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토피아의 설계자들] ④ 오와이웍스
케이팝토피아의 설계자들
케이팝이 우리 눈앞에 완성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중에서도 무형의 음악을 독창적인 그래픽의 앨범으로, 남다른 감각의 뮤직비디오로, 팬들이 열광하는 콘서트로 변환하는 데 디자이너의 역활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게 디자인은 그 프로세스에 화룡점정이 된다. 화려한 아이돌의 세계 너머에서 매번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는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연철민 오와이웍스 대표
브랜드 경험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디자인 에이전시. 논리적 설계를 추구하며, 디자인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태도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owhyworks.com
케이팝 관련 프로젝트를 맡게 된 계기는?
실험적이고 기존 틀을 깨는 케이팝 디자인 프로젝트를 꼭 한번 맡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2021년 초 파트너사인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연락이 왔다. 당시 공백기를 가졌던 갓세븐GOT7 멤버들의 2022년 리부트를 준비하면서 신규 앨범 콘셉트와 연결되는 브랜드 마크를 리뉴얼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케이팝 디자인만의 매력은?
여타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결과물도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렇기에 디자이너인 나 역시 브랜드 소비자가 아닌 케이팝 팬의 시각에서 이상적이고 꿈같은 세계관과 스토리를 상상하게 된다.
디자이너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케이팝 아이돌은?
애너그램 방식으로 지은 그룹명이 인상적인 르세라핌. 브랜드 디자인으로 협업한 허스키폭스 웹사이트(huskyfox.com)에서 디자인 스토리를 찾아봤는데 애너그램 방식을 로고 형태에 활용한 유니크한 특징을 잘 드러내는 듯해 인상적이었다.
요즘 케이팝 신에서 주목하는 크리에이터는?
COV 스튜디오 김희수 디자이너(@heeeesoo_). 케이팝 앨범 콘셉트에 맞춘 새로운 세계관, 이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미지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데 독보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케이팝 대표 프로젝트는?
갓세븐 로고 리브랜딩 프로젝트. 공백기를 깨고 리부트되는 만큼 임팩트 있으면서도 요즘 디자인 트렌드에 부합하는 명쾌하고 세련된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기본 방향에서 출발했다. 이에 ‘행운을 가진 7명’이라는 갓세븐의 원래 의미에 ‘다시 하나가 된다’는 메시지를 더했다. 팬들에게 갓세븐은 ‘마음속에 품은 꿈이자 별’이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별들이 모여 하나의 큰 별이 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기존 갓세븐의 마크인 칠각형 로고의 꼭짓점을 7명 멤버라 상정하고 이를 연결해 하나의 별 형태를 디자인했다. 3차원 그리드상에서 회전시켰을 때 갓세븐의 알파벳 첫 글자인 G 형태가 나타나는 스토리가 이번 리뉴얼의 핵심이다. 즉 로고에 별, 칠각형, G를 모두 담아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원래 로고와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팬들에게 ‘하나의 별’이라는 갓세븐의 상징을 새롭게 전달하고자 했다.
내 작업만의 특별한 점은?
하나의 키워드나 이미지를 정해 프로젝트 전체에 일관성 있게 스며들도록 발전시키는 데 집중한다. 위에 언급한 갓세븐 로고 리브랜딩 프로젝트도 ‘별’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한 것이었고 다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키워드를 한 가지 정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케이팝 팬들의 피드백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갓세븐 팬클럽 아가새가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어느 팬은 2019년 발표한 갓세븐의 미니 앨범 〈스피닝 탑〉의 콘셉트인 뱅글뱅글 돌아가는 팽이가 연상된다는 피드백을 남기기도 했다. 새로운 로고를 3차원 그리드에서 회전시켜 표현한 디자인 의도를 팬들은 다 캐치한다.
GOT7 BI 리뉴얼
클라이언트 워너뮤직코리아
디자인 오와이웍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연철민
참여 디자이너 나혜진, 김정섭, 노현준, 강은서, 김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