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팩토리, 생활용품 디자인 회사 + 쇼룸 + 카페의 합체
신사동 가로수길, 디자이너의 My shop세컨드 팩토리, 생활용품 디자인 회사 + 쇼룸 + 카페의 합체
생활용품 디자인 회사 ‘더 리빙 팩토리’를 운영하는 정재경, 프랑스의 핸드폰 제작・유통 회사 모드랩스의 디자이너 권제영 부부가 오픈한 디자인 카페 겸 쇼룸 '세컨드 팩토리'를 소개한다.
신사동 가로수길 초입에 있는 ‘세컨트 팩토리’는 생활용품 디자인 회사 ‘더 리빙 팩토리’를 운영하는 정재경, 프랑스의 핸드폰 제작・유통 회사 모드랩스의 디자이너 권제영 부부가 오픈한 디자인 카페 겸 쇼룸. 접근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2층에 자리 잡았음에도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로수길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카페요, 오픈 1년 만에 가로수길을 찾는 트렌드에 예민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입소문 난 감각적인 곳이다.
입구에는 이 카페의 모태가 되는 더 리빙 팩토리에서 제작한 소품과 외국에서 들여온 아기자기한 디자인 소품을 판매한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기류는 물론 자사 제품이다. 100여 평의 넓은 공간 중 30평 정도를 더 리빙 팩토리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쇼룸과 식기를 직접 사용해보는 테스팅 카페로 사용하고, 나머지 70평에는 기존 사무실을 모두 옮겨 와 디자인 회사 운영이라는 본업과 카페 경영이라는 부업까지 같은 장소에서 병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컨드 팩토리는 기존 업무의 연장에서 회사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오픈한 카페이기에 월세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었고, 카페의 성공으로 회사의 전체 수익이 증가한 성공 사례다. 특히 권제영은 프랑스와 한국의 시차로 인해 낮과 밤이 바뀐 상황에서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아내가 운영하는 더 리빙 팩토리와 카페 사업까지 돕는, 1인 3역을 멋지게 해내는 중이다.
Interview
정재경, 권제영
“고정 매출이 생길 때까지 오픈을 미뤄라”
지금 가로수길은 카페와 옷집으로 이미 포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낸 이유는?
우리는 지난 6년 동안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디자인해왔다. 회사 규모가 조금씩 커지면서 우리 제품을 더 잘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더 나아가 단지 보여주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쓰임새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장소가 필요했다. 그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카페였고, 우리의 디자인 감성이 지금의 가로수길과 가장 잘 맞았다. 쇼룸을 겸한 카페는 지난해 4월 14일 오픈했다.
디자이너에게 카페는 새로운 영역이다. 카페 창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은 제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일보다 더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엇보다 식재료의 안전과 위생 관리에 신경 썼다. 지금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식자재 납품 전문 기업에서 재료를 공급받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 오픈 후 3개월간은 주방과 카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직접 배우고 손에 익혔다. 현재 카페는 각 파트 별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이 업무 분담을 잘하고 있지만, 갑자기 그만두는 스태프가 생기더라도 카페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카페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구운 바나나 와플’처럼 개성 있는 음식을 내놓기 위해 새로운 메뉴도 열심히 개발하는데, 메뉴 개발과 카페 경영에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부분은 디자이너란 직업이 많은 도움이 된다.
공간이 꽤 넓다. 월세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계약 평수는 총 110평이다. 그중 30평을 오픈해 카페로 사용하고, 나머지 숨겨진 공간은 더 리빙 팩토리의 사무실과 창고로 활용한다. 이사 올 당시 이곳은 사무실로 사용하던 곳이라 따로 권리금은 없었고, 넓은 평수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월세라고 여겨 우리의 모든 사무실을 한꺼번에 옮겨 왔다. 카페 오픈 전에 이미 월세를 낼 수 있는 고정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월세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다. 난생처음 하는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의 연장이라는 개념이 컸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지 않았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신만의 숍을 갖고 싶어 하는데,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처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숍을 여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일단 월세 걱정이 없는 집에서 시작하길 권한다. 그다음에 매출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생기고 새로운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면 자신의 매출에 적합한 ‘작업실’을 찾아라. 많은 사람들이 작업실을 겸한 카페나 숍을 오픈하려고 하지만 이건 엄연히 다른 공간이다. 작업실은 ‘작업’을 위한 공간이기에 위치나 층수에 대한 고려나 인테리어 비용, 권리금에 드는 큰 돈이 필요없다. 안정적인 수익이 생기고 비즈니스를 좀 더 확장하고 싶다면 그때 숍을 열어도 늦지 않다. 단언컨대 고정적인 매출 없이 무턱대고 숍을 여는 일은 위험하다. 창의적이 일을 하는 사람이 돈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일도, 돈도 모두 얻기 힘들어진다. 우리의 경우 처음 시작한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월세 낼 공간을 따로 갖기까지 5년이 걸렸다.
본업을 제외하고 정재경 씨는 투 잡, 권제영 씨는 스리 잡이다. 힘들지 않나?
카페는 보기와 달리 정신적・육체적으로 꽤 힘든 서비스 업종이다. 문을 닫을 때까지 내내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이유로 솔직히 투 잡, 스리 잡 때문이 아니어도 피곤할 때가 많다. 다행히 카페를 오픈하고 3개월 뒤부터 수익이 발생했고, 지금은 본업 외에 플러스 알파의 부가 수익이 생긴다. 만약 카페에서 부가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계속 이런 식으로 일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Shop info
세컨드 팩토리 입구에 서 있는 초록색 간판의 ‘디자이너가 하는 카페’라는 타이틀처럼 세컨드 팩토리는 각종 디자인 소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콘셉트가 확실한 디자인 카페다. 카페의 모든 식기는 자사 제품이며 싱싱한 재료로 만든 브런치와 와플 등 먹을거리와 음료수를 판매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좋은 물건을 보고, 직접 사용해보면서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정재경・권제영 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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