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패션과 만난 스포츠 브랜드, 지금 주목해야 할 슈즈 7
런웨이를 점령한 새로운 협업 공식
뭉치면 멋도 배가되는 협업 스니커즈의 인기가 날로 뜨겁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협업의 첫 공개 무대가 매장이나 룩북이 아닌 런웨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뭉치면 멋도 배가되는 협업 스니커즈의 인기가 날로 뜨겁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협업의 첫 공개 무대가 매장이나 룩북이 아닌 런웨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패션피플의 시선이 집결되는 패션위크, 쇼의 클라이맥스를 타고 모습을 드러낸 협업 슈즈는 단순한 신상품을 넘어 그 시즌의 화제를 독차지한다.



생각해보면 런웨이만큼 협업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도 드물다. 한 시즌의 스타일을 가장 밀도있게 펼쳐내는 무대 위에서, 수십 개의 룩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슈즈는 제 역할과 매력을 동시에 드러낸다. 쇼가 시작되자마자 실시간으로 번지는 반응과 파급력도 압도적이다. 음악과 조명, 워킹이 어우러진 생생한 순간은 이미지 몇 장보다 훨씬 또렷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하이패션과 스포츠 브랜드의 만남이 있다. 도심과 자연, 일상과 야외를 넘나드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드레스에 트레킹화를 매치하듯 이질적인 아이템을 섞어 입는 고프코어 룩의 확산은 퍼포먼스 슈즈를 스타일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럭셔리 하우스는 기능을 끌어안고, 스포츠 브랜드는 디자인으로 외연을 넓힌다. 러닝 기반의 기능성 모델부터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스니커즈, 형태를 뒤집는 실험적인 디자인까지, 기술과 미학이 교차한 협업 슈즈는 지금 어느 때보다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론 모든 협업이 환호를 받는 것은 아니다. 로고만 나열한 진부한 조합은 빠르게 잊힌다. 결국 남는 것은 완성도다. 신선한 조합, 분명한 의도, 그리고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갖춘 협업만이 런웨이를 넘어 스트리트에 안착한다. 최근 런웨이에서 공개된, 지금 주목해야 할 협업 슈즈들을 모았다.
시몬 로샤(Simone Rocha) X 아디다스(Adidas)
지금까지 이런 삼선은 없었다. 장식적인 디테일과 감성적인 실루엣으로 사랑받는 시몬 로샤와 퍼포먼스 스포츠웨어의 아이콘 아디다스가 만났다. 지금 가장 힙한 두 브랜드가 만들어낸 쿠튀르와 기능성의 절묘한 교차는 2026 FW 런던 패션위크를 뜨겁게 달궜다.



아디다스의 태권도 스니커즈 실루엣에 시몬 로샤 특유의 발레리나 감성을 얹은 다양한 플랫슈즈가 중심이다. 유연한 고무 아웃솔과 더블 레이어 어퍼 위에 리본 스트랩과 크리스털, 진주 장식을 더해 착화감과 시각적 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트랙슈트와 가방, 니삭스, 헤어핀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구성 역시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인다. 공개 직후부터 높은 관심을 모은 이번 협업은 올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톰 브라운(Thom Browne) X 아식스(Asics)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조합이다. 클래식 테일러링의 대가 톰 브라운과 퍼포먼스 러닝의 정수 아식스가 만났다. 2026 FW 시즌, 슈퍼볼 주간 이벤트와 연계된 쇼를 통해 깜짝 공개되며 단숨에 시선을 모았다. 포멀과 스포츠의 간극을 좁히며 드레스 스니커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아식스의 대표 러닝화 젤 카야노 14를 베이스로, 메시와 프리미엄 스웨이드를 결합한 어퍼에 톰 브라운의 시그니처 심볼인 레드, 화이트, 블루 스트라이프의 그로그랭 탭을 더했다. 러닝화 특유의 입체적인 실루엣과 그레이, 블랙, 화이트 중심의 모노톤 팔레트가 테일러드 슈트의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3월 2일 발매와 동시에 높은 관심을 모았으며, 시즌 내 추가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느와 케이 니노미야(Noir Kei Ninomiya) X 푸마(Puma)
번뜩이는 조합은 시선을 붙든다. 입체적인 구조와 레이어링으로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온 느와 케이 니노미야의 2026 FW 컬렉션에 등장한 협업 슈즈가 그렇다. 파트너는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지닌 푸마. 레이싱 스니커즈의 낮고 날렵한 실루엣 위에 꽃핀 조형미는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며 파리 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했다.




푸마의 스테디셀러 스피드캣이 장미로 뒤덮였다. 반투명 TPU 몰드로 제작된 플로럴 모듈을 촘촘히 덧입힌 어퍼는 빛을 받으면 은은한 광택을 띠고 독특한 질감을 만든다. 낮고 얇은 아웃솔과 대비되는 풍성한 볼륨이 걸음마다 입체적인 움직임을 강조한다. 블랙, 화이트, 레드 세 가지 컬러로 선보이며 올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 X 크록스(Crocs)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온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새로운 시즌 파트너는 크록스다. 크록스 특유의 클로그 형태를 떠올리게 하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2026 FW 컬렉션에서는 전혀 다른 매력의 협업 슈즈를 선보였다. 구조적이면서도 유연한 실루엣의 의상과 어우러진 하이킹 무드의 슈즈는 도시와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시선을 끌었다.




하이브리드 실루엣이 인상적인 모델이다. 트리플 블랙과 브라운, 올리브 중심의 차분한 얼스 톤 팔레트 위에 모카신 토와 가죽 어퍼, 메쉬 랩 구조를 얹었다. 발을 감싸는 입체적인 형태와 컷아웃 디테일, 과감한 볼륨이 기존 크록스의 인상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확장한다. 여기에 특유의 가벼운 착화감까지 더해지며 매력을 높인다.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노울스(Knwls) X 나이키(Nike)
협업의 본질은 낯선 조합에서 나온다. 신체의 곡선과 긴장감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노울스와 퍼포먼스 혁신을 이끌어온 나이키의 만남은 가장 날카로운 협업 중 하나로 꼽힌다. 2026 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슈즈는 의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흐름으로 완성된 스타일링을 보여주었다.




나이키 에어맥스의 발레코어 버전이다. 유선형 패널과 슬림한 라스트, 메탈릭 소재에 스트랩을 더해 시각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측면에서 보면 날렵한 러닝화를, 위에서 보면 발레 슈즈를 떠올리게 하는 이중적인 실루엣이 특징이다. ‘에어 맥스 뮤즈’로 불리는 이 모델은 노울스 특유의 곡선적인 애슬레틱 룩과 함께 제시됐으며 현재 판매가 진행 중이다.
준야 와타나베 맨(Junya Watanabe Man) X 뉴발란스(New Balance)
꾸준히 협업을 이어온 두 브랜드의 완성도는 이번에도 유효하다. 준야 와타나베 맨과 뉴발란스는 2026 FW 컬렉션에서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과장없이 정제된 디자인으로 헤리티지를 다루는 방식이 얼마나 근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뉴발란스 P400을 바탕으로 올블랙 레더 어퍼를 적용하고, 엠보싱 처리된 ‘N’ 로고와 매끈한 곡선 패널로 절제된 분위기를 강조했다. 발목을 감싸는 구조와 안정적인 불륨이 단정한 실루엣을 유지한다. 텅에 비대칭으로 배치된 로고가 조용한 포인트가 된다.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베르사체(Versace) X 오니츠카 타이거(Onitsuka Tiger)
의외의 만남이 새로운 방향을 만든다. 강렬한 미학의 이탈리아 브랜드 베르사체와 스포츠 헤리티지를 자랑하는 일본 브랜드 오니츠카 타이거가 2026 SS 패션위크에서 만났다. 이번 협업은 퍼포먼스보다는 스타일에 무게를 두며 컬렉션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오니츠카 타이거 특유의 슬림한 라스트 위에 베르사체를 상징하는 메두사 스터드와 더블 스티치 스트라이프, 빈티지 가공 가죽을 더해 장식적인 밀도를 높였다. 동시에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로퍼도 함께 선보이며 스니커즈와 클래식 슈즈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총 8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되며, 봄 시즌 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