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문화도시센터
iF 디자인 어워드 2023 수상작
영도문화도시센터는 ‘사람, 자연, 역사가 문화로 이어지는 예술과 도시의 섬, 영도’를 슬로건으로 영도구 속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민-관 협력 구조의 연결 고리로 구민과 함께하는 라운드 테이블, 포럼, 간담회 등을 통해 안건을 모으고 디자인을 비롯한 브랜딩 사업을 구체화한다. ydct.or.kr @ydartcity
Communication·Winner
· 영도 도시 브랜딩
영도 도시 브랜딩 City Branding: Yeongdo
영도 도시 브랜딩 프로젝트는 낯설고도 특별하다. 지역 대표 농수산물 캐릭터나 우렁찬 슬로건이 없으니 생경하고, 그 빈자리를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시각 요소만 풍성하게 채웠으니 눈길이 간다. 영도문화도시센터는 “구민이 직접 응용하여 자신의 생활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열린 시스템을 구현하려고 했다. 지역의 다양한 면면이 곳곳에 녹아들어야 도시가 변화무쌍해지고 이미지가 단단해진다. 즉 영도 도시 브랜딩은 구민이 함께 참여했고 계속 참여하는 브랜딩이다”라고 설명했다.
영도 도시 브랜딩 프로젝트는 민-관 협업 구조로 탄생했다. 영도구가 의뢰하고 영도문화도시센터, 섞어짜기, 산돌, 일상의실천이 디자인을 맡았다. 진행 과정에 영도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워크숍, 구청 의원 및 간부 대상 자문 회의, 문화 도시 브랜딩 포럼 등을 추진하며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단단하게 다진 점도 눈길을 끈다. 디자인 전문가의 제안을 일순간에 공표하고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찍기보다는 이러한 과정의 의의와 중요성을 함께 나누며 계속 연결될 수 있는 동력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래야 자연과 사람, 역사와 산업,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이어가며 유연하게 뻗어가는 문화 도시 영도의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키 비주얼로 부드럽지만 선명한 선이 뻗어나가 면이 되었다가 입체가 되었다가 그림이 되도록 표현한 것도 이러한 뜻을 반영한 결과다. ‘한 선 잇기’는 브랜딩 콘셉트이자 결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복사, 붙여 넣기’로 복제하는 고정 이미지가 아니라 비전문가라도 구민 스스로 영도 도시 브랜딩을 자신의 상황에 녹여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에 도시 브랜딩 결과를 구민과 함께 나누는 자리까지 만들었다. 2021년 5월부터 8월까지 영도구의 디자이너와 예술가, 소상공인이 모여 브랜딩 규칙을 익히고 그 시스템을 실제 자기 상황에 적용해보는 디자인 워크숍을 연 것이다.
고윤정 영도도시문화센터 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시의 섬이자 4개의 다리로 육지와 이어진 영도의 사회, 문화 정체성인 ‘연결’의 가치를 담고 있다. 앞으로도 브랜드를 확산하는 시민 대상 브랜드 교육, 디자이너 양성 사업 등을 계속 연결해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이언트 영도구
기획 영도문화도시센터(고윤정, 김설)
브랜드 기획 총괄 섞어짜기(김의래)
브랜드 기획 국민대학교(윤여경, 성재혁, 이지원)
디자이너 일상의실천(권준호, 김어진, 김경철), 산돌(권경석, 임선영), 섞어짜기(박민지, 오현지)
Designer Interview
영도문화도시센터 센터장
고윤정
프로젝트 진행 시 가장 뿌듯했던 점은?
영도를 문화 도시 관점에서 재해석한 점이다. 경제나 관광 부문을 의식해 도시 브랜딩을 할 수도 있지만 이번 브랜딩은 영도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았다. 문화라는 것은 삶의 양식이자 재미다. 영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재미를 담다 보니 영도 주민들이 ‘나의 도시 브랜딩’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사실 공공 기관에서 이렇게 사업을 추진하고 결과물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영도구, 지역 주민, 디자이너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며 만들어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섞어짜기 대표
김의래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규칙’이다. 영도 도시 브랜딩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시민들이 함께하려면 규칙이 필요하다. 마치 놀이처럼. 모두가 놀이 규칙을 지킬 때 더욱 다양한 퍼포먼스가 일어난다. 영도 브랜딩도 마찬가지였다. 영도구 디자인 자문위원이었던 이지원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이를 ‘do-able 브랜딩’이라고 명명했다. 영도 도시 브랜딩이 그 첫 사례다. 현재 우리는 영도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다른 도시 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의실천 대표
권준호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시 브랜드 대부분이 긍정만 강조한다. 그러나 도시 생태는 다양한 층위로 이뤄져 있다. 도시의 긍정만 이야기하는 도시 브랜드는 유토피아적 환상을 갖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영도 도시 브랜드는 영도의 흥망성쇠와 희로애락을 모두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므로 영도 도시 브랜드의 주인공은 영도의 사사건건을 솔직하게 담아낼 수 있는 영도 주민이어야 했다. 영도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당사자가 만들어낼 영도 도시 브랜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