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기념, 주목해야 할 프로젝트는?
뮷즈 광복에디션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광복 80주년을 맞아 예술·디자인·기술·기록을 아우른 전시와 캠페인이 펼쳐진다. AI로 복원한 함성부터 미디어아트 태극기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예술, 디자인, 기술, 기록이 어우러진 기념 전시와 캠페인 그리고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단순히 과거의 회상과 회고를 넘어서, 오늘날의 다양한 감각과 매체를 통해 광복의 의미를 새긴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한 광복의 함성부터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까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만나보자.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뮷즈 광복에디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뮷즈(MU:DS) 광복에디션’ 5종을 출시했다. 이번 시리즈는 현존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를 모티브로 한 스티커, 자수 천 키링, 프리미엄 펜과 함께 무궁화와 태극기를 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광복 에디션’, 나난 작가가 디자인에 참여한 ‘롱롱타임플라워: 광복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이 외교 고문 오언 N. 데니에게 하사한 유물로, 가로 262cm·세로 182.5cm의 대형 태극기로 국기 제정 초기 역사를 증언하는 귀중한 문화재다. 실물은 7월 1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대한제국실에서 전시되며, 상품은 박물관 오프라인 상품관과 온라인숍에서 판매된다.
AI로 되살린 광복의 함성, 빙그레 ‘처음 듣는 광복’
빙그레가 국가보훈부와 함께 광복 80주년 기념 캠페인 〈처음 듣는 광복〉을 선보인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 역사학자 자문, 사료와 문헌 기록을 토대로 1945년 당시의 장소·시간·날씨까지 고증해, AI 기술로 광복절 만세 함성을 구현했다. 재현된 소리는 백범김구기념관에 기증돼 교육 자료로 활용되며, 8월 16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서라운드 사운드 팝업 전시로 체험할 수 있다. 8월 8일부터는 전국 15개 CGV에서 8분 15초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상영, 티켓당 815원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기금으로 기부한다.
한편, 빙그레는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영상을 시작으로 매년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87명의 마지막 사진을 한복 차림으로 복원한 <처음 입는 광복>을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광복 80주년 기념전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가 8월 14일부터 11월 9일까지 개최된다. 김환기, 유영국, 이상범, 오지호 등 한국 근현대 작가 85인의 풍경화와 아카이브 자료 260여 점을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산업화·도시화에 이르는 격동 속 ‘고향’의 의미를 네 가지 주제(향토, 애향, 실향, 망향)로 풀어냈다. 작품과 함께 정지용·윤동주 등의 시, 유네스코 등재 독립운동가의 만주망명 가사를 병치해 미술과 문학에 깃든 향토 정서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특별전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를 통해 ‘광복’, ‘6·25전쟁’, ‘남북분단’, ‘화합’을 키워드로 근현대사의 굴곡과 그 속의 개인 서사를 조망한다. 가나아트컬렉션 7점과 소장품 14점을 포함한 총 21점을 선보이며, 손장섭·류인·전소정·함경아·히카루 후지이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윤동주, 구상, 박봉우 시인의 1940~50년대 시를 작품과 함께 구성해, 현실에 대한 저항과 극복 의지가 담긴 시대적 울림을 깊이 공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미디어아트로 만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과 신세계백화점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현존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태극기’를 미디어아트로 선보인다. 고종이 외교 고문 오언 N. 데니에게 하사한 이 태극기는 2021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이번 영상은 108억 픽셀 초고해상도 스캔, 색채 복원, 직물 시뮬레이션을 거쳐 원본의 질감과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약 1분간의 상영에서는 19세기부터 오늘날까지 고난과 역경, 환희의 순간마다 함께한 태극기의 여정을 담아, 국난을 극복한 자긍심과 광복의 의미를 환기한다. 신세계스퀘어에서는 아나모픽 일루전 기법을 적용해, 명동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듯한 입체적 장면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