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바주요 박준용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꼬꼬영] 바주요 박준용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여덟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무타 장진영이 묻고 바주요 박준용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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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한복 컬렉션 ‘바주요(BAJUYO)’는 한복에 관한 인식을 바꾸고, 범용성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 디자인 미학의 조화로 새로운 한복 문화를 제시한다. 바주요를 이끄는 박준용은 이번 SDF에서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를 통해 한복의 섬세한 직물, 디자인, 구성을 직접 만져보고 이해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쩌면 이번 SDF가 한복의 새로운 서사가 열리는 서막일지도 모른다. bajuyo.kr
장진영(이하 장): 모델 배정남이 바주요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들었어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데 어떻게 패션 디자인을 시작하게 됐나요?

박준용(이하 박): 어릴 적 아버지가 자주 한복 바지와 현대 의류를 믹스해 입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영향을 받았는데 학창 시절, 친구들은 “절복이냐?”, “스님이냐?”라고 놀리더군요. 거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곤 했고요. 하지만 모델 배정남 님이 한복과 현대 의류를 멋스럽게 믹스해서 입는 모습을 보고,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멋지게 디자인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옷을 좋아했지만, 아무래도 실무 경험이 부족해 제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복 장인들에게 배워가며 협업했고, 옷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재단사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어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맞춤 제작을 진행할 수 있었고, 훌륭한 전문가들과 협력해 초기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장: 실루엣, 문양, 디테일 등 한복 디자인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죠. 특히 영감을 받은 시대나 특정 한복 종류가 있나요? 패션 외에 영감을 주는 콘텐츠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박: 바주요의 특징 중 하나는 옷에 배색이 거의 없고, 동일한 컬러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저고리의 배래나 한복 바지의 사폭 같은 선을 강조하고 싶었거든요. 이런 선의 조화와 구조적 아름다움을 통해 한복의 여유롭고 우아한 실루엣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색 없이 같은 컬러로 디자인하면서도, 전통 여밈 방식, 전통 자수, 한복 원단 등의 디테일을 미적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통 한복을 비롯해 조상들의 사진이나 경복궁, 옥새 같은 문화재에서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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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인스타그램도 실험적인 한복 관련 콘텐츠를 올리더군요. 콘텐츠의 개요와 실험 결과, 그리고 느낀 점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박: 한복 실험을 진행할 때 거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한복을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하게 되었죠. 제 생각으론 한복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원단, 자수, 실루엣 등 세부 요소부터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 전 자기를 알리고 어필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말이죠.(웃음) 처음부터 한복을 입으라고 강요하기보다 원단이나 전통 자수, 실루엣 등을 일부 노출해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이런 생각과 신념을 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많은 공감을 얻고, 한복의 범용성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신했습니다.

장: 투자 유치를 받고 파리 패션 위크에도 참가한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의 어떤 역량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나요? 바주요를 만든 박준용이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지 에피소드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박: 제 가장 큰 강점은 ‘도전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초기에는 바주요의 의상을 유명 한식 브랜드 대표들에게 입히고 싶어 직접 찾아가 강연 후 저 자신과 브랜드를 소개했습니다. 젊은 패기와 도전 정신을 좋게 봐준 덕분에 이후 다양한 조언과 응원을 얻을 수 있었고요. 지원 사업, 패션쇼, 부스 행사 등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력을 다했습니다. 바주요는 이런 열정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투자도, 파리 패션 위크 참가 기회도 이런 태도에 기인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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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바주요의 컬렉션은 여성복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성복과 다른 포인트가 있나요? SDF에서도 해당 컬렉션을 볼 수 있을까요?

박: 맞습니다.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컬렉션은 SDF에서도 전시할 예정입니다. 유니섹스 디자인도 있지만, 이번 여성복 컬렉션은 한복 원단과 전통 자수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스에서 각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한복 원단, 자수, 여밈 매듭, 실루엣 등의 요소를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요소들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어떻게 융합되어 있는지, 그리고 한복이 현대 패션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있는지 눈여겨봐 주세요.


장진영 프로필

인터뷰 장진영
부처 상을 모티브로 작업하는 도자 작업자. 브랜드 ‘무타’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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