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하반기 눈여겨볼 글로벌 아트&디자인 행사 4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 도쿄까지
올해 하반기 놓칠 수 없는 해외 아트&디자인 행사는 무엇일까? 파리, 바젤, 홍콩, 도쿄에서 열리는 네 개의 전시를 소개한다.
2024년 하반기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아트’와 ‘디자인’을 주제로 디자인플러스 에디터가 선별한 주요 글로벌 행사를 소개한다. 가장 큰 이슈인 파리 올림픽에 발맞춘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시를 비롯해 연말을 앞두고 진행되는 도쿄의 아트 위크까지, 지금 만나보자!
갤러리가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는 방법
프랑스 파리 카스틸리오네 거리와 폰티뉴 거리에 자리한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는 오는 7월 26일 개최될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기념한 전시 <The Art of the Olympics>를 지난 6월 6일부터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과 협업해 꾸렸다. 각 장소에 따라 두 개의 파트로 구성한 전시는 스포츠와 예술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화적 해석을 직조하고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카스틸리오네에 자리한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작 중 하나는 바로 독일 사진가 안드레아스 구어스키(Andreas Gursky)의 작품 ‘암스테르담, 아레나 I (Amsterdam, Arena I)'(2000)이다. 축구 경기를 파노라마식 공중 뷰로 표현한 작품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를 선과 색의 추상적인 구성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이와 비슷하게 골프 코스의 고요한 풍경을 다층적인 추상 회화로 변형시킨 로스앤젤레스의 미술가 조나스 우드(Jonas Wood)와 그의 작품 ‘Scholl Canyon'(2005)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인 개선문을 천으로 뒤덮은 크리스토(Christo Vladimirov Javacheff)가 프로젝트 프로젝트 <포장된 개선문(Arc de Triomphe, Wrapped)>(1961–2021)을 진행하며 그린 드로잉과 스케치도 소개한다.
한편 폰티뉴 거리의 가고시안 갤러리 2층에서는 올림픽 박물관 컬렉션에서 선별한 포스터를 소개한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이 디자인한 포스터를 꼽았다.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가 사진 콜라주 기법으로 디자인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 포스터부터 영국 현대미술가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가 2012 런던 올림픽을 위해 디자인한 포스터까지 작가들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이미지로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백남준, 앤디 워홀, 박서보, 파블로 피카소, 헨리 무어 등 예술가들에게 특별히 의뢰해 완성한 포스터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글로벌 미술 시장의 척도, 아트바젤 2024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아트바젤 2024>도 놓칠 수 없다. 명실상부 글로벌 아트페어 브랜드가 된 아트바젤(Artbasel)의 본진인 스위스 바젤(Basel)에서 열리는 행사로 글로벌 미술 시장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리적인 조건 탓에 홍콩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 보다 유럽권에서 참여하는 갤러리 수가 높은 편이 특징으로 유럽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트바젤 바젤이 사랑받는 건 단순히 그 명성과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아트바젤의 주요 행사장인 메세플라츠(Messeplatz) 건물 안에서는 아트바젤의 상징이 된 특별 프로그램 ‘언리미티드(Unlimited)’와 ‘더 캐비넷(The Kabinett)’, 그리고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컨버세이션(Conversation)’이 진행되며 작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 이상의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또한 아트바젤 프로그램 중 도심 곳곳에 작품을 설치한 ‘파코스(Parcours)’와 시네마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더욱이 이 기간이면 바젤 도심 곳곳에 자리한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도 흥미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쿤스트뮤제움 바젤(Kunstmuseum Basel)에서는 미니멀리즘 작가 댄 플라빈(Dan Flavin)의 개인전이,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에서는 <공상과학 디자인: 우주 시대에서 메타버스까지(Science Fiction Design: From Space Age to Metaverse)?>라는 제목 아래 영화, 문학 등에서 선택된 100개의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홍콩 디자인의 아버지, 헨리 스타이너 회고전
홍콩 서구룡 지구에 자리한 미술관 M+에서는 시각 디자이너 헨리 스타이너(Henry Steiner)의 회고전이 오는 15일부터 11월 10일까지 열린다. 제목은 <헨리 스타이너: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의 예술(Henry Steiner: The Art of Graphic Communication)>로 홍콩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의 시대별 대표작과 디자이너의 개인 수집품까지 총 2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섹션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 섹션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디자이너가 홍콩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한다. 유럽을 떠나 뉴욕에 정착해 예일 대학교에서 공부한 그가 영향을 받은 미국의 디자이너 폴 랜드(Paul Rand)와의 관계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은 헨리 스타이너 프로젝트 아카이브(Henry Steiner Project Archive)에 선정된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특히 그의 디자인이 홍콩이라는 도시의 발전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본다. 도시 홍보 캠페인, 은행, 호텔 등 그가 구축해온 홍콩의 브랜드 정체성을 만날 수 있다.
가을에 떠나는 도쿄 예술 기행, 아트 위크 도쿄 2024
매년 11월 가을이면 열리는 아트 위크 도쿄(Art Week Tokyo)도 하반기에 기대를 모으는 행사 중 하나다. 도쿄 전역을 무대로 나흘간 펼쳐지는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운영 및 프로그램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2021년 팬데믹 시기에 처음 론칭해 소프트 오프닝으로 개막한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다. 도쿄를 대표하는 모리 미술관, 와타리움 미술관 등 기성 박물관과 미술관부터 도쿄의 어느 골목에 숨겨진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까지 다채로운 예술 공간을 탐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행사의 특색이다. 행사 기간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아트 위크 도쿄 전용 버스와 루트를 운영해 편리하게 이동도 가능하다.
한편 프로그램 부분에서는 지난해 창설된 AWT FOCUS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큐레이터가 참여해 전시와 페어 중간 성격을 지닌 행사로 올해는 모리 미술관 관장인 마미 가타오카(Mami Kataoka)가 프로그램 기획을 맡았다. 아울러 젊은 일본 건축가, 셰프, 아티스트가 협업해 선보이는 AWT BAR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날 수 있다. 일본 건축가 토무라 에이코(Eiko Tomura), 도쿄 시부야에 자리한 비스트로 Emmé의 오너 셰프 엔메이지 미야(Enmeiji Miya)가 참여할 예정. 가을 도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해당 기간에 맞춰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