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진격 중인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 원더월 (Wonderwall)

2000년 설립 이래 뉴욕, 파리, 도쿄, 서울 등 주요 도시를 오가며 자신들의 족적을 남기고 있는 같은 이름의 디자인 회사 원더월(Wonderwall Inc.)이 바로 그 주인공. 매장, 도서관,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는 원더월의 중심에는 가타야마 마사미치(片山正道)가 있다.

전 세계로 진격 중인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 원더월 (Wonderwall)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록 밴드 오아시스의 리더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가 부른 노래 ‘원더월(Wonderwall)’을 기억할 것이다. 제2의 영국 국가, 브릿팝의 전설로 불리는 이 노래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즐겨 듣는 불후의 명곡이다. 그런데 이 음악처럼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디자인 오피스가 있다. 2000년 설립 이래 뉴욕, 파리, 도쿄, 서울 등 주요 도시를 오가며 자신들의 족적을 남기고 있는 같은 이름의 디자인 회사 원더월(Wonderwall Inc.)이 바로 그 주인공. 매장, 도서관, 호텔, 레스토랑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는 원더월의 중심에는 가타야마 마사미치(片山正道)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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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더 바톤(Pass the Baton) 오모테산도, 2010
클라이언트 스마일즈
마루노우치에 세운 1호점에 이은 두 번째 패스 더 바톤 매장. ‘애착을 가진 물건을 다음 사람에게 전달해가는 패스 더 바톤’이라는 콘셉트를 공간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의 디자인 철학은 원더월이 지치지 않고 앞으로 진격하게 만드는 무한 동력 장치가 됐다. 가타야마가 애초부터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로 꿈꾼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땐 야구 선수, 학창 시절에는 뮤지션이 되길 원했다. 인테리어 공부를 해서 가업인 가구점을 잇길 바랐던 아버지의 권유로 디자인 전문학교에 들어갔지만, 이후에도 학업보다는 펑크 레코드 매장이나 구제 옷을 찾아다니기 바빴다. 그런 그가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음악과 패션 산업 저변에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부터다. 졸업 후 몇 개의 인테리어 사무소를 거치며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쌓고 26세가 되던 해에 독립 스튜디오를 오픈했지만 그 길 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일본의 버블 경제가 꺼지며 시련을 겪어야만 했던 것. 몇 년간 일이 없을 정도로 길고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클라이언트가 없던 이 때야말로 디자인의 존재 이유와 껍데기가 아닌 내용의 ‘멋’에 대해 순수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강조한다. 큰 수입이 없었는데도 절망하거나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 거의 5년을 매일같이 일이 없어도 사무실에 나와 밤을 지새우며 디자인에 대해 고민했고 떳떳하게 이름을 밝힐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과감히 거절했다. 그러다 1998년 어패럴 숍 나우히어 비지 워크숍(Nowhere Busy Work Shop Ⓡ) 하라주쿠의 공간 디자인을 맡으면서 비로소 빛을 보며 ‘진격’을 시작한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뮤지션 니고(NIGOⓇ)와 패션과 음악을 사랑해 마지않던 가타야마의 만남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분출했다. 인고의 시간 속에서 다져진 특유의 성실함은 원더월을 유명 디자인 오피스의 반열에 올려놨고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마다 연일 화제를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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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섹트 바이 렉서스 도쿄, 2013
클라이언트 렉서스
렉서스의 첫 번째 글로벌 플래그십 스페이스. 스핀들 그릴(Spindle Grill)에서 영감을 받은 파사드와 자동차 부품으로 가득 채운 벽면 등 렉서스의 구성 요소와 정교한 기술을 공간 언어로 재편집했다. 복잡한 도심 속 여유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한 원더월이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으면서다. 2006년 당시 사운을 걸고 해외 진출을 시도한 유니클로는 원더월에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맡겼고 이제 원더월의 디자인 사전에 ‘국경’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80%가 해외에서 이뤄질 정도. 미국의 경영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이런 가타야마를 2009년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 파트너 100인’의 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함’과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120%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수많은 클라이언트가 연달아 프로젝트를 의뢰한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각각의 프로젝트에 대해 언제나 초심으로 다가가려 한다. 디자인에 앞서 클라이언트를 이해하기 위해 사전에 몰래 쇼핑을 가기도 하고 역사에 대해서도 철저히 연구하려 한다.” 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을 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진행을 중단하고 클라이언트와의 의견 조율에 힘쓴다. “첫눈에 보고 ‘원더월이구나!’ 하는 디자인은 원치 않는다. 오히려 고정적인 수법에서 도망칠 궁리만 한다.” 그런 까닭에 지금까지 그들이 디자인해온 공간에는 흔히 말하는 시그니처적 표현을 찾기 힘들다. 공간의 목적과 대상, 위치 등에 따라 소재와 마감, 컬러링, 플랜 등을 자유롭게 변주해 다양한 공간적 체험을 선사한다는 뜻. 언제나 사람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원더월. 이들의 ‘벽(wall)’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가타야마 특유의 우직함이다. 그리고 이 벽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더월이 더 넓은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글: 남미혜, 담당: 최명환 기자, 사진 제공: 원더월

원더월
2000년 가타야마 마사미치가 설립한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 원더월은 자유로운 발상,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균형 감각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유니클로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뉴욕, 파리, 긴자, 상하이 등),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 파리 아오야마, 나이키 하라주쿠, 요요기 빌리지, 톰 브라운 뉴욕(Thom Browne New York) 아오야마, 인터섹트 바이 렉서스(Intersect by Lexus) 도쿄, 리츠칼튼 홍콩 메인 바 오존(Ozone) 등이 있다. 가타야마는 2011년부터 무사시노 미술대학 공간연출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3년에는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국가대표 축구 선수, 뮤지션, 영화감독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를 초빙해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특별 강의 ‘인스티게이터(Instigator)를 기획했는데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부터 학생들이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이 강연 내용을 정리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자> (매거진 하우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wonder-w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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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타야마 마사미치 원더월 대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공간을 통해 감정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가구점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권유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아버지는 매우 성실한 분이셨다. 소매점을 운영하셨는데 주말이나 휴일에도 언제나 가게 일이 우선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는 아마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되길 바랐던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가 한창이었다. 해외의 스타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기였기에 내가 좋아하는 패션이나 음악 안에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읽을 수 있었고 이것이 공간 디자인에 대한 흥미로 이어졌다.

1992년 원더월의 전신인 H.디자인 어소시에이트를 설립했다. 독립 전까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졸업 후 여러 인테리어 사무소을 거치며 실무를 익혔다. 독립에 대한 생각은 항상 있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는데 퇴사 후 1년간 미국과 유럽을 여행하면서 마음을 먹게 되었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1992년 친구들과 디자인 스튜디오 H.디자인 어소시에이트를 세웠는데 이 회사는 원더월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팀 해산 후 2000년부터는 원더월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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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하라주쿠, 2009
클라이언트 나이키
도쿄의 첫 번째 나이키 플래그십 스토어인 이 매장은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디자인 콘셉트는 ‘플레이 그라운드’. 나이키 신발로 제작한 샹들리에나 스니커 와플 등 나이키만의 매력을 활용한 인테리어 아이템이 재미를 더한다. 건물이 세워진 오모테산도의 동선을 고려해 건물 양 끝에 입구를 설치해 지나가던 사람들이 자연스레 매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이름의 영화, 노래 제목도 있는데, ‘원더월’이란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

회사 이름을 고민하면서 의도적으로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피하려고 했다. 앞으로 진행할 일의 영역을 한정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땅한 이름을 짓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어 고민하던 중 CD 선반에 꽂혀 있던 스티비 원더의 음반이 눈에 들어왔다. ‘원더’라는 두 글자를 정하고 보니 오아시스의 명곡 ‘원더월’이 떠올랐고 제인 버킨 주연의 영화 <원더월>도 생각났다. 음악, 문화적인 요소가 녹아 있는 단어 같아서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어감 자체가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좋았다. ‘원더월’이란 단어에는 ‘영원히 계속되는 벽’, ‘종착지’라는 의미가 있는데 디자인 오피스 원더월이 클라이언트에게 종착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원더월의 프로젝트들을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원더월이 지향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새로움’을 표현하는 것 이상이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을 수 있는, 공간의 존재 방식과 이를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신선한 놀라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완성된 공간 안에서 만들어지는 ‘풍경’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장 공간을 디자인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통이다. 디자인은 클라이언트 혹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다. 따라서 각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를 정확히 이해한 뒤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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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브라운 뉴욕 아오야마, 2013
클라이언트 톰 브라운
남성복 디자인 브랜드 톰 브라운의 일본 첫 플래그십 스토어. 짙은 회색빛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폐쇄적 느낌의 파사드와 유리로 극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원더월 하면 역시 유니클로를 비롯한 대규모 어패럴 숍 이미지가 강하다. 매장 인테리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유니클로 플래그십 스토어 등 대규모 리테일 숍으로 원더월에 대해 알게 된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디자이너 혹은 클라이언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담아낸 소규모 어패럴 숍이나 디자이너 부티크, 리사이클 숍(패스 더 바톤), 디저트 숍(피에르 에르메) 등의 인테리어도 다수 진행했다. 프로젝트 규모에 관계없이 디자인을 진행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클라이언트, 혹은 해당 브랜드가 어떻게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해 갈 것인가에 있다. 물론 그 소통의 수단은 디자인이다. 유니클로스러움. 나이키 스러움, 피에르 에르메스러움 등 개성이 각각 전혀 다르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모두 다르다. 그 포인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행한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해외 프로젝트다. 글로벌 브랜드가 원더월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몇 년간 해외 프로젝트가 압도적으로 늘어났는데 모든 프로젝트에 성실하게 임했던 것이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핑 천국이자 소비 대국이다. 원더월이 그런 일본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만큼 소비에 대한 접근 방식이 그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이야말로 세계 공통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서 ‘국경’이란 단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해외’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다. 그만큼 일본 디자이너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는 뜻일 것이다. 단, 장소에 따라 원칙이나 규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시공 기술이 일본에 비해 부족한 나라에서 난이도 높은 디자인을 제안한다면 좋은 공간으로 완성되기 힘들다. 반대로 시공 기술이 일본보다 뛰어난 곳에서 그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디자인한다면 여러모로 아까울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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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만구 가마도 신사 수여소, 2012
클라이언트 호만구 가마도 신사
후쿠오카현 다자이후 호만구 가마도 신사 건립 1350주년을 기념하는 참집전(參集殿)과 오마모리(부적) 수여소를 재건축하는 프로젝트였다. 건축은 일본의 신사 건축 전문가 다네무라 쓰요시가, 수여소 인테리어는 원더월이 맡았다. 인연을 만나게 해준다는 신사의 오랜 전설을 모티브로 옅은 분홍빛 대리석과 신사의 심벌인 벚꽃 문양을 사용해 만남과 사랑을 표현했다.
지난해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디자인했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현대카드만큼 디자인에 대한 의식이 높은 회사는 드물다. 디자인에 대한 제약이 없고 어려운 제안도 받아들이는, 디자이너에게 이상적인 클라이언트다. 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프로젝트의 진행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모바일 온라인 커머스가 대세인 시대다. 대부분의 쇼핑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시대에 리테일 숍은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할까?

물건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그 장소를 찾아가고 싶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쇼핑을 하고 싶은 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이길 무언가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그곳을 굳이 찾아가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터섹트 바이 렉서스 도쿄, 후쿠오카의 다자이후 가마도 신사 사무실 등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의 파사드나 공간에 사용한 패턴에서는 일본의 전통과 양식에 대한 경의가 느껴진다. 원더월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전통이란 어떤 의미가 있나?

전통뿐 아니라 다양한 컨텍스트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전통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오래된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 안에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그만큼 디자이너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며 과거를 돌이켜보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전통을 재해석할 때는 무엇보다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앞의 껍데기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전통적 형태나 소재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배경을 탐구하고 이해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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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히어(Nowhere) 하라주쿠, 1998
간접조명을 설치한 바닥, 벽의 일부가 연장된 선반 등 당시 인테리어에서 찾아볼 수 없던 다양한 시도로 오픈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어 베이싱 에이프의 창업자이자 뮤지션인 니고와 함께한 첫 프로젝트로 가타야마가 디자이너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꼽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공간연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데, 어떤 점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나?

대학에서는 디자인의 노하우를 전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디자인에 정답이란 없다. 발상의 범위와 표현하는 방법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싶다. 기술의 습득보다는 개개인이 가진 배경을 이해하고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끌어내며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업에 임한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자>라는 책도 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디자이너의 정의는 무엇인가?

풍요로운 생활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 그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디자이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한정해 정의하자면 공간을 통해 감정을 움직이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매일 아침 당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어떤 사진이 올라올지 기대하며 보고 있다. 하루에 비행을 세 번 하는 날도 있을 정도로 신출귀몰하더라.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 에너지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호기심과 욕심.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지금도 여전하다.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내게 없는 것을 발견하고 자극받는다. 한 달에 한 번 쉴 수 있을까 말까 한 스케줄이다. 개인적인 생활과 일의 균형은 남들이 봤을 때 나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4시간은 쓰기 나름. 한정된 시간 안에서 그 사용법에 대해 생각한다. 디자인은 직업이라기 보다는 내 라이프 워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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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2014
클라이언트 현대카드
‘호기심으로 가득한 상자’를 콘셉트로 했다. 이곳을 찾는 것 자체를 하나의 여행으로 보고 여행에 관한 정보와 경험, 물질을 공간 구석구석에 밀도 있게 채웠다.
공간 디자인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더욱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스 살롱을 만들고 싶다. 얼핏 디자인과는 관계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크리에이티브로 연결될 수 있다.

요즘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

유니클로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동시에 일본에서 호텔 프로젝트를, 뉴욕과 두바이에서 인터섹트 바이 렉서스를, 오스트리아에서 쇼핑센터를, 파리에서 소규모 럭셔리 백 부티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아직 계약상 밝힐 수 없는 프로젝트가 많다. 상세한 내용은 원더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전하겠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443호(2015.05)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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