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부하며 유대감을 쌓아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어린이의 성장과 학습 여정에 동행하는 의자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한 트레보는 이 성장과 배움의 여정에 함께하는 의자다.
성장과 배움의 여정에 함께하는 시디즈 트레보
집 안 풍경이 변하고 있다. TV 없는 거실은 더 이상 생소하지 않고, 주방 가까이 두던 테이블은 집 한가운데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집 안에서 함께 공부하며 유대감을 쌓아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성장과 학습 여정에 동행하는 의자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어린이용 의자를 디자인할 때는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신체 변화, 활발한 몸짓을 견딜 수 있는 구조, 편안한 착석감과 안전함까지.
좌판 하단의 레버를 돌려 등판과 좌판을 손쉽게 분리한 뒤 원하는 방향으로 조립할 수 있다.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한 트레보(TREVO)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시디즈만의 답이다. 5세부터 10세 사이 어린이의 신체 구조와 변화를 고려한 학습용 의자로, 성장 단계에 맞춰 의자와 발 받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등판과 좌판을 손쉽게 분리·조립할 수 있는 ‘스위처블 보디(switchable body)’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의자와 발 받침 높이는 좌판과 등판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2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몸집이 작은 미취학 아동이 사용할 때는 의자와 발 받침을 높이고, 아이가 성장한 뒤에는 높이를 낮춰 사용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자칫 복잡해지기 쉬운 기능을 단순화한 덕에 실루엣에도 군더더기가 없다.
부모와 자녀 간 유대감을 강조한 콘셉트 아트.
이 같은 미니멀한 디자인은 방, 거실, 다이닝 공간 어디에나 위화감 없이 스며든다. ‘어린이 가구’ 하면 으레 떠오르는 장식적인 요소와 원색 컬러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인데,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어린이의 학습 공간이 거실과 다이닝 공간으로 바뀌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다. 인테리어에 대한 세심한 배려뿐 아니라 동시대 주거 문화와 양육 방식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도 숨어 있는 것이다. 시디즈가 작년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리틀 러너스 랩’을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부모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배움 콘퍼런스로, 지난해 12월에 열린 첫 번째 행사에는 2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변화하는 학습 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의자는 배움의 여정에 늘 함께하는 가구이고, 시디즈는 그 여정을 돕는 동반자로 거듭나는 중이다.
Interview
(왼쪽부터) 윤휘성 시디즈 의자개발팀 엔지니어, 최재원 시디즈 의자디자인팀 디자이너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좋은 디자인은 소비자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다.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더해야 할 것과 뺄 것이 명확해진다. 기능적인 완성도와 심미성은 이 같은 판단을 거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니즈를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기획, 디자인, 설계 부문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여 사용자 문제를 정의하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프로토타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디자인을 다듬어나갔다.
프로젝트 진행 시 가장 뿌듯했던 점은?
우리가 만드는 의자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 때였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의자로 인한 불편함을 겪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고 기능이 불충분해 의자를 처분해야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확신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트레보 의자에 앉으며 ‘내 의자’라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사용자의 생생한 반응을 마주한 순간, 그간 치열하게 고민해온 시간이 보상받는 듯했다.
디자인시디즈(대표 김태은·우인환) 참여 디자이너 김재영, 최재원 참여 엔지니어 윤휘성 발표 시기 2024년 11월
사무실의 개념이 바뀌고, 업무 자세가 곧 생산성을 좌우하는 시대다. 허먼밀러는 이에 다시 한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허먼밀러의 ‘Nevi Sit-to-Stand’는 한 세기 넘게 이어온 인간 중심 디자인 철학을 담아, 미학과 웰빙을 겸비한 세련된 솔루션으로 현대 업무 공간에 자리 잡았다.
지난 2월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이 발표됐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1만 10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는데 이 중 약 100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기업이 수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은 골드 수상작 6점을 비롯해 370개 작품이 수상했다. 지난 4월 28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을 통해 수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국내 디자인 프로젝트 중 일부를 소개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Levantin은 눈 덮인 북유럽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Lymmy Chair를 만들었다. ‘Lymmy’는 카렐리야 공화국 방언으로 ‘나무줄기의 갈라짐’을 의미하며, 디자인 역시 나무줄기가 갈라지는 듯한 구조를 띠고 있다. 차분한 자연의 미학을 담아 미니멀하면서도 조형적인 요소를 강조한 것이 이 의자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