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DA Winner] 29‘ x 아고 ampm 포터블 램프

라이프스타일 위너를 차지한 ‘ampm 포터블 램프’는 명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아이코닉한 조형을 만들고 이를 기능과 연계해 사용성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4 KDA Winner] 29‘ x 아고 ampm 포터블 램프

라이프스타일 분야 총평

올해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는 콘셉트를 강조한 가구와 조명, 오브제 디자인이 대세를 이뤘다. 기능과 형태를 도출하고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고유한 내러티브를 구축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 시도가 늘어났다. 또 주거와 업무 공간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아이템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시각적 스토리텔링이 고도화되어가는 데 반해 마감이나 디테일의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라이프스타일 위너를 차지한 ‘ampm 포터블 램프’는 명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아이코닉한 조형을 만들고 이를 기능과 연계해 사용성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용성에 치중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 카테고리 안에서 빛의 속성이라는 개념을 시각화하고 양방향으로 사용하는 행위와 연결해 참신한 접근을 보여줬다는 데에 이견은 없었다.

이 밖에 후보작으로 거론된 몬스트럭쳐의 ‘T2 테이블’, 최중호스튜디오의 ‘에케 트롤리’, 아뜰리에 에스오에이치엔의 ‘스웰 시리즈’는 소재와 컬러, 마감 등 CMF를 충실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해외 디자이너와 각축전을 벌이며 저마다 오리지널리티를 찾아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콘셉트가 난무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의미 있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 이번 심사는 물성을 지닌 제품 디자인의 본질을 상기시키며 제작 방식에 대한 시사점을 남겼다.

심사위원 구병준(피피에스 대표), 양윤선(레어로우 대표), 황성걸(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ampm 포터블 램프 – 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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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DA 라이프스타일 위너로 선정된 아고. (왼쪽부터) 강종원, 유화성, 주예은.

이구어퍼스트로피는 셀렉트 숍 29cm가 새롭게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Guide to Better Choice’라는 미션 아래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자체 제작한 상품과 더불어 실력 있는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올해 코리아디자인어워드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수상한 ampm 포터블 램프도 그중 하나다. 제품을 디자인한 조명 브랜드 아고는 국내 조명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디자인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며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왔다. 국내외 실력 있는 디자이너와 협업해 고유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 완성한 높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임으로써 한국 조명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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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m 포터블 램프는 아름다움과 실용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두 브랜드의 철학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낮과 밤’을 모티프로 한 이 조명은 모래시계처럼 양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한낮을 밝히는 태양의 자리를 밤이 되면 달이 대신하듯, 하나의 조명에 빛과 어둠을 담아 서로 다른 빛을 표현하고자 했다. 전등갓을 위로 두면 해사한 빛이, 아래로 두면 은은한 빛이 퍼지며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특정 공간에 설치할 필요 없이 휴대하는 포터블 램프의 특성에 착안해 상황에 따라 다른 빛을 발하는 형태를 도출한 것이다. 대다수의 포터블 램프가 전통적인 조명에 휴대성을 부여한 기능에 치중한 것과 달리 ampm 포터블 램프는 사용성을 강조한 기능과 형태의 절묘한 균형이 돋보인다. 병과 매병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비례와, 조명의 갓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이 결합해 전등갓과 몸체가 대칭 형태를 이루는데, 이 제품만의 특징인 양방향 사용을 고려한 것이다. 바닥 면의 제품 정보나 조작 버튼을 최소화해 제품 위아래의 위계를 상쇄시키는 디테일에 집중했고 이는 조명을 넘어 오브제로도 기능하게 한다.

‘낮과 밤’의 모티프는 컬러에도 반영했다. ‘아이보리 아워ivory hour’, ‘미드데이 선midday sun’, ‘미드나잇 퍼플midnight purple’의 세 가지 색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서서히 빛이 스미는 오전, 찬란한 빛이 산란하는 오후, 보일 듯 말 듯한 빛을 머금은 저녁까지, 인테리어 요소가 되면서도 다양한 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색상을 개발해 디자인에 적용했다. 사실 그간 디자이너와 협업한 자체 컬렉션만을 선보여온 아고에게 타 브랜드와 합을 맞춘 이번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프리미엄 조명 브랜드를 지향하며 디자인과 품질의 완성도에 기준을 두고 생산 효율성과는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왔기 때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고는 좀 더 폭넓은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조명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더 많은 국내 소비자에게 아고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고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의 주거 공간과 환경에 어울리는 조명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8호(2024.1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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