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오브제 언유쥬얼 박민규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꼬꼬영] 오브제 언유쥬얼 박민규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열아홉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최예찬이 묻고 오브제 언유쥬얼 박민규가 답했다.

PROFILE MINKYU PARK BW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박민규는 일상 사물의 이면에 주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디에나 존재하기에 기억되지 못하는 사물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런 그가 선택한 첫 오브제가 바로 밧줄이다. 조연의 반란. 박민규는 이번 프로젝트를 이렇게 명명했다. @minjardin
최예찬(이하 최): 본인과 프로젝트에 관해 소개해 주세요.

박민규(이하 박): ‘언유쥬얼’을 주제로 첫 작품을 선보일 박민규입니다. 지극히 일반적인 사물에서 시작해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다른 장면에 집중해 보는 프로젝트를 지향합니다. 사실 우리가 색다르다고 느끼는 것들의 일정 부분은 우리가 쉽게 유추할 수 있는 형태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익숙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낯섦이 적절히 섞인 형태는 때로 클래식하게, 때로 위트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최: 원래는 건축을 공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건축가가 자신의 건축 철학을 담은 가구를 만들었죠. 이번 작품이 민규 님의 건축 철학을 담아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이후에 제작하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 이번 전시에서는 건축적인 방식의 전개보다 작품 자체가 갖는 고유의 매력에 더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건축 철학보다는 취향이 담겼다고 볼 수 있죠(웃음). 각 분야의 매력을 조금씩 조화롭게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건축 취향에서 묻어나온 특징을 말하자면 모듈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번 지어지면 다양한 삶을 담아야 하는 건축의 특성상 유한한 공간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상황과 쓰임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형태는 다른 일상에서부터 시작했을지언정 기능은 취향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보다 전시 공간 자체에 취향이 더 짙게 배 나올 듯합니다. 평소 공사 현장에 사용되는 많은 산업 재료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고, 현장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모듈러 방식을 SDF 현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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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무엇보다 밧줄의 형태가 굉장히 매력적인데요, 많은 사물 중에 밧줄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 날씨가 추워지면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캠핑 영상을 보다 잠이 듭니다. 영상에서 캠핑에 필요한 다양한 매듭이 자막과 함께 소개되는데 그 형태가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누구나 매듭에 대해서는 알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그때부터 어떤 매듭이 어떤 상황에 사용되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숨겨진(익숙하지 않은)매력을 소개해 보고 싶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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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3D 프린팅과 나무, 금속을 사용했는데 마감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참, 실제로 앉아볼 수 있나요?(웃음)

박: 재료 마감은 최소한으로 작업해 날것의 느낌에 집중했습니다. 전시 공간의 모티프를 “공사 현장이나 발굴된 유적”에 두었거든요. 특정 재료가 돋보이기보다는 원초적인 느낌의 조화가 주는 정돈된 무질서가 콘셉트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밧줄이 원래 기능하는 방식과는 다르지만 무언가를 엮고, 잇는 구조적인 특징을 바탕에 두고 작업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웃음).

최: 전시 콘셉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박: 전시 공간은 사물의 시각적 형태와 기능적 쓰임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경험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전시 공간의 깊은 곳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구상 중입니다. 입체 작업이자 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밧줄의 굴곡이나 엮임이 주는 작품의 입체적인 형태를 즐기셨으면 하거든요. 부스 중심에는 작품이 제안하는 몇 가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배치했습니다. 전시 안에 또 다른 전시를 배치한 셈인데 관람객들이 작품을 가까이서 경험하는 동시에 부스 밖의 사람들에게는 전시의 일부로 보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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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찬 프로필

인터뷰 최예찬
꿈 속에서 본 가구의 형태를 실물로 옮긴 드림 시리즈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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