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마르지엘라의 미감이 응축된 새로운 주거 공간

두바이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에 오픈한 ‘메종 마르지엘라 레지던스’

올해 많은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메종 마르지엘라. 이번에는 주거와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그 세계를 넓혔다. 바로 두바이의 상징적 주거지로 자리한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에 ‘메종 마르지엘라 레지던스’를 선보인 것. 맞춤형 유닛으로 만들어진 총 25세대의 레지던스는 알타 부동산 개발(Alta Real Estate Development) 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미감이 응축된 새로운 주거 공간

올해 메종 마르지엘라는 많은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1월에는 글렌 마틴스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해 7월 새로운 메종 마르지엘라를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전시, 퍼포먼스, 토크, 캠페인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패션과 예술의 관계를 실험하는 프로젝트 라인 ‘Line 2’를 론칭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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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주거와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그 세계를 넓혔다. 바로 두바이의 상징적 주거지로 자리한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에 ‘메종 마르지엘라 레지던스’를 선보인 것. 맞춤형 유닛으로 만들어진 총 25세대의 레지던스는 알타 부동산 개발(Alta Real Estate Development) 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메종 마르지엘라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브랜드의 핵심 미학인 해체와 착시, 변용이라는 조형 언어를 럭셔리한 주거환경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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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레지던스 안의 가구들 역시 새롭게 디자인했다. 이탈리아의 건축가 카를로 콜롬보(Carlo Colombo)가 함께 협업해 구상하고 디자인한 소파, 안락의자, 식탁, 침대, 조명 등의 비스포크 가구 컬렉션은 건물의 외형과 인테리어를 하나의 조형언어로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감각을 더욱 확고히 하는 하나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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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메종 마르지엘라는 패션 하우스임에도 인테리어와 가구를 브랜드 정체성의 중요한 축으로 오랜 시간 동안 다뤄왔다. 브랜드 초기, 등장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파리의 스튜디오는 가구와 오브제를 흰색 페인트로 모두 덮었다. ‘화이트’라는 컬러를 사용하며 평범한 물건을 미니멀한 캔버스로 전환하는 실험이었다. 이후 플래그십 스토어, 전시 설치, 무대 연출, 그리고 호텔 프로젝트까지 이 콘셉트가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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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에는 공간 디자인에 더 깊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는 세루티 발레리와의 협업을 통해 여러 개의 의자를 흰 천 한 장으로 감싸 하나의 형태로 합치는 ‘그룹(Group) 암체어’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등장한 보틀 램프, 화이트 쿠션, 인형, 깃털 펜 같은 오브제들은 점차 마르지엘라의 조형 언어를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또, 릴 로 외조(L’Île Aux Oiseaux) 스위트룸 리디자인, 라 메종 샹젤리제(La Maison Champs-Élysées) 호텔 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을 매개로 하는 브랜드의 시각적 미학을 확고하게 다져오고 있었다. 이번 레지던스는 이러한 축적된 경험과 감각을 거주 공간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첫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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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는 재료의 본연의 질감, 그리고 기술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하며 이러한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트래버틴 가구의 질감부터 데코르티케(Decortiqué) 기법으로 드러난 구조의 결, 틈을 채우는 옵티컬 화이트 레진까지, 장식을 더하기보다는 사물이 본래 가진 형태와 분위기를 차분하게 드러낸다. 고급스러움을 과시하기보다 재료의 촉감과 표면의 뉘앙스를 통해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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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는 아트 갤러리, 큐레이션 도서관, 피트니스 스튜디오, 인피니티 풀, 스파, 체육관, 마르지엘라 카페 등 다양한 공용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공간들은 거주자의 일상과 여가, 휴식을 하나의 동선 안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각각의 시설은 브랜드가 추구해온 미감과 디테일을 공유하고 있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메종 마르지엘라 특유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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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단발적인 시도가 아니라, 메종이 두바이에서 이어가고 있는 확장 사업 중 하나다. 레지던스와 같은 시기 메종 마르지엘라의 두바이 몰 오브 에미리트(Dubai Mall of the Emirates) 부티크와 마르지엘라 카페를 함께 오픈하며, 향후 추가적인 개발 계획 역시 예고되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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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더 이상 ‘의복’이라는 한정된 장르에만 머물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레지던스 프로젝트는 메종 마르지엘라가 향하는 새로운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항상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 메종 마르지엘라. 마틴 마르지엘라, 존 갈리아노, 글렌 마틴스와 같은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지금까지 응축하고 쌓아온 미감과 아카이브를 어떤 방식으로 확장해 나갈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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