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게임 체인저가 된 AI
미래의 모든 길은 AI로 통한다?
세계 최대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개최됐다. 전 세계 4,000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CES의 화두는 단연 AI. 일상 생활 속 AI가 적용되는 새로운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세계 최대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매해 초에 열리는 CES 전시회는 미래 기술의 향방과 새로운 한 해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부터 테크 스타트업까지 참가해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적인 신기술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CES 2024에는 150여 개 국가의 4,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과 미국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국내에서도 약 770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참여해 글로벌 테크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의 화두는 단연 ‘온 디바이스(On-device) AI’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에서 나아가 클라우드나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2000년대 후반 등장한 스마트폰 이후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을 몰고 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자동차, 로봇, 가전제품 등 일상 속 제품에 AI 기술이 녹아들어 그 체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4에서는 로봇,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안보 분야에서 AI 기술과 결합된 제품들이 눈길을 끄는 중이다. 미래 산업과 트렌드의 게임 체인저가 된 AI 제품을 소개한다.
스마트 홈의 완성은 AI 반려봇?

생활 가전의 글로벌 선두에 있는 두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 이들은 이번 CES 2024에서 각각 스마트 홈을 완성할 AI 로봇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지난 ‘CES 2020’에서 처음 소개한 AI 컴패니언, 일명 AI 로봇 집사 ‘볼리(Ballie)’를 업그레이드해 깜짝 소개했다. 그 이름처럼 공 모양으로 디자인된 로봇 ‘볼리’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집 안 곳곳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해 다니며 집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집 안 가전제품과 연동되어 주변 환경과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해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사용자의 퇴근 시간에 맞춰 가전 환경을 세팅하고, 마중을 나오는 모습도 볼리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볼리는 벽, 바닥, 천장 등 공간 환경을 파악해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 최적화된 크기로 콘텐츠를 투사해 준다.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본체 가운데 파츠는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가 고개를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머지않아 각 가정에 AI 집사가 한 대씩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삼성전자가 ‘볼리’를 공개하기 앞서 LG 전자는 AI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두 개의 다리를 갖춘 로봇 디자인으로 다리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자율 주행 기술로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특히 인간의 다리처럼 관절이 달려 있어 카펫이나 바닥의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넘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얼굴처럼 보이는 디스플레이도 흥미롭다. 상황을 인식하고서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라는 LG 전자 생활 가전의 목표를 앞당겨 실현 시킬 핵심 제품으로 손꼽힌다. 이동 가능한 스마트홈 허브로 실내 가전을 모두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다. 반려동물, 어린아이, 노인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부터 교통, 날씨, 일정 알림 등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불편함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이 인간을 위한 스마트홈에만 적용되는 건 아닌 듯하다. 미국 스타트업 ‘버드 버디(Bird Buddy Inc.)는 스마트한 새 모이 집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모이를 담은 통에는 카메라 기능과 인공 지능을 탑재해 새가 모이를 먹기 위해 접근했을 때, 얼굴을 인식해 새의 종류를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탈부착 가능한 디자인이 장점이며, 실시간으로 새의 방문까지 스마트폰으로 친절히 알려줘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가미한 점이 눈길을 끈다.
나보다 내 몸을 더 잘 아는 AI?


프랑스의 헬스테크 기업 ‘바라코다Baracoda’는 세계 최초로 AI를 탑재한 스마트 거울 ‘BMind’를 공개했다. 일반 거울과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거울 앞에 선 사용자의 얼굴, 표정, 대화를 분석해 기분을 파악해 맞춤형 대화, 음악 재생, 조명 변경을 능동적으로 진행한다. 특히 기기 내부에서 작동하는 온 디바이스 AI를 적용해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적고,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골이 습관을 줄여주는 AI 베개 ‘모션슬립’도 눈길을 끈다. 국내 스타트업 텐마인즈(10 Minds.co.ltd)가 개발한 제품이다. 2020년부터 2022, 2023 그리고 올해까지 혁신상을 무려 네 번이나 수상했다. 바이탈 링을 착용하고 잠에 들면 코골이 소리를 감지해 7개의 에어백을 작동시키며, 산소포화도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베개 안에는 7개의 에어백이 들어 있고 능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머리와 등의 위치를 수면에 최적인 자세로 유도한다.


칫솔에도 AI 기술이 적용된다. 오랄 테크 스타트업 오클린(Oclean)의 스마트 AI 칫솔 ‘Oclean X Ultra’는 실시간으로 브러싱 부위의 추적이 가능하다. 브러싱 가이드와 잇몸 보호를 위한 음성 안내도 제공한다. 브러싱 이후 AI 분석을 통해 미처 닦지 못한 치아 부위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해 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연동을 통해 치아 건강에 대한 리포트도 받아 볼 수 있다
인간 생명을 지키는 보안 AI
모든 신기술의 목적은 인류의 발전에 있다. AI 또한 마찬가지. 인류의 진보를 위한 기술로 다양한 산업 군에 빠른 속도로 접목되는 중이다. 독일의 자동차 및 기계 제조업체 보쉬(BOSCH)는 AI 기술이 직접적으로 인간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음을 ‘총기 감지 시스템(Gun Detection System)’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CES가 총기 사고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미국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AI 드리븐(AI-driven)을 접목해 개발한 이들의 ‘총기 감지 시스템’이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영상과 오디오 AI 기술을 결합한 BOSCH의 ‘총기 감지 시스템’. CES 2024의 또 다른 화두 중 하나인 ‘인간 안보’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는 중이다. 얼핏 보기에는 일반적인 CCTV랑 다를 것 없는 디자인이나, 영상과 오디오 AI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총기 사고 징후를 감지하고, 화면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총 소리를 인식해 범죄자의 동선을 추적한다. 이러한 정보는 보안 업체를 비롯해 경찰과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안내 시스템을 가동해 신속한 대피를 유도한다. 해당 제품은 인공 지능 영역과 ‘모두를 위한 안보’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