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스물 세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왈자가 묻고 왕은지가 답했다.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1 240813 영디자이너프로필 왕은지0669 bk](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240813_영디자이너프로필_왕은지0669_bk-832x1248.jpg)
왈자(이하 왈): 왕은지 님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왕은지(이하 왕): 제 작업 방식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미감을 건드리는 파츠들을 수집하고, 쪼개고, 관찰하죠. ‘사물의 본모습은 그것이 극한의 최소 단위까지 쪼개졌을 때 드러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인지’조차 어려운 최소 단위를 ‘인식’하는 작업 프로세스를 반복하고 있어요. 마치 자신을 수련하듯 작업하고 있는 셈이죠.
왈: ‘파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이것이 은지 님에게 어떤 의미를 갖나요?
왕: 미를 의식하지 않고 도구의 목적으로 탄생한 파츠들에서 역으로 형태미가 느껴질 때, 그 가구는 가장 작은 부분, 최소 단위까지도 사용자로 하여금 최대의 감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츠를 수집하고, 분해하고, 관찰하는 제 단조로운 작업 방식이 오히려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집요함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도구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위를 요구한다는 점이 제가 발견한 파츠의 핵심입니다. 제 가구들은 사용자의 행위를 요구하고, 그 행위에 따라 실루엣이 변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2 8](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8-832x555.png)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3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1-832x1247.png)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4 3 1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3-1-1-832x555.jpg)
왈: 가설 가구라는 개념이 흥미로워요.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왕: 가설 가구는 디자인을 완결하지 않고, 제작자가 사용자의 몫을 남겨두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쓰는 이의 개입이 있을 때 비로소 형태가 증명되는 가설 가구는 가변성을 담보로 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왈: 가구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에 집중한 것이 흥미롭네요.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어떤 방식으로 가설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왕: 이번 SDF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솔직한 형태를 추구한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제가 수집한 파츠들과 그것이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창작의 가능성은 대상에 내재한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달려 있음을 경험해 보기를 바랍니다(전시에서의 증명 방식은 아직 고민 중입니다).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5 스크린샷 2024 10 07 20050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스크린샷-2024-10-07-200501.jpg)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6 스크린샷 2024 10 07 20051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스크린샷-2024-10-07-200510.jpg)
왈: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왕: 덩어리가 아닌 파츠와 파츠 간의 연대를 작업에 녹여내는 것은 궁극적으로 제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습니다. 파츠와 파츠가 연결되어 가구, 그리고 공간이라는 덩어리로 나아가는 제 작업은 아주 작은 시선만으로 서로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고 연대하는 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지금은 가구를 매개로 작업하지만, 이후에는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녹여내고자 합니다.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7 왈자 1 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왈자-1-1.jpg)
![[꼬꼬영] 디자이너 왕은지 8 왈자 2](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왈자-2.jpg)
인터뷰 왈자
‘가장 한국적인 것’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가는 디자인 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