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카미유 왈랄라 (Camille Walala)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오색찬란한 블록과 다채로운 그래픽 패턴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2019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카미유 왈랄라가 보여준 색채 감각은 실로 놀라웠다. 예술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이어야 한다는 것, 이곳을 지나는 행인 누구라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2020년 1월에 파빌리온으로 완성한 레고 하우스는 대담한 색채와 기하학 패턴으로 대변되는 그녀의 감각이...

기회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카미유 왈랄라 (Camille Walala)
1975년생.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브라이턴 대학교에서 패션 및 텍스타일 학사 과정을 마쳤다. 2015년 프러덕션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인 줄리아 조마Julia Jomaa와 이스트런던에 ‘스튜디오 왈랄라’를 설립했다. 이후 모리셔스, 멜버른, 뉴욕 등 전 세계 도시의 공공장소에 벽화, 공간 디자인, 세트 디자인을 맡고 있다. 2017년 뉴욕 디자인 위크, 2019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설치 프로젝트, NGO 단체와의 협업으로 진행한 아프리카 마을의 물탱크 개선 작업 등을 진행했다. 2020년 1월 레고의 새로운 블록 ‘도츠DOTS’의 론칭에 앞서 파빌리온을 설치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camillewalala.com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오색찬란한 블록과 다채로운 그래픽 패턴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2019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카미유 왈랄라가 보여준 색채 감각은 실로 놀라웠다. 예술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이어야 한다는 것, 이곳을 지나는 행인 누구라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2020년 1월에 파빌리온으로 완성한 레고 하우스는 대담한 색채와 기하학 패턴으로 대변되는 그녀의 감각이 무르익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레고 본사는 수년간 준비한 새로운 유닛 발표에 앞서 런던의 쇼핑센터 콜 드롭스 야드Coal Drops Yard에 설치한 대규모 작품으로, 레고 그룹의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 레나 딕센Lena Dixen은 왈랄라와의 협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창의성을 최우선의 가치에 두고 자신감이 넘치는 그녀는 디자인이 어떻게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는 세계적인 기업과 건축가, 단체가 앞다투어 찾는 디자이너지만 그녀는 비교적 늦깎이에 속한다. 졸업 후에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크니 지역의 여러 카페에서 일하고, 밤에는 쿠션과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러면서 거리 디자인 프로젝트를 조금씩 해나갔다. 가난한 예술가에게 기회가 온 것은 2015년이다. 이스트런던 쇼디치 지역의 한 오래된 건물의 벽화 프로젝트에 초대된 것이다. 건물의 새로운 주인을 찾기 전에 임시로 외관을 바꾼 작업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그녀가 그린 벽화는 계속 유지되었고, 이를 눈여겨본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해크니에 있는 퀸스브리지 초등학교의 놀이터 개조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브루클린의 7층 건물을 새롭게 변신시킨 뉴욕 디자인 위크 원티드디자인WantedDesign 행사장, NGO 단체 스탠딩 보이스Standing Voice와 함께 설치한 탄자니아의 물탱크, 톡톡 튀는 팝 컬러의 텍스타일 디자인으로 모리셔스 휴양지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 호텔 ‘솔트 오브 팔마Salt of Palmar’ 등이 이어졌다. 왈랄라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부모를 꼽는다. “프랑스 남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집은 어머니가 장식했다. 어머니는 화려한 이탈리아 디자인과 아프리카 직물로 인테리어에 많은 색을 사용했다. 아버지는 건축가로 1980년대 멤피스 그룹의 작품에 둘러싸여 있었다. 내 작품에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나는 운이 좋았다.” 글 김만나 기자

그곳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코로나19 이후 ‘뉴 노멀’에 대한 새로운 가치들이 등장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은 분명 비극적인 일이지만 디자이너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기회이기도 하다. 나 또한 많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스튜디오의 속도 또한 느려졌다. 처음에는 크게 걱정했다. 크리에이티브한 분야는 특히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익숙해졌고, 분주한 작업 속도에서 한 발짝 멈춰 섰던 것이 좋은 기회였음을 알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레고와의 협업. 나는 도츠라는 타일 유닛으로 ‘하우스 오브 도츠’라는 거대한 2층 건물을 디자인했다. 디자이너, 열정적인 레고 팬들, 그리고 어린이까지 180명이 이 프로젝트를 함께 했고 200만 개의 타일을 사용했다. 설치에 800시간이 걸렸지만 현장에 있는 모두가 즐거웠다.

비대면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이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며 이미 구글 행아웃을 이용한 화상 미팅은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가 다루는 대상은 실제 건축물과 공간이다. 소재의 물성이나 공사 도중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 등 현장에서 직접 챙겨야 할 것이 많고, 도면에서의 스케일과 현실의 차이가 매우 크다. 때문에 이전보다 더욱 정교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왈랄라 라운지(Walala Lounge, 2019)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주요 공공 설치물 중 하나. 메이페어Mayfair의 사우스 몰튼 스트리트South Molton Street를 ‘도시 거실’로 변신시킨 작업으로 가구는 반영구 시설로 아직까지 설치되어 있다. 사우스 몰튼은 번화가인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지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아니었다. 부티크와 카페가 줄지어 있지만 사람들이 앉아서 쉬거나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카미유 왈랄라는10개의 벤치 세트를 제작했다. 여기에 각 상점의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그래픽 패턴 깃발을 제작, 200m의 거리를 몰입형 복도로 변신시켰다.

하우스 오브 도츠(House of Dots, 2020)
레고는 2020년 3월 새로운 레고 유닛을 발표했다. 도츠DOTS는 2D 타일 기반의 새로운 캔버스로, 기존의 레고 블록과 달리 타일 모양과 색이 다채로워 몇 번이고 바꾸어 조립하고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 미술과 공예에 관심 있는 어린이를 위해 계획했으나 젊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30가지 이상의 타일(우주 행성, 별이 가득한 밤, 발자국, 무지개 등)도 선보여 디자이너가 공간 디자인에 활용할 수도 있다. 제품 론칭에 앞서 콜 드롭스 야드에 선보인 ‘하우스 오브 도츠’가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 먼저 공개됐다. 거실과 부엌, 침실, 욕실, 디스코 룸 등 5개의 장소로 구성된 내부는 벽과 바닥에서 양탄자, 가구, 예술품, 화분에 이르는 모든 요소를 새로운 도츠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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