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머니드림 캠페인

브랜딩 전문 기업 더워터멜론과 함께 폐지폐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직접 개발해 베개 충전재로 사용하고, 베개 커버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다.

하나은행 머니드림 캠페인

은행에서 만든 달력을 벽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다. 핀테크나 플랫폼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기,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은행에 방문할 크고 작은 구실을 만들어 달력을 받아 오곤 했다. 그러니까 은행은 굿즈 마케팅의 선구자였고 달력은 ‘돈 기운’을 품은 은행의 상징적인 아이템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흘러 더 이상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도 이체와 대출이 가능한 시대, 현금 없는 세상이 도래해도 돈 기운을 받고자 하는 소망은 유효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은행은 돈 기운을 다시금 전파시킬 매개체를 찾았다. 바로 베개다. 그것도 그냥 베개가 아닌 돈으로 만든 베개다. 브랜딩 전문 기업 더워터멜론과 함께 폐지폐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직접 개발해 베개 충전재로 사용하고, 베개 커버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다. ‘머니드림Money Dream’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의 캠페인에는 고객들에게 돈 기운을 선물한다는 취지 외에 하나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하나원큐’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브랜드 전략도 함께 담겨 있다. 실제로 하나원큐에 접속하면 해당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고, 5000개 한정으로 제작한 머니드림 베개를 증정한다. 폐기물의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지금, 은행만이 접근할 수 있는 지폐라는 소재를 활용한 점이 현명하다. 대부분의 화폐 거래가 디지털로 이뤄지는 가운데 실제로 폐기되는 지폐의 양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 버려지는 폐지폐는 6억 800만 장, 이를 차곡차곡 쌓는다면 무려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7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폐지폐의 재활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폐지를 새로운 소재로 개발하는 일은 흔하지만 ‘지폐였던 종이’는 또 다른 소재가 되기에는 가격이 높아 경제적인 선택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과 더워터멜론은 디지털 시대, 다양한 이유로 외면받는 지폐를 은행만의 정체성이 돋보이게 만들 아이템으로 인식의 전환을 꾀했다. 하나은행은 2023년 연말까지 총 20톤, 1424억 원의 폐지폐를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머니드림 캠페인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왼쪽부터) 송창렬 더워터멜론 대표, 박준석 하나은행 디지털마케팅부 리더, 오형균 더워터멜론 이사
“ 지속 가능성을 진지한 태도로 다루기 위해 은행업의 본질을 연결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번 머니드림 캠페인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머니드림’은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뱅킹 앱인 하나원큐에 가입하면 혜택을 ‘드린다’는 의미도 있고, 소비자가 폐지폐로 만든 베개를 베고 자며 꿈꿀 수 있는 부자의 ‘꿈’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폐지폐가 새로운 활용처를 갖게 되는, 다시 말해 지폐 입장에서의 새로운 꿈이란 뜻도 담았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폐지폐로 제작한 상품인데, 지속 가능성을 진지한 태도로 다루기 위해 은행업의 본질을 연결시키고자 한 것이다.

캠페인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도 폐지폐는 생소한 소재였을 텐데,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한 해 버려지는 폐지폐의 양을 금액으로 치환하면 4조 7000억 원, 더 놀라운 사실은 2022년 지폐 재활용률이 0%였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포착되자 기획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새로운 충전재를 개발, 제작하는 데에는 반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다. 펄프화된 폐지폐를 경화시키는 방법부터 친환경 소재와 결합하는 방법까지 전 과정을 모두 새롭게 만들어내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무게, 실용성, 경제성, 또 세탁이 가능한지 등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했는데 무엇 하나 쉬운 과정이 없었다. 하나은행과 더워터멜론 팀, ACA 박현진 실장, 썸데이스프링 프로덕션 소윤성 감독 등 수많은 협업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머리를 맞댄 결과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클라이언트와 광고 회사의 경직된 관계가 아니라 한 팀처럼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의사소통 과정과 신뢰다. 하나은행 박준석 리더가 ‘은행 달력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돈 기운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하며 기획이 시작됐고, 여기에 오형균 이사가 “폐지폐를 재활용해 돈을 베고 자는 베개를 만들자. 그러면 돈 기운과 함께 은행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캠페인이 될 것이다. 이름은 머니드림으로 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다음 날 박준석 리더가 폐지폐 재활용 공장을 찾아 알려줬다. 더워터멜론의 설계에 하나은행이 전적으로 신뢰하고, 또 함께 발로 뛴 것이다.

머니드림 캠페인 이후 계획도 준비되어 있나?

베개로 사람의 일상 중 잠자는 8시간을 기분 좋은 꿈으로 채웠으니 다음은 남은 16시간과 관련된 무언가다. 이 또한 폐지폐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하나은행만이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 추구 방식이자 또 하나의 아이덴티티가 될지도 모른다.

글 박슬기 기자 인물 사진 이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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