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의 새 얼굴을 디자인한 MS 시니어 디렉터, 니콜라스 덴헤즈

올해 연말, 약 480억 달러(약 60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비디오 게임기(콘솔)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다.

엑스박스의 새 얼굴을 디자인한 MS 시니어 디렉터, 니콜라스 덴헤즈

올해 연말, 약 480억 달러(약 60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비디오 게임기(콘솔)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다. 콘솔 시장은 6~7년에 한 번씩 세대교체를 하는데 올해 소니는 PS5를, MS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리즈 엑스’의 디자인에 참여한 MS 본사 디바이스 디자인팀의 니콜라스 덴헤즈Nicolas Denhez 시니어 디렉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니콜라스 덴헤즈
MS 디바이스 디자인팀의 시니어 디렉터. 엑스박스와 홀로렌즈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현재는 엑스박스, AR과 VR 장치를 활용한 미래의 게임 장치를 연구하고 있다. MS 입사 전에는 델에서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며 아다모Adamo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을 디자인했고 루나디자인, 삼성전자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엑스박스의 새로운 디자인이 발표되었다. 사각형의 타워 외형으로 첫 느낌은 소형 데스크톱 PC에 가깝다.

2017년부터 시리즈 엑스를 위한 전담 팀을 구성했고, 나도 여기에 참여해 고성능 콘솔의 설계와 디자인을 진행했다. 매우 심플한 데스크톱 PC 형태는 열 냉각과 저소음, 최적의 내부 레이아웃을 두루 고려한 결과다. 3년간 실험을 거듭하며 다양한 형태를 고려했고 결국 군더더기 없는 타워형의 현재 모습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세로로 긴 타워 외형은 처음이지만 전작보다 더욱 간결해진 느낌이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 꼭 필요한 몇 가지 요소만으로 콘솔을 설계했다. 특히 이 제품의 수명은 평균 6년으로 길기 때문에 제품을 매일 사용할 사용자 측면에서 접근했다. 일상에서 사용할 때 튀지 않으면서 복잡한 기술은 제품의 디테일에 녹이는 식이다. 사용자가 게임 화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택했다. 반면에 컨트롤러는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인체 공학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물론 이 제품은 홀로렌즈 같은 MS의 다른 제품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MS의 모든 제품은 프리미엄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어떤 제품이라도 그렇다.

제품의 기술력은 상향 평준화된 지 오래다. 요즘엔 CMF에서 제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MS의 디자인팀은 항상 새 기계에 적용할 새로운 소재와 마감재를 찾고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쏟는다. 이런 시간이 축적되면서 프리미엄급 플라스틱 사출 성형의 전문가가 되었다. 전작과 같이 쿨링 벤트cooling vent를 심플한 원형으로 디자인하고 살짝 오목하게 처리된 부분에 엑스박스를 상징하는 컬러를 적용한 것도 이번에 신경 쓴 부분이다.

엑스박스 시리즈는 엑스박스 원 이후로 많은 변화를 거쳤다. 당시 MS에서 일하던 한국 디자이너 유영규(현 클라우드앤코 대표)가 엑스박스 원 에스 디자인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유영규는 엑스박스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는 데 큰 기여를 했고 훌륭한 파트너였다. 사실 새로운 게임 콘솔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사내의 많은 팀이 참여한다. 당연히 프로세스가 매우 복잡하고 여기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매번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만 초기의 디자인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여러 상황을 조율해야 한다. 유영규는 엑스박스가 변화해야 하는 바를 이해하고, 순간순간 하이 피델리티급의 결과물을 눈앞에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설득했다. 엑스박스 원은 이전 시리즈보다 더 단순하고 정교한 디자인으로 선보였고, 이러한 흐름이 시리즈 엑스에서 완성된 느낌이다.

제품 디자인 외에도 패키지, 이벤트 디스플레이, 디지털 인터페이스까지 다양한 과정이 남아 있다.

MS에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것은 제품 개발의 거의 모든 측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 디자인 이후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브랜딩과 패키지, 영상 작업까지 진행한다. 론칭을 앞두고 준비하는 광고 영상에도 관여했다.

MS에서 일한 지 10년 정도 되었다. MS의 기업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MS의 최고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2018년 미국의 잡 커리어 사이트 컴페러블리Comparably가 발표한 최고의 CEO에 선정된 바 있다. 20여 년 만에 전 세계 주가 총액 1위를 탈환한 요인도 있지만 MS 직원들로부터 얻은 긍정적인 피드백의 영향이 컸다. 매달 빠짐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Q&A 시간을 직접 진행하며 자신이 가진 비전을 공유하는 데 정성을 들인다. 디자이너의 역할을 확대한 것도 잘한 점 중 하나다. MS의 디자이너들은 의미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얻는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