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디자인플러스는 올해 11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에 참가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 디자이너'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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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950여 명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은 명실상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다. 디자인플러스는 내일의 주인공이 될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스물여섯 번째 주자로 2024 SDF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인 이예원이 묻고 잔바흐 박진희가 답했다.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1 240813 영디자이너프로필 박진희1217 bk](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240813_영디자이너프로필_박진희1217_bk-832x1248.jpg)
이예원(이하 이): 브랜드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잔바흐가 생각하는 페르소나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잔바흐(이하 잔): 잔바흐는 프리미엄 품질에 미니멀-아방가르드 디자인의 핸드백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컬렉션별로 페르소나가 존재할 때도, 없을 때도 있습니다. 2025년 오피스드뮤어 컬렉션에 페르소나는 엠마와 알렉스입니다. 엠마는 전문직 직장인 여성으로 몸에 맞게 딱 떨어지는 실루엣을 선호하는 시크한 이미지의 여성입니다. 알렉스는 활동성 높은 직장인 여성을 상정했습니다. 실용성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출장이 잦고 각종 페어에 참여하기 때문에 가벼운 가방을 선호합니다.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2 010 03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010_031--832x1247.jpg)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3 09 03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09_039--832x1247.jpg)
이: 잔바흐는 핸드백을 ‘또 하나의 공간 영역’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의복의 일부로만 생각되던 핸드백을 어떻게 새로운 공간으로 바라보게 됐는지,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지 궁금하네요.
잔: 제게 핸드백은 사적인 오브제와 같습니다. 마치 일기장처럼요. 미술작가로 활동할 때 ‘공간과의 만남(Encountering Space)’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공간과 대상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예요. 제가 작업했던 공간들은 ‘장소 특징적 공간’, ‘행위와 공간’ 그리고 ‘신체와 공간’ 등이었습니다. 마지막 전시는 ‘내면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고요. 이런 생각은 브랜드를 운영할 때도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핸드백을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가방을 조각하고 있는 셈이죠.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4 011 05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011_056-832x1247.jpg)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5 011 076](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011_076-832x1247.jpg)
이: 이번 윙(Wing) 컬렉션은 한국의 전통 괴나리봇짐과 프랑스 작가의 조각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동서양의 미감이 매우 조화롭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동서양의 요소를 한 작품에 담을 때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접근 방식을 취했는지 궁금합니다.
잔: 윙 컬렉션은 ‘가장 미니멀한 가방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미니멀한 가방은 ‘괴나리봇짐’이었어요. 천으로 물건을 감싸는 형태가 가장 미니멀한 형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프랑스 조각가 크리스토와 잔 클라우드(Christo and Jeanne-Claude)의 ‘감싸는 조각’ 콘셉트와 연결 지었습니다. 견고한 사물, 건축물 혹은 자연을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 원래 존재하는 대상을 지우고 새로운 조형미를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인데 이런 콘셉트가 괴나리봇짐과 닮아있다고 느꼈어요. 견고한 중앙으로 중심을 잡고 소프트한 사이드를 만들어서 마치 몸을 날개로 감싸는 듯한 실루엣을 만드는 방식으로 윙컬렉션을 완성했습니다. 해당 컬렉션은 램나파로 만들어서 램나파가 가지고 있는 부드러운 물성과 가벼운 무게를 장점으로 살렸습니다. 동서양의 미감을 결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각 요소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는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적 미니멀리즘과 서양의 추상 조형미를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6 괴나리봇짐 방정식](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괴나리봇짐-방정식-832x261.jpg)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7 스크린샷 2024 10 12 10143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스크린샷-2024-10-12-101431.jpg)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8 스크린샷 2024 10 12 10144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스크린샷-2024-10-12-101441.jpg)
이: 각 컬렉션 주제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2024년 윙 컬렉션을 선보일 때 질문을 던진 것처럼. 2025년을 앞두고 제게 던진 새로운 질문은 “회사에 갈 때 들 예쁜 가방, 출장 갈 때 들 예쁜 가방 없나?”입니다. 이러한 질문들을 컬렉션의 출발점으로 삼아 디자인과 콘셉트를 구체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 장소, 문화적인 요소들이 이러한 질문들을 뒷받침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향후 브랜드의 방향성과 더불어 잔바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잔: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컬렉션마다 한국 전통의 요소들을 제 브랜드 DNA에 섞어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잔바흐가 한국 전통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시크하게 해석해 디자인하는 브랜드로 각인되기를 바랍니다.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9 스크린샷 2024 10 12 10144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스크린샷-2024-10-12-101449.jpg)
![[꼬꼬영] 잔바흐 박진희 10 이예원 프로필](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4/10/이예원-프로필.jpg)
인터뷰 이예원
사대부의 강인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창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