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예술의 계절,’ 키아프&프리즈 서울 2025′ 미리 보기
키아프&프리즈 2025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9월 첫째 주 코엑스에서 동시 개최된다. ‘공진(Resonance)’을 주제로 20여 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키아프는 회복력과 울림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며, 프리즈는 120여 개 갤러리와 거장·신예 작가들이 아시아 동시대 미술 담론을 확장한다.

예술의 계절이 돌아온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 <키아프 서울>과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자리 잡은 <프리즈 서울>이 오는 9월 첫째 주, 나란히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공진(Resonance)’을 주제로, 예술이 지닌 회복력과 울림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한다. 전 세계 20여 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가나아트·국제갤러리·갤러리현대 등 국내 대표 화랑은 물론 독일·프랑스·미국·일본을 비롯한 해외 유수 갤러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화, 조각, 설치,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단순한 외형적 확장을 넘어 콘텐츠의 깊이와 전시 수준을 한층 강화한 ‘밀도 있는 아트페어’를 예고해 눈길을 끈다.
한편, <프리즈 서울>은 올해로 4회를 맞아 전 세계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확장된 담론을 조명할 예정이다. 백남준, 서도호, 양혜규, 이불, 하종현을 비롯해 아니카 이, 마크 브래드포드, 조르주 브라크, 조지 콘도,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 등 세계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과 신예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세대와 지역,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키아프 서울, 높아진 문턱으로 완성도를 올리다
키아프 서울은 지난 몇 년간 전시 공간 확대와 참가 갤러리 수 증가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전시 콘텐츠와 참여 갤러리의 수준을 엄격히 심사해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전 세계 20여 개국 175개 갤러리가 엄선돼 참여할 예정이며, ‘밀도 있는 아트페어’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른쪽) Chiharu Shiota, Endless Line, Thread on canvas, 280x200cm, 2023
국내외 유수 갤러리 156개는 ‘Kiaf GALLERIES’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국제갤러리, 조현화랑, 우손갤러리, 가나 아트, 갤러리현대, 선화랑, 학고재 등 대표 화랑이 참여한다. 국제갤러리는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며, 가나아트는 기억과 존재를 탐구하는 설치 작업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 시오타 치하루(Chiharu Shiota)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른쪽) 박서보, 묘법 No. 220715, 97.5x76cm, 세라믹에 아크릴, 2022
표갤러리는 물방울이라는 모티프를 통해 명상적 깊이를 담은 김창열의 작품을, 학고재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묘법 시리즈를 출품할 계획이다. 조현화랑은 수묵적 감성과 현대적 색채가 교차하는 김택상의 신작을 소개할 예정이며, 021갤러리는 숯과 나일론 실을 활용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박선기의 설치 작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 갤러리의 라인업 또한 눈길을 끈다. 총 50곳,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해외 갤러리들은 독일·이탈리아·프랑스·대만·미국·태국·스페인 등 세계 주요 미술 거점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뉴욕의 순다람 타고르 갤러리는 전통 기법과 현대 색채를 결합한 일본 작가 히로시 센주(Hiroshi Senju)의 작업을, 휴스턴의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는 특유의 풍만한 형상으로 잘 알려진 콜롬비아 출신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작품을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디 갤러리는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마송(Andre Masson)을 비롯해 500년에 걸친 서양 미술사의 주요 작품들을 아우르며 예술사적 깊이를 드러낼 예정이다.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감각의 플랫폼
2022년 첫 선을 보인 Kiaf PLUS는 신진 작가와 신생 갤러리를 조명하는 데서 출발해, 현재는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감각을 지닌 동시대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오른쪽) 비아니, Do it Again, Acrylic on canvas, 110x140cm, 2025, ©Viani

신선한 시선과 새로운 전시 문법이 공존하는 이 섹션은 젊고 역동적인 현대미술의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국내의 라흰, 띠오, 엘케이아이에프 갤러리, 갤러리 휴를 비롯해 해외의 아르트민 갤러리(타이베이), MAĀT 갤러리(파리), 하이드 갤러리(도쿄), 츠타야북스(도쿄) 등 총 19개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키아프의 대표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Kiaf HIGHLIGHTS는 2023년부터 시작돼, 유망 작가의 예술 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건강한 미술 생태계 조성을 도모해왔다. 올해는 김아라, 김정인, 무나씨, 박그림, 박노완, 이동훈, 조은시, 홍세진, 지오프리 피통, 유 시아오 등 총 10명이 세미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이들의 작품은 부스 현장 전시와 더불어 코엑스 엑스페이스(Xpace), 강남 무역센터 옥외광고, 마리끌레르 아트 에디션 특별판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되며, 최종 3인은 현장 심사를 거쳐 1천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수여받을 예정이다.


또한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리버스 캐비닛(Reverse Cabinet)>도 열린다. 일민미술관 윤율리 학예실장과 The 5th Floor 디렉터 이와타 토모야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수집’과 ‘진열’이라는 예술의 근본적 형식을 동시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며, 돈선필·정금형·염지혜·오가영(한국), 다케무라 케이·다카하시 센(일본)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피규어, 굿즈, 텍스타일까지 다루는 이번 전시는 아트페어 속에서도 예술의 원초적 힘을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아울러 키아프는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리즈 서울과 공동으로 토크 프로그램을 기획해 누구에게나 열린 담론의 장을 제공한다. 올해는 9월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STUDIO 159에서 9개 세션이 진행되며, 공공성, 사회 참여 예술, 아시아 퀴어 미술, 기술과 창작의 접점 등 동시대 예술의 주요 의제를 다룬다. 이지선(시카고예술대학 총장), 카타오카 마미(모리미술관장), 김선정(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작가) 등 국내외 연사들이 참여해 다양한 관점을 나눌 예정이다.
예술로 서울을 수놓다, 키아프 아트위크
키아프 서울이 열리는 9월 첫째 주는 서울이 예술로 물드는 대표적인 축제의 시간이다. 일명 <키아프 아트위크> 동안 키아프는 프리즈 서울, 국내외 문화예술 기관과 협력해 도시 전역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아우르며 예술과 만나는 접점을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 함께하는 특별전 <We Connect, Art & Future>는 8월 22일부터 9월 17일까지 공항 밀레니엄 홀에서 열리며, 국내 10개 갤러리와 작가 20여 명의 작품 50여 점을 소개한다. 5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사진뿐 아니라 숯·샤프심·향불 같은 실험적 재료를 활용한 작업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서울 도심 주요 거점에서는 ‘미디어 아트 서울’ 프로젝트가 진행돼, 전광판과 미디어 월이 거대한 캔버스로 변신한다. 서효정, 최수인, 김재욱 등 젊은 작가들의 제너러티브 미디어아트가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채색할 예정이다.

도시의 밤을 밝히는 ‘갤러리 나잇’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9월 1일 시작되는 을지 나잇에서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 투어와 수림큐브 퍼포먼스가 열리며, 2일 한남 나잇에는 가나아트, 갤러리SP, 갤러리조은, 조현화랑 등 주요 공간이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연다. 3일 청담 나잇은 아티스트 토크와 심야 감상회, 칵테일 파티 등으로 구성돼 갤러리 가이아, 김리아갤러리, 갤러리 플래닛, 송은, 포스코미술관 등이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4일 삼청 나잇에는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국립현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리움미술관 등이 전시 연장 운영과 함께 DJ 퍼포먼스, 리셉션, 아티스트 토크 등 풍성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프리즈 서울 2025

9월 3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5>는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전 세계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확장된 담론을 조명하며, 세대와 지역,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백남준, 서도호, 양혜규, 이불, 하종현을 비롯해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조르주 브라크, 조지 콘도 등 세계 거장들과 신예 작가들이 함께하며,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키아프 서울>과 나란히 열려 서울을 국제 미술 시장의 핵심 무대로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올해로 4회를 맞는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미술계에서 서울이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번 페어는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의 참여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국제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창작 커뮤니티의 저력과 이곳에서 이어지는 지역·세계 간 의미 있는 교류를 함께 기념할 수 있어 매우 뜻깊습니다.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
프리즈 서울, 주목할 갤러리와 작가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해 한국 미술 애호가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와 하종현 같은 단색화 거장부터 양혜규, 장파, 김용익 등 동시대 작가, 그리고 바이런 킴, 마이클 주 등 디아스포라 작가들을 아우르며 한국 미술의 확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가고시안은 ‘슈퍼플랫’ 미학의 선구자 무라카미 다카시를 중심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의 대중성과 미학적 깊이를 동시에 탐구한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Infinity Nets’ 회화와 호박 조각을 비롯해 볼프강 틸만스, 캐서린 번하드, 마를렌 뒤마, 로버트 라이먼 등 세계적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인다. 갤러리 현대는 정상화, 존 배, 김보희의 주요 작업을 통해 자연과 추상을 탐구해온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명한다. 타카 이시이 갤러리는 자데이 파도주티미의 솔로 부스를 마련해, 회화적 제스처와 애니메이션적 감수성을 결합한 실험적 화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 2025 The Adolph & Esther Gottlieb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by Rich Lee
페이스 갤러리는 아돌프 고틀리브의 1960년대 대표작과 함께 유영국의 추상 작업을 소개하며, 엘름그린 & 드라그셋, 프리드리히 쿠나트, 알리샤 크바데 등 국제적 작가들을 한데 모은다. 블라인드스팟 갤러리는 신 와이 킨의 드랙 퍼포먼스적 포트레이트, 양유연의 한지 수묵화, 그리고 안젤라 수의 신작을 통해 실험적 동시대 미술을 제시한다.

화이트 큐브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트레이시 에민, 모나 하툼, 이사무 노구치 등 현대미술의 아이콘들을 아우르며, 안토니 곰리의 서울 첫 개인전도 선보인다. 하우저 & 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 마크 브래드포드, 라시드 존슨, 에이버리 싱어 등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라인업을 구성해 국제 미술계의 생동감을 서울에 전한다.
안테나 스페이스, 술타나, 글래드스톤 갤러리, 리슨 갤러리, 리안 갤러리, 리만 머핀, 알민 레쉬 등도 참여해 이미래, 듀킴, 선우, 서도호, 김창열 등 한국 작가와 글로벌 아티스트의 교차점을 집중 조명한다. 이처럼 거장과 신예, 아시아와 유럽·미국을 아우르는 갤러리들의 참여는 프리즈 서울이 지닌 국제적 위상과 동시대 담론의 폭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두 개의 축
프리즈 서울은 올해도 두 개의 주요 섹션을 통해 과거와 현재, 전통과 실험을 아우른다. 프리즈 서울의 대표 섹션 중 하나인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에서는 고서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는 주요 작품을 통해 시대와 문화를 가로지르는 예술의 깊이를 조망한다. 올해는 일본의 추상미술, 대만의 아방가르드, 한국의 모더니즘 회화 등 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과 서구 근대미술의 교차점을 폭넓게 다룬다.


(오른쪽) Georges Braque, Les Rougets (The Red Mullets), 1937, Oil on canvas, 44 × 55 cm, Signed lower right: GBRAQUE 37, Collection of Regis Kramp Gallery

레지 크람프 갤러리는 조르주 브라크의 후기 입체주의 회화를 소개하고, 학고재 갤러리는 달항아리와 김환기, 박수근, 변월룡 등 한국 거장의 작품을 출품한다. 도쿄 갤러리+BTAP은 모노하와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아방가르드의 흐름을 조명하며, 가나아트는 오수환의 ‘곡신’ 시리즈를 통해 동양 철학과 현대적 미학의 결합을 선보인다. 중세 필사본과 르네상스 보석을 소개하는 레정뤼미니르, 이탈리아 전후 작가들을 다루는 마졸레니 등도 참여해 풍부한 역사적 맥락을 더한다.
이어지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는 두산갤러리 장혜정 수석 큐레이터와 마닐라 MCAD의 조셀리나 크루즈 디렉터의 자문으로 진행되며, 한국·일본·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의 신진 작가 10인을 조명한다.


코헤시 이니셔티브는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의 아카이브 작업을, PTT 스페이스는 크리스틴 티엔 왕의 밈 문화 풍자 회화를, CON_은 요코테 타이키의 붕괴를 형상화한 조각 설치를 선보인다. 린시드는 량푸의 공상과학적 회화를, 백아트는 추미림의 장소 특정적 설치를, 상희읗은 정유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조각을 소개한다. 매년 스톤 아일랜드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이 섹션은 올해 드로잉룸의 임선구 작업을 모티브로 한 유니폼을 현장에서 공개해 젊은 아시아 미술의 생동감을 한층 더 강조한다.
프리즈 서울, 그리고 파트너들
프리즈 서울은 매년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예술과 일상을 잇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올해도 LG OLED가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해,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를 기리는 특별 전시 <Park Seo-Bo X LG OLED: 자연에서 빌려온 색>을 마련한다. 초기 단색 작업부터 후기 색채 시리즈까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해석된 작품들은 작가의 철학과 유산을 새로운 언어로 기린다.
이외에도 다양한 브랜드 파트너가 참여해 행사의 풍성함을 더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김재용 작가의 ‘도넛’ 조각과 협업한 라운지를 마련하고, BMW는 프리즈 뮤직 서울을 통해 크러쉬와 DJ 소울스케이프 등의 무대를 선보인다. 아디다스 컨펌드는 성수 S-팩토리에서 팝업 전시와 퍼포먼스를 열고, 루이나·노루·일리·살롱드 어퍼 하우스도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적 협업을 이어간다.
또한 ‘프리즈 위크’ 기간에는 도시 전역이 축제의 장으로 확장된다. 로에베는 까사 로에베 서울에서 이인진 특별전을, 르메르는 한남 플래그십에서 칠레 작가 카를로스 페냐피엘의 전시를 연다. 샤넬은 영상 프로젝트 <Now & Next>의 신작을 공개하고, MCM과 까시나도 각각 몰입형 전시와 디자인 거장들의 컬렉션 기념전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