은 이러한 지향점을 잘 나타낸다.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의 해 등 유독 외국인 관광객의 왕래가 잦았던 시기에 맞춰 서울을 대표하는 50곳을 일정한 기호로 치환해 정보 문양 패턴을 만든 것. 서울타워의 야경이 뻗어나가는 빛에서 경복궁의 기와와 청계천 조약돌까지 실물 사진을 촬영해 일정한 기호 패턴으로 대상을 치환해 나타냈다. 장소의 형태와, 역사, 구성요소, 문화적 가치 등을 즉물적으로 전하는 동시에 정보 그래픽적 완성도와 미학도 고려해 디자인했다. 같은 방식으로 피사의 사탑, 타지마할 등 유명 건축물로 대상을 확장한 세계의 건축물 DB와 초식동물, 육식동물, 학명 등으로 해석한 천연기념물 DB도 구축했다. 가장 최근인 2015년 기획으로는 ‘시계’를 주제로 12개 부품의 주요 기능을 모티브로 정교하고 세밀한 그래픽의 정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메바의 이러한 정보 그래픽 DB 결과물은 2010년부터 월간 <디자인> 뒤 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메바는 시각정보를 담은 그래픽은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존재할 것이라 확신한다. 프린트, 스크린, 디지털기기뿐 아니라 텍스타일, 건축까지 연계한 광범위한 리서치를 통해 다가올 그래픽의 형태를 예측하고 제시하는 싱크탱크의 역할도 자처하겠다는 이유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43호(2015.05)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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