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6 시상식 리뷰

iF 디자인이 주목한 동시대 디자인 키워드는?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의 핵심 키워드는 AI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경험 중심 디자인이다. 지난 4월 27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Friedrichstadt-Palast) 예술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베 크레머링(Uwe Cremering) iF 디자인 CEO는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다”라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6 시상식 리뷰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의 핵심 키워드는 AI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경험 중심 디자인이다. 지난 4월 27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Friedrichstadt-Palast) 예술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베 크레머링(Uwe Cremering) iF 디자인 CEO는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다”라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음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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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 2026 시상식. 사회를 맡은 우베 크레머링 iF 디자인 CEO(좌)와 독일 방송인 카트린-뮐러 호헨슈타인(우) 사진 Marlena Waldhausen, Liesa Johannssen, Sophie Kirchner 제공 iF 디자인

2026년 어워드에는 전 세계 68개국에서 4837팀의 참가자가 1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출품하며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어워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1개국 12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총 3484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했고, 그중 단 74점이 골드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 발표에 앞서 우베 크레머링은 “누구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디자이너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성을 제안하는 능력에 있다”고 말하며 기술 과시보다 인간 중심적 사고와 책임 있는 혁신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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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 현장. 사진 Marlena Waldhausen, Liesa Johannssen, Sophie Kirchner 제공 iF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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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어워드 골드 수상자. 사진 Marlena Waldhausen, Liesa Johannssen, Sophie Kirchner 제공 iF 디자인

이러한 흐름은 수상작 전반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한 가전 소모품 선행 콘셉트’는 제품 단위의 친환경 접근을 넘어 생산과 사용, 폐기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 디자인 시스템으로 주목받았고, 기아의 PBV 모델 ‘PV5’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유연한 공간 플랫폼으로 재해석하며 경험 중심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골드 수상작 다수가 미적 완성도를 넘어 기술과 사회적 가치의 연결에 주목했다. 구글의 ‘프로젝트 보이스(Project Voice)’는 음성 장애 사용자의 독립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AI 기반 서비스로 인간 중심 기술의 가능성을 시사했고, ‘토킹 트리(Talking Tree)’는 관람객이 자연과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AI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으로 구현함으로써 기술과 환경을 연결했다. 또한 대기오염 데이터를 식용 케이크 형태로 시각화한 ‘카본 케이크(Carbon Cakes)’는 환경 문제를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으로 전환하며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평생공로상 수상자 발표였다. 2024년 디터람스, 2025년 노먼 포스터에 이어 2026년 수상자로는 스페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파트리샤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가 선정됐다. 크리스토프 뵈닝거(Christoph Böninger) iF 디자인 재단 이사장은 “파트리샤 우르키올라는 감각적 접근과 소재에 대한 깊은 탐구, 기술적 혁신을 결합하며 가구에서 건축,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통해 동시대 디자인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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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어워드 2026 평생공로상 수상자 파트리샤 우르키올라. 사진 Marlena Waldhausen, Liesa Johannssen, Sophie Kirchner 제공 iF 디자인

이어 크리스토프 뵈닝거는 iF 디자인 재단의 주요 활동과 향후 방향성을 소개하며 오늘날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과 디자인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 ‘디자인 교육을 디자인하다(Designing Design Education)’를 통해 디자인 커리큘럼 혁신 인사이트를 전 세계 교육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오픈형 툴박스로 공개했으며, 오는 6월에는 디자이너와 리더를 위한 역량 강화 지침서 <러닝 사이언스(Learning Sciences)>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iF가 시상 기관의 역할을 넘어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디자인 어워드와 트렌드 리포트, 디자인 아카데미, 재단 활동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기업과 크리에이터가 복잡한 변화 속에서 스스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iF가 연구와 교육, 담론 생산을 아우르는 디자인 생태계 구축자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iF 디자인 재단 창립 75주년을 맞는 2028년에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테제를 제시할 계획으로, 향후 iF가 펼쳐갈 담론과 방향성에 대한 기대를 불러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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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뵈닝거 iF 디자인 재단 이사장은 재단의 주요 활동과 향후 방향성을 소개했다. 사진 Marlena Waldhausen, Liesa Johannssen, Sophie Kirchner 제공 iF 디자인

시상식 다음 날 열린 iF 디자인 트렌드 콘퍼런스에서는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대화’를 주제로 생성형 인공지능과 인간의 창의성이 어떻게 공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알고리즘 중심 사고를 넘어 개성과 태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연사로는 AI 시대 인간의 불완전성의 가치를 조명한 디자이너 브랑코 루키치(Branko Lukic), ‘핸드 싱킹(Hand Thinking)’을 통해 아날로그적 창의성의 중요성을 조명한 바르셀로나 기반 그래픽 디자이너 보르하 마르티네스 페레스(Borja Martinez Pérez), 공공 공간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스튜디오 데일리 투 레 주르(Daily tous les jours)의 무나 안드라오스(Mouna Andraos)와 멜리사 몽기아(Melissa Mongiat), 그리고 자동화 시대의 창의성을 탐구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로버트 호지(Robert Hodgin) 등이 참여했다. 인간의 감각과 경험을 중심으로 AI와 기술의 역할을 재해석하려는 논의가 이어진 가운데, iF 디자인은 시상식을 넘어 동시대 디자인 담론을 생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확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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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트렌드 콘퍼런스가 열린 AXICA 콘퍼런스 홀.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다. 사진 Anne Freitag Photography 제공 iF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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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의성과 AI의 대화’를 주제로 열린 iF 디자인 트렌드 콘퍼런스. 사진 Anne Freitag Photography 제공 iF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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