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계 브랜드가 ‛용의 해´를 기념하는 방법

2024년 갑진년에 차고 싶은 시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번영과 행운의 상징인 '용'. 푸른 용의 해를 맞이해 디자인에 진심인 럭셔리 시계 브랜드를 소개한다.

럭셔리 시계 브랜드가 ‛용의 해´를 기념하는 방법

2024년 십이지의 주인공은 번영과 행운을 상징하는 ‘용’이 되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이에 걸맞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패션 분야는 물론이고, 주류, 자동차, 시계, 도자기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선보인 디자인은 새해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동서양 관계없이 용은 그 위엄과 의미로 사람들을 압도한다. 그래서 더더욱 럭셔리 브랜드들이 십이지와 관련된 디자인에 진심이었던 듯하다.

용의 해를 기념해 제작된 롤스로이스
(사진 출처: press.rolls-roycemotorcars.com)
용의 해를 기념해 제작된 롤스로이스 (사진 출처: press.rolls-roycemotorcars.com)
조니 워커 블루 용띠 에디션
(사진 출처: johnniewalker.com)
조니 워커 블루 용띠 에디션 (사진 출처: johnniewalker.com)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들이 용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그중 가장 어울리는 분야는 럭셔리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시계’가 아니었나 싶다. 번영과 행운을 기리며,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시계 브랜드들이 선보인 용 디자인은 황홀할 정도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다. 누구나 소장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디자인을 선보인 시계 브랜드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제조사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는 브랜드의 대표 모델인 리베르소(Reverso)에 용을 더한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Reverso Tribute Enamel Dragon)’을 선보여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2022년 브랜드가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타이거’로 시작한 ‘차이니스 조디악(Chinese Zodiac)’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시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예술의 경지에 오른 장인들의 솜씨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예거 르쿨트르 매뉴팩처의 메티에 라르 아틀리에(Métiers Rares™ atelier)의 에나멜 장인과 인그레이빙 장인들이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시계에서 독보적으로 눈길을 끄는 용의 모습은 80시간의 모델링 인그레이빙(Modelled Engraving) 기술이 들어간 결과물이다. 이 기법은 10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끌을 사용하여 금속을 단계별로 조각하는 방법을 일컬으며, 이를 통해 양감과 깊이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기법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집중력과 뛰어난 손재주가 필수라고 한다. 구름의 비정형적인 모습과 독특한 질감, 용의 수염과 비늘의 섬세한 디테일은 역시 명품 시계 브랜드가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사진 출처: jaeger-lecoultre.com

이 정밀한 수공예 작품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배경의 컬러는 에나멜 장인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풍성하게 느껴지는 블랙 컬러를 만들기 위해 5겹의 에나멜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각각의 레이어에는 여러 날에 걸쳐 진행되는 소성과 냉각과정과 더불어 완벽하고 균일한 광택을 위한 폴리싱 작업이 더해졌다. 이렇게 장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시계는 섬세함과 고급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용의 해에 걸맞은 디자인을 위해 노력한 이들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시계가 아닐까 싶다.

IWC,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이어 오브 드래곤’

사진 출처: iwc.com
사진 출처: iwc.com

IWC의 ‘세계적인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IWC는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이어 오브 드래곤(Portugieser Chronograph Year of the Dragon)’을 선보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컬러감과 소재가 눈길을 끈다. 다이얼은 생동감 있는 버건디 컬러로 물들여졌고, 금으로 도금된 핸즈 및 아플리케가 갖추어져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브랜드는 “이 시계는 십이지에 대한 찬사입니다”라며 “힘과 행운을 상징하는 용을 시계 디자인에 접목시켜 독특하고 의미 있는 시계로 탄생시켰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사진 출처: iwc.com
사진 출처: iwc.com

붉은색과 황금색이 중국 문화권에서 행복, 행운, 장수 등을 상징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우아하게 새해를 기념하는 시계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용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기에는 시계의 모습에서 왠지 심심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이 시계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시계의 뒷면에 있다.

사진 출처: iwc.com
사진 출처: iwc.com

뒷면의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 안에는 신비로운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진 용의 형태가 섬세하게 새겨져 있는 금 도금된 로터가 있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시계의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 백은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로터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권력, 고귀함, 성공을 나타내는 용을 시계에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더하고자 디자이너들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진 출처: iwc.com
사진 출처: iwc.com

용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용이 새겨진 로터와 더불어 케이스 백 링에 ‘2024 용의 해’와 더불어 1,000개 한정판을 드러내는 에디션 번호가 새겨져 있는 것도 시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IWC가 자체 제작한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69355 칼리버로 구동되는 이 시계는 브랜드 기술의 우수성과 세심하게 배려한 디자이너의 감성, 그리고 장인들의 정밀한 노력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위블로, ‘스피릿 오브 빅 뱅 티타늄 드래곤’

사진 출처: hublot.com
사진 출처: hublot.com

다른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혁신적인 소재와 과감한 도전으로 명품 시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정받는 위블로(Hublot)는 ‘스피릿 오브 빅 뱅 티타늄 드래곤(Spirit of Big Bang Titanium Dragon)’을 선보였다. 2012년부터 ‘위블로 러브 아트(Hublot Loves Art_’ 프로젝트를 통해 시계에 예술을 접목시키는 일을 주도해왔던 브랜드답게, 이번에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사진 출처: hublot.com
사진 출처: hublot.com

페이퍼 커팅 작업을 통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중국의 아티스트 첸 펜 완(Chen Fen Wan)과 협업을 통해 88개 한정으로 선보이는 이 시계에서는 종이의 영혼과 정신을 형성하는 나무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중국 문화권에서 설명되는 용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려 노력했다. 새우의 눈, 사슴의 뿔, 황소의 입, 개의 코, 메기의 수염, 갈기, 사자의 갈기, 뱀의 긴 꼬리, 물고기의 비늘, 독수리의 발톱과 같은 9가지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용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아티스트는 중국 전통 공예 기술을 마음껏 활용했다.

사진 출처: hublot.com
사진 출처: hublot.com

브랜드는 “이 작품은 ‘융합의 예술(Art of Fusion)’에 대한 은유이자 재료와 그 표현 영역을 끊임없이 상상하는 예술입니다.”라며 “위블로 철학의 상징인, 독특한 특징을 통해 시대를 해석하는 색다른 방식을 창조합니다.”라며 시계를 제작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시계가 전통과 현대성의 완벽한 융합이며 위블로의 정신인 최초, 독특함, 차별화라는 은유와 상징을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hublot.com
사진 출처: hublot.com

용의 머리는 핸즈, 휠, H자형 나사 등의 사이에서 5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몸과 비늘은 스트랩 위로 뻗어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시계 자체가 용의 모습 전체를 표현한 셈이다. 용의 비늘을 표현하기 위해 브랜드 최초로 상감세공 디자인의 러버 스트랩을 제작하며 혁신을 추구한 점 또한 눈길을 끈다.

해리 윈스턴, ‘차이니스 뉴 이어 오토매틱 36mm’

사진 출처: harrywinston.com
사진 출처: harrywinston.com

미국 최고 명품 브랜드 해리 윈스턴(Harry Winston)은 ‘차이니스 뉴 이어 오토매틱 36mm(Chinese New Year Automatic 36mm)’을 선보이며 용의 해를 기념했다. 주얼리 업계에서 ‘다이아몬드의 왕’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답게, 시계 전반에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더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18K 로즈 골드 케이스의 다이얼에는 39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으며, 골드 버클에는 17개의 다이아몬드가 추가되어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사진 출처: harrywinston.com
사진 출처: harrywinston.com

무엇보다 시계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용의 모습이다. 운모석(Mother-of-Pearl)을 배경으로 구름 속을 헤매는 듯한 붉은빛 용은 깨달음과 삶의 순환을 상징하는 진주를 입에 물고 있다. 시계 전체에 총 118개의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이 시계는 중국에서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개 한정판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해리 윈스턴에서 경이로운 미적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해 새롭게 문을 연 컬렉션, ‘해리 윈스턴 모멘츠(Harry Winston Moments)’에서 첫 선을 보이는 모델로 의미와 가치가 높은 시계라고 할 수 있다.

지너스 워치, ‘지너스 드래곤’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제네바 기반의 시계 제조사 지너스 워치(Genus Watches)는 시계 안에 실제로 움직이는 용을 담은 ‘지너스 드래곤(Genus Dragon)’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세계 최초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용의 모형을 담은 시계는 공학자, 시계 제작자, 금세공사, 조각가, 조판공이 모여 자그마치 1년의 개발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시계 제작 역사상 가장 도전적인 시도가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시계 제작에 참여한 이들은 전설 속에서 나오는 용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 용의 해를 기념하는 시계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고, 시계 안에서 움직이는 용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 결과 자유로우면서도 응집력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11개의 조각과 관절로 구성된 용의 모형이 만들어졌다. 장인들은 18K 금을 활용하여 몸, 비늘, 팔다리, 발톱, 머리, 턱수염, 혀, 눈 등 용의 모든 모습을 섬세하게 손으로 제작했다. 더 놀라운 점은 용이 행운의 숫자인 8자로 움직이면서 십분 단위의 시간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저 예술 작품이 아닌, 시계로서의 역할까지 고려한 것이다.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사진 출처: genuswatches.swiss

돔 형태의 시계 안에는 동양적인 모습의 용이 꿈틀대며 시간을 알린다. 작은 키네틱 작품을 품은 이 시계는 오랜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경외감을 표현하는 디자인과 기술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시간을 보는 방법은 조금 어려울 수 있겠지만, 시계가 가진 독보적인 감동은 그 어떤 시계에 비하지 못할 것이다. 용의 해를 맞이하여 브랜드의 기술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제조사의 노력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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