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에서 주목한 디자인&테크 제품 8
피지컬 AI부터 라이프스타일 테크까지
〈CES 2026〉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도 인공지능은 전시 전반을 관통하는 주인공이었으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이를 실체화된 하드웨어에 이식한 ‘피지컬 AI’였다. 화면을 벗어난 지능이 로봇의 몸을 빌려 우리 일상으로 성큼 다가온 셈이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주목받은 8가지 디자인 및 테크 소식을 정리했다.

지난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 〈CES 2026〉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매해 인류가 마주할 미래 기술의 이정표를 보여주는 이 행사는 올해 ‘피지컬 AI’에 주목했다. 그동안 화면 속에서 질문에 답하던 AI가 이제는 로봇의 몸을 빌려 현실로 걸어 나와 인간의 일을 직접 돕기 시작한 것이다. 화려한 스펙 경쟁을 넘어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는 ‘인간 중심의 테크’가 그 어느 때보다 빛난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은 8가지 디자인&테크 제품을 소개한다.
피지컬 AI의 선두가 되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CES 2026〉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전동식 휴머노이드 ‘신형 아틀라스(Atlas)’를 공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로봇은 기존 유압식 모델의 한계를 넘어선 ‘피지컬 AI’의 완성형으로, 인간의 신체적 가동 범위를 초월한 압도적인 하드웨어가 핵심이다. 특히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 구조와 정교한 전동 액추에이터를 통해 협소한 공간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이며 고난도의 산업 공정을 수행한다.
자체 탑재된 온 디바이스 시각-언어-행동 모델(VLA)을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사람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최적의 작업 동선을 스스로 설계하는 고도의 자율성까지 갖췄다. 가혹한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인간과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제어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동 수단을 넘어 로봇이 인간의 삶에 깊숙이 투입되는 ‘모빌리티의 확장’이 비로소 현실로 다가왔다.
가사 노동 제로를 향한 첫걸음, LG 클로이드


LG전자가 〈CES 2026〉에서 가사 해방의 비전을 담은 지능형 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전격 공개했다. 단순한 제어 기기를 넘어 인간의 노동을 직접 대신하는 ‘행동하는 AI’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사람의 팔과 유사한 7자 유도 관절 구조와 다섯 손가락을 갖춘 정교한 신체 능력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빵을 넣는 등 섬세한 아침 식사 준비를 수행한다.


특히 세탁물을 분류해 세탁기에 넣거나 건조된 수건을 직접 개어 정리하는 수준 높은 가사 수행 능력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자체 개발한 시각언어모델(VLM)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의도와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스마트함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퀴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해 집안 곳곳을 안정적으로 이동하며 청소 로봇의 동선을 방해하는 물건을 직접 치우기도 한다. 노동 대신 오로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이 머지않았다.
계단도 오르는 로봇청소기, 로보락
로보락은〈CES 2026〉에서 세계 최초로 ‘휠-레그(Wheel-Leg)’ 아키텍처를 적용한 로봇청소기 ‘사로스 로버(Saros Rover)’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평면적 이동을 넘어 인간의 움직임을 모사한 두 개의 다리와 바퀴를 통해 도약과 급정거, 자유로운 방향 전환이 가능한 점이 핵심이다. 특히 3D 공간 정보와 고도화된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각 다리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며, 불규칙한 지형에서도 본체의 수평을 완벽하게 유지한다. 일반적인 계단은 물론 곡선형이나 카펫이 깔린 계단까지 한 칸씩 직접 청소하며 오르내리는 압도적인 주행 능력이 인상적이다. 복층 구조의 주택에서도 단 한 대의 기기로 사각지대 없는 ‘완전 청소’를 구현하는 기술적 정교함도 눈여겨볼 만하다. 로봇청소기의 물리적 한계를 완전히 허물고 진정한 자율 주행의 가치를 증명한 제품이다.
반도체를 품은 브릭의 진화, 레고 스마트 플레이



레고그룹은 물리적 조립의 즐거움에 첨단 IT 기술을 이식한 차세대 플랫폼 ‘레고 스마트 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1978년 미니피겨 탄생 이후 레고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진화로 평가받는 이번 제품의 핵심은 브릭 돌기(Stud)보다 작은 초소형 맞춤형 반도체 칩이다. 이 칩이 내장된 ‘스마트 브릭’은 가속도, 빛, 소리를 감지하는 고성능 센서를 통해 아이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특히 디즈니·루카스필름과 협업한 ‘스타워즈’ 시리즈는 미니피겨의 동작에 맞춰 영화 속 사운드와 조명 효과를 즉각적으로 출력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별도의 스크린 없이도 고도의 지능형 상호작용을 구현해 아날로그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점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기술로 브릭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완벽한 결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소리의 미학적 완성, 삼성 뮤직 스튜디오
삼성전자는 사운드바를 넘어 공간의 오브제가 되는 ‘뮤직 스튜디오’ 시리즈를 공개하며 홈 오디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에르완 부홀렉(Erwan Bouroullec)의 ‘도트’ 디자인을 입혀 가전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시각적 완성도가 핵심이다.


기술적으로는 대사가 화면 중앙에서 들리는 ‘사운드 엘리베이션’ 기능을 탑재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최대 5대의 기기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사운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차세대 ‘Q-심포니’ 기술이 인상적이다. AI가 실시간으로 공간을 분석해 저역대 왜곡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음향을 찾아가는 영리함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리를 듣는 경험을 넘어 거실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인테리어 오디오’로서의 가치가 돋보인다.
도파민을 덜어낸 소통의 본질, 클릭스 커뮤니케이터

클릭스 테크놀로지가 〈CES 2026〉에서 ‘소비’가 아닌 ‘소통’에 최적화된 세컨드폰 ‘클릭스 커뮤니케이터’를 선보였다. 대화면과 무한 스크롤에 매몰된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 던지는 신선한 반전이다.


무엇보다 클릭스 특유의 물리 쿼티(QWERTY) 키보드와 알림의 우선순위를 빛으로 알려주는 ‘시그널 라이트’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화면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도 중요한 메시지를 즉각 인지하고, 촉각적인 키감을 느끼며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다. 특히 나이아가라 런처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미니멀한 인터페이스는 불필요한 유혹을 차단하고 오직 대화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3.5mm 이어폰 단자와 물리적 킬 스위치 등 사용자 제어권을 강조한 아날로그적 구성도 흥미롭다. 스마트폰의 ‘킨들’을 표방하며 디지털 디톡스와 업무 효율을 동시에 제안하는 영리한 기기다.
리튬 없는 친환경 에너지, 플린트 종이 배터리
싱가포르의 테크 기업 플린트(Flint)는 우리가 알던 배터리의 상식을 뒤집는 ‘종이 배터리’를 선보였다. 불이 붙거나 폭발할 위험이 전혀 없고, 다 쓰고 나면 종이처럼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적인 설계가 핵심이다. 리튬 같은 위험한 물질 대신 아연과 망간 등 안전한 소재를 사용해 일상 기기에도 안심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이나 로지텍의 무선 기기들에 이 배터리를 직접 넣어보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사실도 주목할 점이다. 이제 실험실을 나와 실제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시작한 만큼, 환경을 파괴하는 기존 배터리를 대체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예술과 기술이 만난 빛의 조각, 이케아 바름블릭스트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조형미와 스마트 기술을 결합한 ‘바름블릭스트(VARMBLIXT)’의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였다.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Sabine Marcelis)와 협업한 이 제품은 이케아의 상징적인 도넛 형태를 유지하면서, 사용자의 기분에 맞춰 빛의 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유광 소재 대신 선택한 매트 화이트 유리 본체는 조명 내부의 빛을 한층 부드럽게 산란시켜 공간에 정서적 안정감을 더한다. 전용 앱을 통해 40여 가지의 세밀한 색조 전환이 가능하며, 특히 색이 변할 때 물감이 번지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출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최신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를 지원해 어떤 시스템과도 유연하게 연결되는 기술적 범용성도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