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 바이제이디자인그룹

지난 2월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이 발표됐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1만 10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는데 이 중 약 100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기업이 수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은 골드 수상작 6점을 비롯해 370개 작품이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4월 28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국내 디자인 프로젝트 중 일부를 소개한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 바이제이디자인그룹

Communication Winner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연차 보고서〉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은 편집 및 시각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다. 2010년 설립 이래 전문적인 기업·기관의 철학과 복잡다단한 데이터를 명확하고 선명한 시각언어로 변환하는 역량을 중점적으로 키워왔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권위 있는 LACP 비전 어워드와 기업 보고서 우수성을 평가하는 ARC 어워드 등에서 다수 수상했다. 연차 보고서, 카탈로그, 회사 소개서 등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며, 클라이언트만의 고유한 목소리와 정체성을 옮겨내는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byjdesigngroup.com @by_j_design_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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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제이디자인그룹이 디자인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연차 보고서〉.

연차 보고서는 기업·기관의 성과와 책임을 기록하는 중요한 문서이지만, 매년 반복되는 제작 과정과 방대한 정보를 담아야 하는 특성상 형식적이고 경직된 모습인 경우가 많다.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이 디자인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연차 보고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예술의 확장’이라는 기관의 미션을 편집 디자인에 녹여내며 보고서의 정형성에 균열을 가한다. 보고서를 단순한 정보 서류가 아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보이는 또 하나의 무대로 접근했다. ‘전시회’라는 콘셉트를 설정하고 페이지마다 독자가 새로운 전시 공간과 의미 있는 정보를 탐색하는 경험을 만들고자 한 것. 이에 기관의 여섯 가지 상징 색을 입힌 선을 지면 곳곳에 자유롭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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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페이지를, 때로는 사진 위를 가로지르는 이 선이 보고서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기관이 강조하려는 ‘틀을 벗어나 확장하는 예술의 정신’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이를 위해 기존 그리드 시스템에 갇히는 것을 지양했다. 그러면서도 글과 이미지가 리듬감 있게 이어지도록 크기를 조율하되, 전시 공간처럼 곳곳에 여백을 둬 내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이콘, 인포그래픽, 색 구분 등을 통해 대표 사업명, 주요 수치, 세부 사업 결과 등 다양한 위계 정보를 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표지는 100개가 넘는 시안과 수십 차례 내부 논의를 거쳐 완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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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제이디자인그룹은 연차 보고서를 단순히 ‘보고’하는 용도로 한정하지 않았다. 깊이 ‘경험’하는 매체로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 결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연차 보고서〉는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2022 LACP 비전 어워드 대상, 2024 ARC 어워드 은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라인’이라는 그래픽 요소를 적극 활용해 기관이 중시하는 가치와 비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연차 보고서라는 매체의 관습적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그 역할과 개념을 스스로 새롭게 정의할 때 더없이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거듭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Designer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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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최고 디자인 책임자 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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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콘텐츠 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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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디자이너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클라이언트가 중시하는 업의 가치와 프로젝트 고유의 맥락을 포착하는 일. 우리는 본질, 표현 방식, 정도, 이 세 요소 간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디테일이 프로젝트의 완성도와 진정성을 결정한다고 믿기에 매 결정마다 세심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덕분에 클라이언트로부터 “기존 보고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예술적 해법”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것 같다. 하나의 디자인 요소조차 우연히 배치되지 않는다.

같이 일해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관습에 도전하고 업역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브랜드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오프화이트나 젠틀몬스터 같은 곳 말이다. 중요한 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태도와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이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2호(2025.04)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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