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2025 스쿨쇼 리뷰]는 전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지난 시간의 탐구와 실험을 하나의 결과물로 응축해 선보이는 무대다. 각 대학과 전공별로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접근 방식이 모여, 오늘의 디자인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지 보여준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그들이 펼쳐갈 시작점을 함께 살펴본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몇 개의 프로젝트를 골라 소개한다.

[D+ 앰버서더] 2025 스쿨쇼 리뷰 –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 전시 <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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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 전시 포스터

2025년 11월 10일부터 11월 15일까지 홍익대학교 문헌관 4층 현대미술관에서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전시〈Punk!〉가 열렸다. 금속을 다루며 훈련해온 Metal Art & Design 학생들은 자신들을 길러온 학과와 재료에 반항과 확장을 선언하며, “Hongik Smiths Start to Punk!”라는 구호를 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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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공예와 디자인 사이에서 금속을 매개로 다양한 예술적 가능성을 실험해온 학생들의 축적된 탐구가 하나의 태도로 응집된 자리다. 전통적 제작 방식과 관습화된 창작 과정을 전복하고 터뜨리듯 밀어붙인 작업들은 미숙의 반복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금속 창작의 경계를 다시 여는 새로운 출발점을 드러낸다.


앰버서더 Pick 5

금속에 스며든 동양화의 숨결, wayu

디자이너 이서현
전공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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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u

‘wayu’는 병풍, 붓꽃이, 문진, 종이꽃이, 접시로 구성된 시리즈로, 동양화 특유의 유기적 형태를 금속이라는 단단한 재료로 변환하는 과정에 집중한 작업이다. 작가는 다른 소재를 최소화하고 금속만으로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을 ‘불변의 물성’으로 치환하는 데 몰두했다. 특히 실제 나뭇가지와 잎의 구조를 금속 표면에 그대로 옮기는 전해주기 기법을 적극 활용해 자연이 지닌 세밀한 디테일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금속이 뭉치고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형상은 조형적 재미를 더하며, 왁스 디핑을 통한 금속화, 아연판 부조 기법을 통해 동양화적 풍경을 새기는 작가적 해석도 더해진다. 손에 쥐어지는 묵직한 금속 오브제가 오히려 넓고 가벼운 동양화의 풍경으로 확장되길 바랐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재료의 성질을 전복하며 자연과 금속의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빛이 만든 새로운 구획, ‘경계를 수놓다’

디자이너 김정민
전공 금속조형디자인과

‘경계를 수놓다’는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기능적 오브제였던 ‘파티션’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작가는 명확한 구획을 만드는 기존 파티션의 목적을 뒤집고, 경계를 흐리는 장치로 전환한다. 수놓아진 패널을 통과한 빛은 파티션의 한계를 넘어 주변 공간에 퍼지며, 벽과 바닥을 패턴으로 물들이고 공간의 분위기까지 점유한다. 직선적 구조 대신 경첩을 적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조형할 수 있으며, 수놓는 행위와 병풍처럼 유연하게 변화하는 구조는 한국적 미감과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 가구와 조명, 구분됨과 어우러짐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공간을 시각적·감각적으로 다시 구성하는 새로운 파티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손의 결과 기계의 선이 만나는 빛, Bend Light 시리즈

디자이너 구예원
전공 금속조형디자인과

‘Bend Light series’는 공예적 기법과 기계적 생산 방식을 결합해, 공예와 디자인 사이에서 자신만의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고자 한 작업이다. 금속조형디자인을 전공하며 쌓아온 고민을 바탕으로, 손의 깊이와 기계의 조형성을 하나의 조명으로 풀어냈다. 조명의 갓은 금속을 직접 접어 형태를 만드는 수작업 방식을 통해 공예적 감각을 담았고, 기둥과 베이스는 단순하고 미니멀한 조형미가 드러나는 기계적 공정을 사용했다. 이는 단순히 전시 오브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는 조명으로서 기능성과 제작 과정을 함께 고려한 결과다. 콤팩트한 스케일의 ‘Bend Light’는 작은 공간에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며, 일상 속에서 공예적 감성과 디자인적 실용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조명으로 자리한다.

적동과 황동의 기억을 밝히는 조명, 炅

디자이너 남희수
전공 금속조형디자인과

작가는 Crochet 과정에서 남은 적동선과 선반 가공 중 발생한 황동 가루에 주목해, 이를 새로운 질감으로 재탄생시키는 독자적 종이 소재를 개발했다. 종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송진유와 송진을 최적 비율로 배합한 천연 마감재를 적용했으며, 작품의 모든 부품은 cold-joint 방식으로 제작해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개발된 소재의 물성을 강조하기 위해 외곽은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절제된 형태를 구성했다. 내부에는 3000K 조명을 사용해 종이 표면과 적동 그리드, 황동 가루 입자가 부드럽게 확산되며 공간을 은은하게 밝힌다. 금속의 잔여로 만든 종이, 종이를 감싸는 금속 프레임, 그 사이를 매개하는 빛이 서로 교차하며, 금속–종이–빛의 관계가 조형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재료가 바뀌는 순간의 미학, Junction of Shift

디자이너 박서원
전공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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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ction of Shift

‘Junction of Shift’는 서로 다른 구성 요소가 맞닿고 연결되는 순간 발생하는 재료의 변화와 시각적 전환에 주목한 작업이다. 각 파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색과 형태의 변주가 생기며, 익숙한 구조 속에서도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작가는 아노다이징 기법을 통해 무채색 알루미늄을 선명한 컬러로 바꾸어, 단일 재료 안에서도 강한 시각적 대비를 만들어냈다. 단절된 듯 보이는 구조는 실제로는 콜드 조인트 방식으로 내부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재료가 하나의 구조로 유기적으로 엮인다. 동시에 이 연결은 점·선·면이라는 조형 요소가 다시 읽히도록 유도한다. 작업은 두 소재가 만나고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조형적 퍼포먼스를 탐구한 결과이자, 연결의 순간이 어떻게 새로운 감각을 발생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적 시도다.

Informatio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금속조형디자인과 졸업 전시
장소 홍익대학교 문헌관 4층 현대미술관
기간 2025년 11월 10일 – 11월 15일
지도 교수 김정지, 현광훈, 공새롬, 이기웅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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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 앰버서더 황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