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동계 올림픽, 패럴림픽 성화봉 공개
희망과 변화, 용기와 내면의 힘을 담은 불꽃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게 될 성화봉의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이름은 ‘에센셜(Essential)’. 성화봉은 지난 4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와 일본 오사카 엑스포 2025 이탈리아관에서 동시에 공개되며 수 많은 올림픽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게 될 성화봉의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이름은 ‘에센셜(Essential)’. 성화봉은 지난 4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와 일본 오사카 엑스포 2025 이탈리아관에서 동시에 공개되며 수 많은 올림픽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이탈리아 스포츠 영웅인 크로스컨트리 챔피언 스테파니아 벨몬도, 패럴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베베 비오, 육상 선수 마르티나 카이로니, 피겨 스케이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직접 현장에서 공개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성화봉은 세계적인 도시건축가이자 MIT 교수인 카를로 라티(Carlo Ratti)가 이끄는 건축사무소 (CRACarlo Ratti Associati)가 디자인을 맡았다. 라티는 기술, 자연, 인간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도시를 재설계하는 ‘센서블 시티’ 철학을 실현해온 인물로 이번 성화봉에서도 그의 디자인 언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불꽃 그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는 디자인’을 철학의 중심에 놓았다고 한다. 불꽃은 성화봉의 중심에 놓인 존재로 모든 디자인 요소는 불꽃을 가장 잘 드러내기 위해 조율되었다. ‘Essential’이라는 이름은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본질만을 남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화봉의 외형은 매끈하고 절제된 곡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단은 개방형 구조를 통해 불꽃이 타오르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어떤 재료를 선택했는지도 이 성화봉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본체는 재활용 알루미늄과 황동 합금으로 제작되었고, 그립 부분은 베르살리스(Versalis)의 바이오 나프타 기반 고분자 소재로 구성되었다. 연료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젤라(Gela)의 에니(Eni) 바이오 정유소에서 생산된 바이오 LPG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농업 부산물 등 100%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으며, 실제 성화봉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설계는 성화봉을 최대 10회까지 재사용 및 재충전 가능하도록 하며, 성화 릴레이에 필요한 전체 수량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은 이번 성화봉 프로젝트에는 에니(Eni), 베르살리스(Versalis), 카바냐 그룹(Cavagna Group) 등 이탈리아의 대표 기업들이 기술과 소재, 제작 전반에 협력하며 그 뜻을 더욱 깊게했다. 에니는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모 중이며, 베르살리스는 지속가능한 화학 소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성화봉의 기계적 설계와 제작은 1949년 설립된 이탈리아의 가스 설비 전문업체 카바냐 그룹이 맡았다. 이들은 100% 이탈리아산 재활용 금속을 활용해, 기술적 정밀도와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구현했다.


(오른쪽)‘Mountains of Light’라는 콘셉트로 디자인된 패럴림픽 성화봉
사진 출처 밀라노 – 코르티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성화봉의 색상은 각 대회의 성격에 맞춰 구분된다. 올림픽 성화봉은 ‘Shades of Sky’라는 콘셉트로 이탈리아의 변화무쌍한 하늘빛에서 영감을 받아 청록색 계열로 디자인되었다. 이 색상은 희망과 움직임, 변화를 상징한다. 패럴림픽 성화봉은 ‘Mountains of Light’라는 테마 아래 청동색 계열로 마감되었으며, 이 색상은 장애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패럴림픽 선수들의 용기와 내면의 힘을 표현한다. 두 버전 모두 PVD 마감 처리로 빛의 반사에 따라 무지갯빛을 띠며 움직임에 따라 생생한 시각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Essential’은 단순한 성화의 기능을 시대가 바라는 미래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오브제다. 2026년 대회가 끝난 후, 이 성화봉은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이탈리아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유산이 될 예정이다.
현재 성화봉은 엑스포 2025 오사카의 이탈리아관에서 전시 중이며 2025년 5월부터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단순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넘어 기술과 환경,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 불꽃이 2026년의 여정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