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배달의민족 새 얼굴, 도치학 캐릭터 디자인
배달의민족이 10년 넘게 상징처럼 자리했던 ‘배달이친구들’을 비워내고 새 얼굴 ‘도치학’을 선보였다. 단순한 캐릭터 교체를 넘어 브랜드 체질을 전면 쇄신하는 ‘리셋’을 단행한 배경과 그 이면의 기획 의도를 소개한다.

[Project+]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클라이언트의 기획 의도를 담은 1편과 디자이너의 디자인 스토리를 풀어낸 2편을 한 시리즈로 구성해 격주마다 선보입니다.
3줄 요약
- 배달의민족이 새 캐릭터 ‘도치학’을 선보였습니다. 한국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얻은 고슴도치와 학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 도치학은 배달의 결정적 순간인 ‘도착’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동네에 뿌리를 둔 ‘하이퍼 로컬 서비스’로서의 온기를 전합니다.
- 캐릭터 도치학은 10년 만의 브랜드 리셋을 알리는 새 얼굴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신규 캐릭터를 공개했다. 한국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얻어 고슴도치와 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름은 ‘도치학’. 배달의 결정적 순간인 ‘도착’을 위트 있게 비튼 언어유희가 돋보인다. 지난 10년간 브랜드를 대변해 온 캐릭터 ‘배달이친구들’을 뒤로하고 전면적인 ‘리셋’을 단행한 배달의민족 브랜딩 의도를 들여다본다.
PLUS 1. 배달의민족, 리셋을 선언하다
배달의민족이 10년간 고수해 온 캐릭터 ‘배달이친구들’을 거두고 새 얼굴 ‘도치학’을 선보였다. 내부에서는 이를 단순한 캐릭터 교체로 보지 않는다. 한명수 CCO는 이를 두고 단호하게 ‘리셋(Reset)’이라 정의한다. 캐릭터 하나를 바꾸는 작업 이면에 브랜드 전체를 완전히 뒤엎어야 할 당위가 있었다는 뜻이다. 창업주가 물러나고, 플랫폼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기업이 짊어질 사회적 책임은 이전보다 훨씬 무거워졌다. 복잡해진 시장 생태계 속에서 이용자에게 닿는 서비스마저 복잡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이는 외부 고객에게 전할 신선함 못지않게, 내부 조직을 향한 강력한 선언이기도 하다. 10년 넘게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낡아 보이는 까닭은 겉모습이 아니라 ‘정신과 태도의 낡음’에서 비롯한다는 문제 의식이 출발점이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명제를 경영에 투영하기 위해, 매일 마주하는 서비스의 시각 언어부터 비워내며 겉과 속을 일치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다.
“10년 넘게 구축했던 이미지가 낡아짐은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CCO
스타일 때문이 아니라 ‘정신과 태도의 낡음’에서 기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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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글꼴, 그래픽 모티프만 바꾸어도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인상을 좌우하는 캐릭터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안겼다. 지난 10년간 서비스를 이끌어온 텔러(Teller) ‘배달이친구들’의 개성이 뚜렷했던 탓. 처음에는 캐릭터를 아예 없애고 기능에 집중한 미니멀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막상 캐릭터를 덜어내니 브랜드의 인상이 다소 건조해졌다. 지역에 뿌리를 둔 초개인화 서비스인 ‘하이퍼 로컬(Hyper Local)’로서의 온기를 드러내기에도 시각 자산이 부족했다. 사람다운 온기를 채울 매개체가 필요했고, “배민만의 영혼을 불어넣어 달라”는 경영진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생명체를 빚어내는 여정이 시작됐다.
PLUS 2. 동물을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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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새로운 브랜드 페르소나의 외형으로 주목한 대상은 동물이다. 과거 ‘배달이’ 세계관을 넓히며 ‘냥이배달이’를 선보였을 때 얻은 확신이 바탕에 있었다. 동물 캐릭터는 특정 문화권이나 세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대중에게 직관적인 호감을 끌어낸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텔러로서 전달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아 오랜 생명력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10년간 뇌리에 깊게 박힌, 투박하고 육중한 ‘배달이’의 빈자리를 채울 때도 심리 장벽을 낮춰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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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캐릭터는 온 인류가 좋아합니다. 심지어 뱀도 예쁘게 그리면 좋아하거든요.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CCO
텔러로서 훌륭하게 기능하면서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습니다.”
관건은 ‘수많은 동물 중 어떤 형상이 배달의민족의 서비스 맥락과 일치하는가’였다. 배달의민족은 캐릭터 시장에서 관습적으로 차용되는 과도한 귀여움이나 짧은 유행, 억지스러운 세계관을 걷어내고 기본에 충실한 형태를 건져 올렸다. 바로 고슴도치와 학, ‘도치학’이다. 땅 위를 부지런히 오가며 물건을 나르는 성실한 일꾼 고슴도치 ‘도치’와, 하늘을 날며 복을 전하는 도사 같은 존재 ‘학’을 짝지었다. 둥글고 납작한 도치와 길쭉하고 우아한 학이라는 조형의 대비는 플랫한 모바일 화면에서도 자연스러운 리듬을 형성하며, 설명 없이도 한눈에 전달되는 친근한 페어링을 완성한다.
PLUS 3. 조직을 설득하는 법
규모가 큰 시스템 안에서 새로운 시각 자산을 안착시킬 때 마주하는 가장 큰 문턱은 내부 구성원의 지지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작업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내부 인력으로 완수했다. 외부 전문가에게 의존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소통 비용과 시간 소모를 줄이고, 서비스 맥락을 가장 깊이 꿰고 있는 내부 창작자들의 감각을 믿은 결과다. 과도한 콘셉트나 억지스러운 서사를 피해 기본에 충실한 결과물을 길어 올린 힘 역시, 한두 사람의 솜씨가 아닌 배민 조직 특유의 ‘공동체적 똘끼와 자유로움’에서 나왔다.
“브랜딩이란 사내 구성원들의 단단한 지지와 애정에서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CCO
출발해 외부로 확산하는 법입니다.”
![[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6 20261019074048 20261019 074048](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10/19164051/20261019074048-20261019_074048-832x818.png)
수많은 구성원이 모인 조직에서 온전한 이해와 합의를 도출하는 힘은 결코 두꺼운 보고서나 복잡한 논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왜 바꾸어야 하는가?’라는 당위적 질문부터 저마다 다른 취향,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들로부터 “음, 좋은데!”라는 합일된 반응을 끌어내는 열쇠는 단번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공감과 매력이다. 세계적인 거장 디자이너가 만든 결과물이라 해도 숫자와 통계, 추상적인 개념만 앞세운다면 조직 안에서 잡음만 낳는다. 이견을 잠재우고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에 움직이는 힘은 문화 맥락을 정확히 짚어낸 감각 경험에 있다.
PLUS 4. 일상에서 다정하게 스며들기
새 캐릭터 ‘도치학’의 론칭 직후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포착되는 초기 반응은 고무적이다. ‘도치학’이라는 이름 자체가 지닌 선명하고 직관적인 인상 덕분에 댓글 창에는 “배민과 딱이다”, “원래 우리 배민이랑 함께였던 것 같다”, “예전보다 귀여운 녀석들이 나타나 반갑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거창한 세계관이나 설명을 덧붙이기보다 직관적인 네이밍과 형상으로 사용자 스스로 친근함을 느끼도록 유도한 배달의민족의 접근이 적중한 셈이다.
![[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7 20261020021519 20261020 021519](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10/20111603/20261020021519-20261020_021519-832x1162.png)
![[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8 20261020021518 20261020 021518](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10/20111616/20261020021518-20261020_021518-832x1162.png)
배달의민족이 다져가고자 하는 브랜드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동네와 골목에 뿌리를 둔 ‘하이퍼 로컬 서비스’에 걸맞게, 사람에게 더 살갑게 다가가며 일상의 세심한 감정을 보살피는 존재로 자리 잡는 것이다. AI와 기술의 효율성만을 앞세운 건조하고 메마른 인터페이스를 넘어, 일상의 문 앞에서 온기와 위트를 건네는 플랫폼의 얼굴로 활약할 ‘도치학’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Information
배달의민족 신규 캐릭터 ‘도치학’ 디자인
기획 및 디자인 총괄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CCO)
캐릭터 디자인 안수형, 이정화, 전수빈, 이효림, 손영규, 최애지, 한상국, 서연우, 정지운
서체 디자인 안수형, 최애지, 전수빈, 한상국, 조문경, 오선정
![[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9 20261020053833 20261020 053833](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10/20143835/20261020053833-20261020_053833-832x832.jpg)
![[Project+] 배달의민족에 도치와 학이 도착한 이유는? ① 10 20261020053839 20261020 053839](https://design-plus.storage.googleapis.com/wp-content/uploads/2026/10/20143840/20261020053839-20261020_053839-832x8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