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 시대의 디자인 지식재산권, 김웅 변리사

김웅 변리사는 17년째 디자인 저작권 전문 변리사로 활동하며 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힘써왔다.

웹 3.0 시대의 디자인 지식재산권, 김웅 변리사

김웅 변리사는 17년째 디자인 저작권 전문 변리사로 활동하며 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힘써왔다. 특히 2010년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소송에서 맹활약한 바 있는 그는 웹 3.0 시대에도 디자인권의 중요성은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디자인 전문 변리사다.

처음부터 디자인 전문 변리사였던 것은 아니다. 원래 기술과 디자인 관련 특허 업무를 병행했는데 2011년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커리어의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스마트폰 디자인을 두고 수년간 이어진 소송에서 삼성전자 측 대리인을 맡았는데, 산업 디자인을 깊이 공부하고 소송을 지켜보면서 디자인 특허가 블루 오션이라고 판단했다. 디자인이 그래픽이나 제품의 외형을 넘어 사용자 경험까지 포괄하며 그 범위가 확장되고,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이 이루어지면 기존과 다른 양상의 저작권 및 특허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이에 따라 이를 맡을 전문 변리사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 보았다.

다른 분야와 구분되는 디자인 특허만의 특징이 있다면?

시장의 변화 속도 빠른 만큼 디자인 특허 분야도 매우 역동적이다. 소비자들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개발하는 제품·서비스 디자인은 변화가 잦기에 특허 심사도, 출원도 다른 분야보다 확실히 빠르다. 기술 특허 분야보다 모방 관련 이슈가 훨씬 많다는 점도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 자체적으로 합의하는 경우가 많아 드러나지 않을 뿐, 하루에 한두 건씩 디자인권 침해 상담을 할 정도로 쟁점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지난 10년간 부분 디자인 출원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부분 디자인 출원 제도는 디자인 중 특정 주요 부분에만 한정해 권리를 설정할 수 있는 제도로, 2001년 도입 이래 출원 건수 자체도, 전체 출원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금은 디자인 특허 출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한 제품 안에서도 수십 개의 부분 디자인을 출원할 수 있게 되면서 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을 보다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소송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둥근 직사각형 모서리, 베젤 등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전개한 것을 통해 국내 디자인계에도 부분 디자인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요즘 디자인계의 트렌드 중 지식재산권과 관련하여 주목하는 현상이 있나?

메타버스와 NFT의 등장이다. NFT는 일종의 ‘디지털 소장용 자산’이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디지털 디자인도 개인이 소장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소유 기록도 해킹 걱정 없이 안전하게 보존된다. 월간 〈디자인〉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도 최근 이 획기적인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으로 안다(136쪽 참고). 하지만 타인의 작품을 표절해 NFT화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사전에 디자인권 출원을 마쳐야 한다. 특허청에서 부여하는 출원 번호를 작품 설명란에 기입하고 민팅하면 표절이나 도용에 대한 걱정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심할 수 있다. 또 증강현실을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눈여겨보고 있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흔히 가상현실부터 떠올리지만, 가상현실 플랫폼의 기술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강현실형 플랫폼의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 다양한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디자인 도용 사례도 부각될 것이다.

월간 〈디자인〉의 클래스 프로젝트 ‘어바웃 디’를 통해 지식재산권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특히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선정자들의 청강을 추천한다고.

영 디자이너로 선정되는 디자이너들에게 지식재산권 보호와 출원 노하우, 디자인권 등록 방법 등에 관한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을 하려고 한다. 최근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디자인보호법을 비롯한 관련 법이 일부 개정되었다.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식재산권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그동안 디자인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왔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나?

처음 지식재산권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해도 디자인계의 큰 공감을 얻지 못했다. 법이나 지식재산권은 디자이너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본 것인지, 이제는 디자이너 스스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과 출원 노하우를 주변에 전파하는 등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그럼에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 밥을 먹고 나면 양치질을 하듯 디자인을 창작하고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디자인권 등록이 습관처럼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디자인을 개발하는 일 못지 않게 디자인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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