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다, movr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이동 수단으로 변화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movr은 로봇과 모빌리티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로빌리티다.

로봇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더 이상 미래의 풍경이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물건을 싣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로봇배달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mw studio(대표 이채원·박정민)가 구상한 ‘movr’은 로봇과 모빌리티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로빌리티(ro-bility)’다. 기존 자율주행 로봇과 달리 배달뿐 아니라 이동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물건을 픽업하거나 보관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개인 이동 수단으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다기능 로봇 콘셉트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했다.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이 도로를 차지하는 데에는 보안, 안전성, 효율성 등 문제가 뒤따른다. 또한 배달 인력을 대체해 배달업 종사자에게 실질적 위협이 될 우려도 있다. 이를 보완하면서도 실용성을 극대화하는 모델로 설계한 로봇이 바로 movr다.

언뜻 이동식 쓰레기통처럼 보이는 이 로봇의 측면을 밀어 열면 휴대전화, 음료 홀더, 봉투 등 운반해야 할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칸이 드러난다. 평상시에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작동하다가 탑승 모드를 전환하면 로봇의 앞면이 펼쳐지며 스쿠터 핸들이 올라오고, 본체는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좌석으로 변화한다.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도착한 로봇이 모빌리티 모드로 전환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때 AI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가동돼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movr를 실현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안정성, 배터리 수명, 속도, AI 기술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로봇과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무는 movr는 미래 로빌리티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물건 운반 기능에 국한되었던 기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시도로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