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밀러의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 릴레이 인터뷰 ② 남용식

나를 위한 인프라, 코즘 체어

허먼밀러는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를 통해 잘 앉는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그것은 곧 더 나은 자세를 만들고, 생각을 바꾸고, 생산성을 높이며, 결국 하루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믿음이다.

허먼밀러의 글로벌 캠페인 ‘Sit your best’ 릴레이 인터뷰 ② 남용식

허먼밀러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 온 사용자들을 만나는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 주인공은 다원앤컴퍼니 남용식 오피스&리모델링 부문 대표다. 국내 오피스 디자인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다원앤컴퍼니를 빼놓기는 어렵다. 구글코리아를 비롯해 네이버 판교 통합 오피스, 카카오 판교 아지트, 팩토리얼 성수 등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업무 공간들이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다. 수십 년간 다양한 규모의 오피스를 설계해 온 그에게 의자를 고르고 앉는 방식은 업무 환경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설계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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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의자를 고르는 기준이 생긴 건 언제부터인가?

보통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 식사 시간을 빼면 하루 꼬박 10시간 정도를 의자에서 보낸다. 그러다 보니 의자는 가구를 넘어 삶의 일부에 가깝다. 잊지 못하는 날이 있다. 프로젝트 마감이 몰아치던 때였다. 지독한 허리 통증 탓에 자꾸만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고, 어느샌가 작업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몸을 달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때 깨달았다. 의자는 사용자의 집중력과 체력을 밑바닥부터 받쳐주는 핵심 인프라라는 것을. 그날 이후로 의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ㅡ 코즘(Cosm)에 처음 앉았을 때의 감각을 기억하는가?

가장 먼저 생각한 건 ‘거의 아무것도 조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었다.(웃음) 대개의 오피스 체어는 등받이 각도나 요추 지지대 등 수많은 레버를 만지작거려야 겨우 몸에 맞춘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코즘은 앉는 순간 의자가 먼저 내 몸의 상태를 읽고, 자세에 따라 틸트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인상을 받았다. 앉은 지 두어 시간이 지났을 때는 이 의자가 무언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보통 그 정도 시간이 흐르면 허리가 뻐근해지거나 엉덩이가 저려오기 마련인데 코즘에서는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의자가 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기민하게 받쳐주는 느낌을 받았다.

업무 중 자세를 자주 바꾸는 편인가?

그렇다. 도면을 볼 때는 몸을 확 숙였다가, 일정을 셈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는 거의 눕듯이 등받이에 기댈 때가 있다. 회의를 할 때는 옆 사람 쪽으로 몸을 비스듬히 틀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자세를 취할 때마다 의자 어딘가가 몸에 걸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코즘은 그런 저항 없이 모든 움직임을 매끄럽게 따라온다. 몸을 이리저리 돌려도 등받이가 억지로 버티지 않고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아준다. 마치 잘 짜인 공간이 사람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 것처럼 사용자의 행동을 미리 읽고 설계했다는 인상이었다. 공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런 정교한 디테일이 깊이 와닿았다.

ㅡ 그러고 보니 좋은 공간과 좋은 의자,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공간은 그 안에 있는 사람이 공간의 존재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좋은 의자도 마찬가지다. 앉아 있는 동안 의자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조건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행동을 받아주는 유연성이다. 사람마다 앉는 습관이 다르고, 한 사람이라도 하루에 수십 번씩 자세를 바꾼다. 의자가 그 모든 변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내성이다. 처음 앉았을 때의 감동이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한다. 허먼밀러는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브랜드라는 확신이 든다.

‘잘 앉는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허먼밀러 ‘Sit your best’ 캠페인을 처음 접했을 때 묘하게 찔리는 지점이 있었다. 공간을 설계하면서도 정작 앉는다는 행위 자체를 의식적으로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오래 지켜보다 보니 앉는 일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잘 앉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세를 바르게 잡는 차원을 넘어선다.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에너지가 쉽게 소모되지 않는 상태, 즉 지속 가능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의자는 바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반이다. 코즘을 사용하며 잘 앉는 경험이 집중력과 창의성, 나아가 체력과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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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수많은 의자를 검토하고 골랐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인생 의자’라 부를 만한 모델이 있나?

서재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15년째 지키고 있는 임스 라운지 체어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벼르다 마침내 들였던 그날, 처음 느꼈던 설렘이 지금도 생생하다.

오피스 디자인을 시작할 때부터 찰스 임스가 우상이었다.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움켜쥔 그의 작업은 공간을 설계하는 내내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그 걸작들을 세상에 내놓은 허먼밀러 역시 내게는 단순한 가구 회사가 아니라 디자인 철학을 실천하는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임스 라운지 체어에서 시작된 애정과 신뢰가 지금의 코즘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즘의 본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라 말하고 싶은가?

‘나를 잊게 해준다’는 점이다. 몸이 불편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게 되고, 결국 내가 지금 해야 할 일과 생각에만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좋은 도구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는 사용하는 동안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즘은 바로 그 경지에 닿아 있는 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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