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테크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요즘,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IT+Style×Design,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
패션, 뷰티, 리빙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IT를 접목한 ‘스타일테크’.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분야임에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업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글로벌 패션테크 산업 규모를 지난해는 약 2397억 달러(약 3300조 원)로 추산했으며, 2030년에는 약 3454억 달러(약 4759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도해 스타일테크 산업의 성장을 지원 중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이하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만나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일부 기업도 참여했다.
매 기수마다 20곳 내외의 기업을 모집하는데, 프로토타입 제작을 비롯해 디자이너 인건비 및 공유 오피스,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한다. 신규 선발한 기업들을 위한 동반 성장형, 지난 기수에 참여했던 기업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낸 곳을 대상으로 한 자율 성장형,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한다. 올해부터는 자율 성장형에 해당하는 기업의 지원 규모를 확대해 수익 창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다. 스타일테크 스타트업이 가장 바라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2023년부터 일본과 유럽, 지난해부터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인 IFA의 전시, 투자자 1:1 미팅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기술 및 스타트업 박람회인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에 참여한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총 237건의 비즈니스 상담, 약 833만 달러(약 11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및 계약 논의를 이끌어냈다. 앞으로는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 산업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올해 5월 코엑스에서 진행된 스타트업 박람회 ‘넥스트라이즈 2025’.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 선정 기업들도 참여했다.
김미진 르호사 대표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은 주얼리 기반의 스타트업인 르호사에게 업계를 혁신할 기회였다. 선정을 계기로 해외 전시 및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로레알,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등과 비즈니스 아이템을 검토하며 르호사를 주얼리 기업에서 패션테크 스타트업으로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르호사 2020년에 설립한 주얼리 테크 스타트업. 40만 건 이상의 캐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한 생성형 AI 플랫폼 ‘크로마키’를 개발해 운영한다. 크로마키에 텍스트 또는 스케치를 입력하면 2D·3D 디자인, 캐드 파일 등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자율 성장형으로 선정되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수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규제, 관세, 인증 등의 이슈에 대한 멘토링을 받으며 대응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시제품과 홍보물이 글로벌 영업 및 PR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은 아이템이라면 실질적인 연결과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으니 적극 도전할 것을 권한다. 어느 정도 비즈니스 모델이 정립된 스타트업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라잇루트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이차 전지 분리막 프리컨슈머의 폐기물을 활용해 기능성 리사이클 원단과 원사를 제조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제작한 경량성 원단을 활용해 패션, 아웃도어, 모빌리티 내장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이 만나기 어려운 대형 패션 브랜드와의 접점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스타일테크에 관심이 많은 투자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지난 6월에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에서는 LVMH, 로레알 등 한국에서는 연락이 어려웠던 해외 기업과 협업을 논의했으며, 10월부터는 일본의 패션 분야에 특화된 투자사 및 기업과도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랩 이미지와 제품 키워드만 입력하면 15초 만에 전문가 수준의 상세 페이지를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 ‘젠시GENCY’를 개발·운영한다. AI를 활용한 로봇 촬영 스튜디오 ‘젠시 PB’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재원 NXN랩스 대표
“NXN랩스는 스타일테크 지원 프로그램 선정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확실한 존재감, 해외에서는 빠른 확장 기회를 얻었다. 조만간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글로벌 VC들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모든 행보에 앞서 우리에게 자신감을 준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NXN랩스 감성과 감각의 영역에 머물던 스타일을 AI로 해석하는 스타트업.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솔루션으로 모델 이미지 생성, 룩북, 영상, 버추얼 피팅 이미지까지 제작 가능하다. 브랜드의 스타일·무드·콘셉트를 정교하게 이해하고 반영하는 멀티모달 디퓨전 모델 기반의 AI를 활용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카우기(Kowgi)는 패션 오브제를 중심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보여주는 디자이너 듀오이자 브랜드다.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수작업으로 제작한 헤드피스와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던 이들은 이제 지드래곤, 제니, 아이유 등 K-POP 아티스트의 액세서리를 작업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중이다.
유난히 올해 상반기에는 ‘혜인서’의 이름이 더욱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일민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시대복장》전부터 나이키와의 협업, 그리고 새로운 컬렉션까지 발매한 혜인서. 올해 가장 바쁜 상반기를 보낸 한국 디자이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바쁜 시기가 지나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 ‘혜인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혜인과 최근의 작업물부터 K 패션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