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사 서비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

2025 네이버 디자인 앤솔로지 ②

2025년 네이버는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와 실험을 이어가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냈다. 올해 네이버를 빛낸 대표적인 디자인 프로젝트 11개를 엄선해 소개한다.

네이버가 자사 서비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

▼ 기사는 1편에서 이어집니다.

2025년의 네이버를 빛낸 디자인 프로젝트


네이버 × 스포티파이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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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용자의 호응을 이끌어낸 네이버는 올해 스포티파이와 더욱 적극적인 협업을 예고했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1억여 곡의 음원과 700만여 개의 팟캐스트에 달하는 오디오 콘텐츠를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초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타깃으로 양사의 협업을 소개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키 비주얼 디자인을 위해 비비드한 그린 컬러를 시각물 전반에 활용하고, 볼드한 그라피티 형태의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자 했다. 한편 두 브랜드의 공통된 메인 컬러이기도 한 그린으로 협업을 은유하기도 했다.

전략·기획 이상은·김신애·백진수·이은표·김영주(브랜드 전략팀)
디자인 테크 & 비즈 크리에이티브팀
참여 디자이너 차덕준, 이서영
디자인 협업 뉴타입 이미지웍스(대표 김진욱)
캠페인 협업 이노션(대표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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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브랜드 전략팀 리더

“캠페인의 메인 타깃은 이번 캠페인뿐 아니라 네이버가 전반적으로 공략하고자 하는 핵심 그룹이다. 그래서 네이버 브랜드 전체 이미지를 젊게 만들자는 미션을 추가로 부여했다. 그래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장소·문화 등을 경험하고 녹아들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와 스포티파이가 만들어갈 새로운 음악 경험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음을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캠페인 전략을 설계했다.”

네이버다움 브랜드 개발 및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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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주년을 맞이해 기업 철학을 정의하고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인터넷 세상을 항해하는 탐험가 정신에 기반해 ‘We the Navigators’라는 슬로건을 정립하고, 나침반을 모티브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 사이트, 굿즈 등으로 사용자가 네이버다움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네이버다움의 아이덴티티가 단조로워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디자인 코퍼레이트 크리에이티브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팀, 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참여 디자이너 윤석원·김리완·정다윤·박예원(코퍼레이트 크리에이티브팀), 원종원·백하나(콘텐츠 크리에이티브팀), 박윤희(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기획 조나영·최재광(코퍼레이트 익스피리언스팀), 원지수(내러티브 임팩트팀)
굿즈 디자인 협업 스튜디오 힌지(대표 임동균·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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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코퍼레이트 크리에이티브팀 리더

“단순한 디자인 결과물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을 묶어주는 매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에서 브랜드의 철학을 언어와 시각 디자인 형태로 정의한 첫 시도였고, 내부 구성원에 이어 사용자와 파트너사에도 ‘네이버다움’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 블로그 브랜드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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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폼과 소셜 미디어로 인해 블로그의 롱폼 콘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리브랜딩을 통해 서비스 전반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기록의 발견, 즐거운 연결’이라는 슬로건을 새로 설정하고, 이를 심벌 디자인에도 반영했다. 기존의 말풍선 심벌을 깜빡이는 커서로 변경했는데, 기록의 시작점을 상징하는 동시에 블로그가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을 표현했다. 기능적으로는 ‘블로그 홈’을 개편해 이웃을 맺은 블로거들의 인기 글, 방문 이력 기반 콘텐츠, 관심사가 유사한 사람들의 글 등을 추천하게 했다. 향후 블로거 사이의 큐레이션 공유 등 새로운 기능도 점진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디자인 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참여 디자이너 김준수, 김진규
디자인 협업 스튜디오 fnt(대표 이재민·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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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리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블로그’에서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모두의 블로그’로 개편하고자 했다. 변화를 향한 의지를 표현한 일종의 선언인 셈이다. 그래서 블로그의 본질인 기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앞으로의 서비스 확장과 변화를 담아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한 포인트였다.”

네이버 벤처스 & 네이버 임팩트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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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자타 공인 국민 서비스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 2016년부터 전개했던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의 뒤를 잇는 ‘네이버 임팩트’는 네이버의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 변화와 생태계를 지원하는 신규 프로그램이다. 테크, 비즈니스, 커뮤니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 핵심인 만큼 시각적으로 포용성과 확장성을 염두에 두었고, 네이버 임팩트로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시각 아이덴티티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해외투자 법인 ‘네이버 벤처스’는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 나아가는 선과 빛의 형상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반영했다. 또 깊은 블루 톤 컬러로 투자 법인으로서의 신뢰성을 보여줬다.

디자인 코퍼레이트 크리에이티브팀
참여 디자이너 윤석원·김리완·박예원·노수리
전략·기획 이상은·최병섭·김신애(브랜드 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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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코퍼레이트 크리에이티브팀 리더

“네이버 벤처스 로고에서 시각적으로 강조된 V는 네이버의 탐험가 정신을 상징하는 나침반을 떠올리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업의 통일된 메시지가 발신되도록 했다. 한편 네이버 임팩트는 서비스가 포괄하는 영역이 폭넓음에도, 디자인 콘셉트가 명확해 참여 기업들에게 설명하기 편하다는 피드백을 협업 부서로부터 받기도 했다. 그만큼 확장성과 일관성에 집중한 프로젝트였다.”

스페셜로고 이스터에그 시리즈 및 트리플크라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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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로고는 네이버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다. 특정 기념일마다 검색창 상단에 스페셜로고를 전개하는데 네이버는 올해 이스터에그 시리즈로 인터랙션 요소를 가미했다. 사용자가 스페셜로고를 클릭했을 때 이동하는 검색 페이지에서 미니게임, 불꽃놀이, 숨은그림찾기 등을 체험하며 발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스페셜로고를 광고로 활용한 프로젝트도 인상적이었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의 주요 광고 영역에 스페셜로고를 결합한 트리플크라운을 진행해 광고에 대한 반감은 줄이고 비즈니스 성과를 높였다. 제품을 전면으로 내세우기보다 스페셜로고 특유의 감성과 크리에이티브를 바탕으로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콘텐츠 제작에 주력했다.

디자인 스페셜로고 크리에이티브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팀, 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참여 디자이너 신현경·김웅지·정영우·이지원·배미현·김지은·임승희(스페셜로고 크리에이티브팀), 이담비·강민지(콘텐츠 크리에이티브팀), 이동근(서비스 크리에이티브팀)
모션·인터랙션 윤무영·최양진·문경훈·박수민·김여름·박은빈·성준용(인터랙티브 스튜디오), 장원석·최익호·강은호(NTS 인터랙티브 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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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경 스페셜로고 크리에이티브팀 리더

“이스터에그 시리즈는 기념일의 의미를 담으면서도 재미있어서 검색 페이지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편 트리플크라운 광고는 스페셜로고의 긍정적 이미지와 디자인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광고 성과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Interview. 심준용 네이버 브랜드 총괄 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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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용 네이버 브랜드 총괄 VP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메시지와 언어, 비주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디자인과 브랜딩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외 유수의 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의 디자인 및 브랜딩 조직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숨겨진 실력자가 많다. 지속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는데 태도는 겸손하다. 그래서 이들의 공로를 외부에 더 많이 알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단 콘퍼런스에서 해마다 크리에이티브 관련 부분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디자이너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했던 생각과 고민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물론 내가 이끄는 브랜드 임팩트 조직의 업무가 사업 부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들끼리 이야기하는 것 뿐 아니라 타 부서와도 깊이 소통하는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단 25 콘퍼런스를 통해 AI를 활용한 서비스의 방향성 변화와 다양한 기능의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브랜드 경험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AI를 활용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사용자가 원하는 경험에 대해 고민한다. 여러 서비스에서 AI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사용자 경험은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능의 편리함을 잘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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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5 콘퍼런스의 키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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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로고 이스터에그 시리즈의 일환으로 개발한 ‘경칩 게임’.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포괄하는 네이버에서 일관된 브랜딩을 전개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네이버의 근간은 검색이지만, 블로그·밴드·지도·쇼핑 등 많은 콘텐츠와 서비스가 존재한다. 이들을 패밀리로 묶는 동시에 서비스의 개성도 잘 드러내야 한다. 이처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기준은 명확하다. 사용자 경험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그에 필요한 기능과 브랜딩, 디자인 등을 더한다.

한국인에게 네이버는 이제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필요한 디자인과 브랜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보다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네이버가 설립된 지 25년이 넘었고 수많은 영역을 포괄하고 있지만, 이것이 해오던 방식을 유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네이버의 핵심 가치인 ‘변함없이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대변하듯, 달라지는 세태에 나침반처럼 재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작업물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메시지와 언어, 비주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디자인과 브랜딩이 필요하다.

브랜드 임팩트 조직의 리더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마시모 비넬리Massimo Vignelli가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강력하고, 지적으로 우아하며, 무엇보다도 영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브랜드 임팩트 조직 역시 이러한 태도의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브를 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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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다움 프로젝트로 개발한 굿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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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피셜 아이덴티티 디자인.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70호(2025.12)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매거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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