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생활과 디자인을 담아, 아르키스토
서울 효자동 골목에 반가운 공간이 문을 열었다. 핀란드어로 아카이브를 뜻하는 ‘아르키스토’는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고 공유한다.

서울 효자동 골목에 핀란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독립 서점 더레퍼런스와 같은 건물에 둥지를 튼 ‘아르키스토Arkisto’가 그 주인공.

핀란드어로 아카이브를 뜻하는 아르키스토는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고 공유하는 데 목적을 둔다. 언뜻 주인장의 취향에 기반한 빈티지 숍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공간은 아니다. 아르키스토는 10여 년간 핀란드에 거주하며 교류한 친구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어엿한 브랜드다. 핀란드에서의 경험과 기억은 브랜드 설립의 단초가 됐다. 각자의 관점에서 수집한 물건과 이야기를 아카이브 삼아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구축하고 제품을 개발했다.


설립 멤버인 강주성 그래픽 디자이너는 책의 펼쳐진 단면을 모티브로 한 클로버 패턴 심벌과 기록하고 수집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세리프 워드마크를 개발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료하게 드러냈다. 특히 클로버 패턴 심벌은 모듈 형태로 잎의 개수와 비례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데, 이는 패키지 디자인부터 대표 제품인 클로버 타월과 스테인리스 트레이에 적용했다.

직접 개발한 제품 면면에 핀란드에서의 생활감이 묻어나는 점도 흥미롭다. 가령 클로버 타월은 핀란드 부엌에서 흔히 사용하는 타월 특유의 사이즈와 비례를 유지하면서, 일반 타월보다 도톰하고 부드러운 올을 표현하기 위해 국내가 아닌 일본 이마바리에서 제작해 디테일을 살렸다. 스테인리스 트레이는 핀란드 빈티지 제품 특유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연마 공정을 여러 번 거쳐 자연스러운 광택이 나도록 했다. 공간 곳곳에는 핀란드 빈티지 가구와 소품, 그리고 아르키스토가 직접 개발한 제품을 배치해 마치 핀란드 지인의 집에 방문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의 서사를 기록한 아르키스토의 세계가 더욱 다채로워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