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뮤직비디오 감독 윤승림: 내러티브 위에 치밀하게 쌓아 올린 세계로 세상을 놀라게 하다
윤승림 영상 프로덕션 리전드필름 대표·헤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포털 사이트에 에스파의 ‘아마겟돈’ 뮤직비디오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해석’이라는 단어가 뜬다. SNS상에서의 화제를 넘어 사람들의 능동적 감상을 유도하는 서사와 비주얼을 만든 사람은 리전드필름 윤승림 감독이다.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
editor’s note
윤승림은 리전드필름(Rigend Film)의 대표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그리고 헤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2016년 장동주 감독과 함께 리전드필름을 설립했어요. 그는 아티스트들이 지닌 특성을 열렬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거침없이 가로질러요. 윤승림 감독이 세운 세계는 코즈믹 호러, 디스토피아, 카 체이싱 액션, 학교, 한국 전통 요소 등으로 이루어지며, 그는 이를 ‘내러티브(narrative)’라는 틀에 보석 세공사의 정교함으로 담아내죠. 태민, 세븐틴, 트와이스, NCT127, 청하, 강다니엘, 있지, 더 보이즈… 지난 9년여 동안 윤승림 감독의 포트폴리오에 쌓인 이름들은 무척 다양하고요. 에스파의 ‘아마겟돈(Armageddon)’, 아이브의 ‘해야(HEYA)’, 보이넥스트도어의 ‘Earth, Wind & Fire’, 위댐보이즈 댄스 앨범 ‘비행(飛行) 청소년’ 등 소위 말하는 올해 상반기의 ‘대박’ 뮤직비디오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지금 가장 궁금한 크리에이터. 성실한 사고를 기반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윤승림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PLUS 1. 시각 디자이너에서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감독님은 어떤 아이였나요? 디테일에 대한 집념과 타협하지 않는 완성도에 대한 힌트가 여기에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모든 게 극단이었어요.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안 할 거면 아예 놔 버렸죠. 예를 들어서요? 고등학생 때 한국지리를 만났는데, 선생님도 과목도 너무 싫었어요. 내신을 열심히 준비하다가 한국지리가 싫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전 과목을 3번으로 찍었죠. ‘어차피 올수(秀) 못 받을 거야, 수시 안 할래.’ (웃음) 그렇게 고3 때 정시 준비를 시작하고,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전과목 1등급을 받았어요.
홍익대학교 시각 디자인과를 졸업했어요.
저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수험생의 뇌 구조로 되어 있었는지, 입시 미술을 하며 홍익대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당시 커트라인이 제일 높은 과가 산업 디자인과라고 해서 자율전공으로 입학해 산업 디자인과에 갔죠. 그러고 나서 방황을 시작했어요. 목표가 사라졌으니까요. 저는 미술이 하고 싶었지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학사경고를 연타로 맞고 휴학했다가 돌아와서 시각 디자인과로 옮긴 거예요. 시각 디자인과에 가서는 일을 많이 했어요. (웃음) 대기업 인턴도 하고, 웹 디자인 아르바이트도 하고요. 그러다가 졸업 작품을 내야 하는 학년이 됐을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지?’ 다시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어렸을 때 뮤직비디오 감독 하고 싶었는데, 연출은 어디에서 배우는 거지? 뭐든 하자.’ 그렇게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왔어요.
처음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한 영상은 무엇이었나요?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요. 집에서 TV를 보는데 KMTV 채널에서 이효리 씨의 ‘Hey Girl’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어린애가 보기에도 멋있었죠. 외국 거 같다, 소위 말해서 ‘간지 난다’ 싶었고요. (웃음) ‘나도 저런 거 하고 싶은데?’ 생각했죠. 그리고 중학생 때부터 춤추는 것을 좋아했으니 더 뮤직비디오가 하고 싶던 것 같아요.
영상 업계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영상 포트폴리오는 없지만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있으니까요. ‘필름메이커스’라는 영상 관련 구직 사이트에서 조감독을 구한다는 공고에 무작정 지원해 붙었어요. 그런데 당시 프로덕션 감독님께서 저한테 그러셨죠. “너는 이 일 오래 못할 것 같아.” 그분 밑에서 한 달 반 있었어요. 여기선 배울 게 없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빠르게 내린 결정이지만, 저는 그때 제가 ‘루저’라고 생각했어요. 한창 바닥이었고, 빠르게 그만뒀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면서 제가 진짜 배우고 싶은 감독님들을 찾아봤어요.
한 감독님한테 오래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감독님 밑에서 필요한 역량을 채워가는 방식으로 해 나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렇게 화려하고 임팩트 있는 그림을 만드는 비주얼라이징, 영상을 한 프레임 단위로 보며 구성하는 것들을 배웠죠.
PLUS 2. 윤승림은 ‘내러티브’를 담는다
리전드필름의 시작이 궁금해요. 장동주 감독님과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요?
원래 친분이 있었고, 한때 조감독 생활도 함께했어요. 제가 조감독 일을 관두려던 찰나에 같이 프로덕션을 시작하자고 연락을 줬어요. 그래서 나왔는데, 갑자기 1년만 기다리라고 하는 바람에 시간이 생겼죠. 장동주 감독님은 그사이에 인프라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요. 불안했지만 그 시간 동안 저는 3D를 배웠어요. 분명 저예산 프로젝트부터 시작할 텐데 제가 감독으로, 그리고 프로덕션으로 살아남으려면 저예산 프로젝트를 높은 퀄리티로 완성해야 하고, 그러려면 직접 후반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리전드필름’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
이름은 그냥 승림이와 동주입니다. (웃음) 리마 윤(Rima Yoon)과 레전드 장(Legend Jang)을 더한 거예요. 저는 이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너무 거창하고, 살짝 유치한 것도 같고요. 그런데 기억하기 좋고, 사람들이 ‘리전드가 리전드했네’ 말해주기도 해서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리전드필름의 첫 뮤직비디오가 보이비의 ‘아침에 다시 얘기해’더군요.
처음에는 100만 원, 200만 원 예산의 광고 영상을 작업했고요. 그러다가 장 감독님을 통해 아메바컬쳐로부터 이 프로젝트가 들어왔어요. “장 감독님 입봉하셨다면요?” 이렇게요. (웃음) 곡을 받아서 차에서 듣는데, 노래가 너무 좋았어요. 진짜 힘들고 돈도 안 남을 텐데, 이건 해야 한다고 서로 얘기했죠. 아트팀 없이 저희 둘이 뚝딱뚝딱 만든 게 많은데, 사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던 현장이었어요. 촬영팀과 조명팀, 모두 시작하는 저희를 배려해 주셨고요. 그래서 함께 만들어 나갔던 것 같아요.
바로 반응이 무섭게 돌아왔어요. 흔히 말하는 메이저로 들어섰고요.
이 일이라는 게 아무리 내가 잘났다고 외쳐도 찾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펼칠 기회조차 없어요. 감사하게도 그 기회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리전드필름을 시작하며 세세한 규칙을 세우진 않았지만, 초창기에 장동주 감독과 함께 얘기한 게 있어요. 업계 사람이 인정하는 영상을 만들자, 그리고 남들보다 두 배 빠르게 자리 잡자. 저희가 2016년도에 설립해서 3~4년 사이에 매출이 수십 배가 늘었어요.
“제가 하는 작업이 대중 예술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작업을 가장 활발히 하던 2022년과 2023년이 슬럼프였다고 하셨어요.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 상황이 겹쳐 만든 슬럼프를 극복하고자 작년을 기점으로 굉장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 피드백이 작년 말 에스파와 아이브 작업으로 이어졌고요.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진 걸까요?
선택하는 기준을 세우는 게 무의미한 직군이죠. 불가항력이 존재하니까요. 내가 ‘어떤 것을 하겠다’ 해도 그런 일이 안 들어올 수 있잖아요. 나에게 주어진 작업을 ‘어떻게 하겠다’ 생각했어요. 다르게 생각할 지점을 찾았죠.
일하는 태도와 방식의 이야기네요.
리전드필름 작업은 비주얼적인 화법을 사용해요. 그래서 구체적인 내러티브가 없을 거라고 쉽게 생각해요. 그런데 에스파의 ‘아마겟돈’도, 아이브의 ‘해야’도 이야기가 있어요. 드라마타이즈로 연출하지 않는 것뿐이죠. 이야기가 있어야, 그 이야기에 기반해야 레퍼런스를 카피하지 않고 내 작업의 콘셉트와 연계시켜서 비주얼라이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에스파의 지젤 씨와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에서 감독님의 ‘항마력’이 무척 낮다는 것을 보았어요.
제가 하는 모든 것이 저를 설득시키는 작업 같기도 해요. ‘아마겟돈’을 위해 제가 짠 스토리를 예로 들면, 사실 초인은 미래의 에스파이고,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각성시키기 위해 디스토피아를 만든 거예요. 어쨌든 저에게는 서사가 – 각성되는 포인트들이 – 필요했어요. 그리고 친절하게 스토리텔링을 하지 않는 대신 비주얼로 압도하고자 했고요. 팬이 아닌 대중들은 세계관이 크게 궁금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내러티브란 기준점 없이 비주얼만으로 영상을 만들면 ‘잡탕’이 되고 카피가 되는 거고요.
제 작업이 대중 예술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대중이 이 콘셉트를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르의 정형화되고 보편화된 화법을 많이 찾아보고 파악한 다음, 그 핵심을 비주얼라이징 하는 거죠. 감성의 영역인 것 같지만 오히려 분석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이쪽 일을 잘할 수 있어요. 핵심을 시각화하고 구체화하는 걸 고민하니까요.
PLUS 3. 존중과 자기만족의 창의적 시너지
힘들지만 피하고 싶지 않은 감독, 힘들지만 고민할 수 있어서 좋은 감독님으로 유명하시죠. 스태프들을 어떻게 힘들게 하시는 건가요? (웃음)
일단 방향성을 제시하고 시안을 주고받는데요. 한번 미팅하면 12시간 이상 하고요, 세트 등에서는 텍스처 하나하나를 다 정합니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에 세트가 하나가 아니잖아요. 다양한 메타포와 룩을 보여주려면 아트뿐만 아니라 촬영과 CG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같이 한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하고 싶어 할 때 가장 좋아요. 제가 웹 디자인하던 시기에 혼자 클라이언트 상대하고 작업하며 너무 외로웠거든요.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고 싶었어요. ‘성공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 수 있겠지?’ 이런 유치한 생각도 있었죠. 막상 해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긴 하지만요. (웃음)
작업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95%를 완성하고 5%를 채우는 시간이에요. 워싱의 시간이 제일 좋아요. 촬영 끝나고, 편집 끝나고, CG 끝나고, 색보정 끝나고, 그 모든 푸티지가 제 타임라인 안에 얹어졌을 때죠. 그 시간에 제가 제일 잘하는 건 버리는 거예요. 온종일 고민했던 아이디어도, 몇 날 며칠 만졌던 컷도 버리죠. 놓아줄 때는 과감하게 놉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정돈시켜요. 묘사를 조금 더 하는 정도의 차이이고, 저의 자기만족을 위한 시간이기도 한데,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디테일이 쌓여 만든 완성도는 보는 사람도 알 수 있어요.
축복이자 저주인 거죠. 제가 후반 작업을 할 줄 아니까 여기서 뭐 하나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림 그리는 것과 똑같아요. 여기에 반사광 한 번만 터치하면 훨씬 입체가 살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자꾸 보이는 거예요. 제 눈에 보여서 괴로운 거죠. (웃음)
10여 년간 케이팝 영상을 만들어온 입장에서 요즘 케이팝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듣고 싶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영상 콘텐츠들이 무한정 늘어났어요. 스테이지 비디오나 퍼포먼스 비디오,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무드 샘플러가 되었고요. 너무 과열돼 있고, 너무 많은 것들이 쏟아지고 있어서 정신이 혼미할 정도이죠.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진짜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걸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지금이 그 시점인 것 같아요.
PLUS 4. 일상과 영감
일을 하지 않는 감독님의 일상이 궁금해요.
조감독 시기를 포함해서 이 일을 한지 13년 차가 되었어요.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까 일이 없는 윤승림의 삶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무너진 것 같고요. 쉴 때는 일상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진짜로 노력해야만 일상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제시간에 자고 일어나고요. 저희 강아지를 매일 1시간씩 산책시켜요. 그런 일상적인 루틴을 어떻게든 만들려고 노력해요.
지치지 않고 일하는 법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일상을 만드는 게 대답이 될 수 있겠어요.
감사하게도 제 조감독 출신 친구들이 저를 많이 찾아와요. 한창 열심히 달리고 싶은 친구들이라 안 와닿겠지만, 계속 말해요. “너 꼭 일상 만들어야 해.” (웃음)
영감의 원천이 있다면요?
저는 뭐든 잘 질려요. 저의 태생적인 기질 같은데요. 그 대상이 외부에도 있지만 저 자신한테도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과 제가 만든 작업물까지도요. 그게 원천인 것 같아요. 쉽게 식상함을 느끼고, 답습하는 게 지겹기 때문에 똑같은 것들을 하기 싫어하는 것이요.
감독님은 스스로 어떤 작업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전에 장동주 감독님이 저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경주마라고요. 그냥 앞만 보며 돌진해 나갔는데, 점점 연차가 쌓이면서 이 경주마가 자꾸 옆을 본대요. (웃음) 그렇게 바뀌긴 했지만 어쨌든 본질은, 제가 달려가는 힘은 그런 무모함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되겠어?’ 하는 것들도 일단 지르고 봐요. 미래의 나를 믿고 질러보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나요?
저는 계속 만족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게 목표예요. 정제되거나 세련된 것들만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낯설다고 느껴지는 것들, 묘사나 방식이 세련되지 않고 좀 거칠더라도 재밌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PLUS LIST
윤승림 감독이 그저 좋아하는 것들 3
- 심슨
- 다니엘 클라우드 캄포스
- 다이빙
“심슨은 조감독 생활을 하면서부터 좋아하게 됐어요. 제 미래가 너무 막연해서인지 불면증에 오랫동안 시달렸는데, 심슨을 보면 잠이 왔어요. 감독이 된 지금도 밤마다 ASMR처럼 심슨을 틀어 놓고 자고, 일을 하다가 쉴 때도 심슨을 봅니다. 다니엘 클라우드 캄포스(Daniel Cloud Campos)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감독이에요. 원래 댄서였고요. 저도 춤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잖아요. 다이빙은 저의 유일한 취미예요. 이번 휴가 때도 발리에 가서 다이빙을 하고 왔습니다. 내 호흡과 현재에만 집중하게 되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TIPPING POINT
“결핍이 있어서 나아가는 것 같아요. 불안을 채우기 위해서요.” 중학생 시절, 벽을 마주 보고 앉아 진로를 고민하며 미술을 떠올린 것과 스스로 루저라고 느끼면서도 뮤직비디오를 하기로 결심한 것. 시련이라고 느껴지던 순간들이 돌아보니 터닝포인트였다. 슬럼프의 자기 불안 속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새로운 도약의 순간을 만들었다. 윤승림 감독은 “이제 진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조금 더 낯설고, 조금 더 재밌는 것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