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새겨진 미래의 흔적들, 〈미래-완료〉전

사진가 최용준은 미래빌딩 3층에서 열리는 개인전 〈미래-완료〉에서 21세기 도시 풍경에 새겨진 미래의 분위기를 포착했다.

도시에 새겨진 미래의 흔적들, 〈미래-완료〉전

도시 풍경에서 우리는 종종 미래를 엿본다. 한때 미래적이라고 여긴 건축물과 구조물이 도시에 잔상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빛바랜 건물일지라도 지어질 당시 미래를 향해 품었던 모종의 분위기는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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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최용준은 오는 6월 30일까지 미래빌딩 3층에서 열리는 개인전 〈미래-완료〉에서 21세기 도시 풍경에 새겨진 미래의 분위기를 포착했다. 작가가 한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 약 7년간 ‘예전 사람들이 미래라고 생각했던 요소들’을 촬영한 사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각진 건물의 실루엣, 컨베이어 벨트로 이루어진 공장 생산 라인, 철골 구조의 탑, 20세기 컨트롤 머신 등 도시의 크고 작은 흔적들을 펼쳐 보인다.

건축물을 정직하게 기록한 사진이 있는가 하면, 도시 속 패턴을 찾아 이미지로 구현하는 작가 특유의 관점이 묻어나는 사진도 있다. 과거와 미래,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며 그야말로 기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가령 한쪽 벽에 걸린 큰 흑백사진 속 구조물은 질문을 던진다. 이미 사라진 건물인지, 지금도 남아 있는 건물인지 말이다. 분명 미래를 표방하지만 어쩐지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낙관도 비관도 없이 그저 응시하는 사진들은 보는 이에게 도시에 감도는 미래의 풍경을 넌지시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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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총리 관저로 알려진 미래빌딩에서 〈미래-완료〉전을 열었다. 미래빌딩이 지어진 20세기 중후반, 건축을 통해 미래를 엿보고자 했던 여러 건축가의 작업을 모은 흑백의 건축 사진들과, 미래라는 개념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스며드는지 포착한 스냅에 가까운 컬러 사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유한식 건축사사무소 엔오에이 소장과의 기물 협업을 통해 평면 사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공간이 가진 힘과 제약을 최대한 활용해 시각적인 긴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작품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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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최용준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5호(2025.07)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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