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남우리 CD & 송재원 감독: 스튜디오좋의 삐뚤어진 영감을 말하다
남우리&송재원 스튜디오좋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감독
스튜디오좋은 한 번 들으면 좀처럼 잊기 힘든 그 이름처럼 유일무이한 광고를 만든다. 남들처럼 하기 싫어하는 광고인 집단을 이끄는 남우리 CD와 송재원 감독을 만났다. B급인척하는 S급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
editor’s note
스튜디오좋. 우리 ‘좋’대로 만든다는 신념을 가진 광고대행사입니다. 광고계 대기업인 제일기획에서 만난 남우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송재원 감독이 독립해 2016년 설립했어요. 이들은 광고 마케팅에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소위 대박 광고를 만들어 왔는데요. 빙그레의 ‘빙그레우스’와 ‘빙그레 메2커를 위하여’, 롯데칠성의 ‘새로구미’, 미원의 ‘바람, 바람, 맛바람’, 삼양식품의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불타오르게 위대하게’ 등이 모두 스튜디오좋의 손에서 탄생한 광고들이죠. 전통적 매체인 TV 광고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 광고까지 신구매체를 가리지 않는 점도 이들의 특징인데요. ‘광고는 이래야 해’라는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든 셈이죠. 흥미롭게도 이는 스튜디오좋의 공동 대표이자 10년차 부부인 남우리, 송재원 두 대표의 성격과도 닮아 있어요. 삐뚤어진 영감으로 고유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는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PLUS 1. 제일기획에서 스튜디오좋까지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처음 만나셨다고요. 부부의 연을 맺었고, 대기업을 뿌리치고 ‘스튜디오좋’을 설립해 함께 운영해 오고 있잖아요. 이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깊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인지 서로가 바라본 첫인상이 궁금했어요.
남우리(이하 남). 사실 회사에서 일을 같이하진 않았어요. 송 감독은 옆 팀 막내였죠. 야근을 안 하는 팀인데도 불구하고 늘 혼자서 야근하고 있더라고요. 의아했죠. 왜 혼자 야근하고 있지? 그래서인지 더 눈길이 갔어요. 송재원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언제 식사 한번 같이하자고 제가 먼저 이야기했죠. 그렇게 일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업을 다루는 자세나 태도가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비슷했어요. 일 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게 나눌 수 있고 필요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결혼도 제가 먼저 하자고 했어요. (웃음)
송재원(이하 송). 남우리 CD와는 같이 일 한 적은 없지만 회사에서 저에게는 분명 선배님이었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오며 가며 눈여겨 볼 수밖에 없는 외모였고, 왜인지 사람이 지닌 무드가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는 오히려 업무적으로 겹치지 않는 위치라서 일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괜히 자존심 싸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남 CD와는 업무에 관한 대화를 나눠도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업한다는 점에서도 그 관계가 매력적이었죠.
결혼 후에 함께 회사를 나온 것도 인상적이에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요.
남. 솔직히 말하자면 하루빨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회사에서 이 직책을 달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를 직접 차릴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죠. 그래도 큰일을 앞두고도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송재원 감독이 곁에 있어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송. 남우리 CD는 불도저 같은 사람이에요. 그만큼 추진력이 대단하죠. 사주에 보면 남CD는 큰 불(火)이라고 나오거든요.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불(火)은 영감과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해석하던데 회사를 차리고 일하는 걸 보면 꽤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반면 저는 나무(木)에요. (웃음)
남우리 CD님이 하루빨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데 광고계에 처음 발을 들인 계기가 제일기획에 잘못 지원했기 때문이라고요? 더욱이 취업 직전에는 노량진에서 행정 고시도 준비하셨어요.
남.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크게 재미를 못 붙였어요. 부모님 모두 건축을 하시다 보니 제가 건축 안 하겠다고 하니까 행정고시를 권하시더라고요. 노량진에서 약 6개월가량 준비했죠. 불현듯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앞자리 사람의 머리 냄새 맡아가며 공부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길로 행정고시 대신 차라리 대기업에 취업하겠다고 선언했죠. 문제는 건축 전공의 핵심인 ‘설계’만을 하는 대기업이 없다는 거였어요. 공대생에게 제일기획은 낯선 회사였는데 당시 아트 디렉터 모집 공고에 ‘건축과 가산점’이라는 문구를 보고 덜컥 지원했죠. 주변에서 듣기로 제일기획이 삼성의 계열사라고 하길래, ‘아, 그럼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하는 스토어 디자인 등의 일을 하겠구나’ 싶었는데 제가 지원한 부서는 그런 곳이 아니더라고요. 그러니까 분명 잘못 지원한 거죠. (웃음)
반면 송재원 감독님은 시각 디자인 전공자로 광고업계까지는 꽤 자연스럽게 오신 느낌이에요.
송. 남 CD에 비하면 그렇죠. (웃음) 전공 지도 교수님이 제일기획에서 일하셨었어요. 자연스럽게 광고 디자인에 관심을 두게 됐죠. 디자인과도 사실 대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진 않아요. 제일기획 인턴 공고에 지원해 합격했고, 2개월 일했는데 재밌었고, 인턴 경력이 있으면 공채 지원 시에 삼성직무적성검사인 사트(SSAT) 시험을 면제해 준다고 해서 공채로 들어온 거죠.
PLUS 2. 클라이언트를 사로잡는 스좋의 매력
‘우리 ‘좋’대로 만든다’를 추구하는 스튜디오좋의 시작이 궁금해요.
남. 제일기획을 나오고 신혼집에서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광고 기획 일은 노트북 컴퓨터만 있으면 할 수도 있거든요. 게다가 저는 빚지는 걸 정말 싫어해서 돈을 벌기 전까지는 사무실을 구할 생각이 없었죠.
송. 다행히 당시 전세로 살던 곳의 집주인분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무엇보다 문제는 독립하고서 우리가 광고대행사라고 소개해도 클라이언트는 잘 모른다는 거죠. 이제는 정말 둥지를 떠난 새가 되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거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독립했지만, 막상 마주한 현실은 쉽지 않았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남. 맞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더라고요. 초기에는 회사 선배들이 일감을 전해주는 일을 받아서 진행했어요. 다만 저희의 이름이 크레딧에는 들어가지 않는 일들이었죠. 프로젝트 안에서 유령처럼 했던 일들이죠. 돈은 잘 벌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돈을 많이 벌려고 퇴사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러다 한 번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일은 다 하고서 광고주 앞에서 CD라고 불리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 결심했어요. 이제는 스튜디오좋의 커리어가 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말이죠.
사실 그런 일들이 중독성이 강하잖아요. 그만큼 끊어내기도 쉽지 않고요. 스튜디오좋의 커리어라고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프로젝트가 궁금해요.
송. 2017년 티몬 앱을 위한 커머스 광고부터 본격적인 스튜디오좋의 커리어가 됐어요. 돌이켜보면 객관적으로 흥행 대박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었지만, 당시 저희에게 주어진 예산, 일정, 능력 등의 풀 안에서는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였어요.
남. 편 당 몇백만 원짜리 프로젝트도 저희는 몇천만 원짜리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캠페인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모든 걸 쥐어 짜내듯이 임했거든요. 그런 마음가짐과 자세가 업계에서 통했다고 생각해요. 티몬 광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의 웹드라마 ‘분명한명분’, 이마트 뉴브랜드 삐에로쇼핑 브랜드 필름, 홈플러스 SNS 캠페인 등 저희를 찾는 클라이언트도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프로젝트 단위 당 제작 비용도 늘어났으니까요.
전투적으로 임하는 자세 이외에도 스튜디오좋이 클라이언트를 사로잡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남. 스튜디오좋을 이야기할 때 저희는 ‘우리 ‘좋’대로 만듭니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저희 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튜디오좋이 만든 광고로 클라이언트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늘 후배들에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예술을 하는 직업이 아니라 돈을 버는 직업이라는 걸 강조하죠. 쉽게 말해 ‘예술병’ 걸리면 안 돼요. 저는 광고 캠페인은 클라이언트에게 돈을 벌어주고, 우리도 돈을 버는 것이 당연히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PLUS 3. 플레이어와 관리자, 그 사이에서
앞서 티몬의 커머스 광고 이후 웹드라마, 브랜드 필름, SNS 캠페인 등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눈길을 끌어요. ‘광고는 이래야만 한다’라는 업계의 문법을 깨트린 셈이잖아요. 두 분의 반골 성향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을까요?
남. 업계의 모든 선배님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을 존경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원래 정답은 이거야’라는 건 없다고 봐요. 회사를 박차고 나온 것도 이유도 업계에 자리한 고정관념 때문인 것도 있죠. 크리에이티브에는 ‘트렌드(Trend)’가 있으니까요. 어쩌면 10대, 20대가 훨씬 더 잘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10년 이상 기다려서 CD 직책을 달았을 때는 그때의 감각이 사라졌겠죠. 이미 늦은 거죠. 그런 부분에서는 반골 기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크리에이티브가 연차 순은 아니잖아요.”
송. 저는 사실 어느 환경에서나 적응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제일기획에서는 그 시스템에 잘 녹아들었고, 지금은 남 CD가 킥오프한 스튜디오좋만의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요. 제가 딱 하나 기존 업계에서 불만이 있었던 게 있었어요. 창의성을 보지 않고 클라이언트의 레벨을 보고 일의 진행을 결정하는 것이죠. 물론 지금 관리자가 된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이해할 수 있는 점도 많지만, 20대의 어린 마음에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느꼈죠.
스튜디오좋이 성장하면서 두 분의 포지션과 역할도 달라졌어요. 필드 위의 플레이어이자 동시에 관리자로서 일하고 계시잖아요. 서는 위치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게 풍경이라고. 전과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남. 이전에 프로젝트를 맡을 때는 스튜디오좋의 크리에이티브가 제대로 돈값 할 수 있는가, 혹은 브랜드를 성공시킬 수 있는가를 고려해 클라이언트와 연을 맺었는데요. 2년 전부터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구성원들의 가정도 책임지는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경영자의 시선에서 프로젝트에 얽힌 돈을 안 볼 수가 없게 됐죠. 사실 돈은 분명한 행복의 요건이니까요.
송. 과거에는 저희가 하고 싶은 걸 조금 더 많이 할 수 있는 예산이 적은 캠페인만 할 때도 있었어요. 예산이 적을수록 컨펌의 단계가 줄고, 관심에서 벗어나 있으니까요. 스튜디오좋의 크리에이티브를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았죠. 커리어가 점차 쌓이고, 회사의 규모도 커지면서부터는 예산이 큰 단위의 프로젝트라고 해도 스튜디오좋의 의견에 힘을 실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런 기회가 생겼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스튜디오좋의 성장과 함께 달라진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PLUS 4. 삐뚤어진 영감의 기원
스튜디오좋의 광고를 이야기할 때 ‘B급 감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만큼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에서 오는 충격의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낚아채는지 궁금했어요.
남. 매번 다를 텐데요. 우선은 머릿속에 ‘이런 거 안 해야지’라는 걸 리스트업(list-up)해요. 그러곤 이 리스트를 피해서 말할 수 있는 본질은 무엇인지를 함께 나열하죠. 그렇게 구조화를 해두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만남, 팀원과의 미팅 혹은 샤워하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구분하고 판단하기 수월하죠.
송.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기획과 달리 연출은 유(有)에서 더 큰 유(有)를 만드는 일이라서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요. 연출은 해석의 예술이잖아요. 기획단에서 킥오프하면 이를 어떻게 다루고 해석할지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 분야죠. 그래서 하루아침에 단숨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쌓아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제작 파트는 영감을 받는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고 봐요.
대응의 영역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다고 하셨지만, 중복되는 부분 혹은 표절 위험이 있는 부분은 경계해야 하잖아요.
남. 제가 보기에는 송 감독의 데이터베이스는 결이 달라요. 다른 사람들이 보는 걸 잘 안 보거든요. 취향이 매니악(maniac)해요. 일부러 다른 게 아니라 원래 다른 거죠. 게다가 매니악한 취향을 깊게 파고들어요. 그래서인지 큰 줄기를 제시해야 하는 기획과 다르게 송 감독은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한편으로는 영감을 주기도 하죠.
한편, 스튜디오좋은 ‘세계관’을 도입한 광고들로 주목받았잖아요.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 제목처럼 집중력 부재의 시대에서 갈수록 짧은 유형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대중이 세계관을 파악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리스크도 있었을 것 같아요.
남. 숏품의 시대 맞죠. 하지만 저는 사람마다 시간의 길이를 판단하는 건 상대적이라고 봐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이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가죠. 그 몰입의 정도에 따라서 누군가에게 10분 길이의 영상이 1분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몰입을 위해서는 오히려 시간이 어느 정도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지금까지의 클라이언트가 국내 기업 중심이었는데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으세요?
송. 유튜브에 외국인이 남 댓글을 보면서 한편으로 희망을 보고는 있지만 광고도 결국 문화적 콘텐츠라 코드가 중요하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스튜디오좋 스타일이 타국어 시장에서 과연 잘 먹힐까라는 걱정은 있죠.
남. 회사의 사이즈 업(size-up)을 위해서 글로벌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고 싶은 욕심은 물론 있죠. 하지만 저희 광고가 국내 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는 사회 트렌드를 잘 파악했기 때문이거든요. 예컨대 미국에서 광고를 온에어 한다고 했을 때 미국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광고가 통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광고의 공법이 다르거든요. 한국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반응할 수 있는 모든 조합을 모아놓은 거니까요.
앞으로 10년, 20년 뒤 스튜디오좋은 모습은 어떻게 그리시는지도 궁금해요.
송. 제조업으로 바뀔 수도 있고, 관광업을 할 수도 있고, IT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웃음)
남.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 계획이 없어요. 트렌드는 시시각각 바뀌니까요. 오히려 ‘무계획이 계획이다’라는 마음으로 구체적으로 계획하진 않고 있고요. 또, 그때의 스튜디오좋은 남우리, 송재원보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힘을 가진 스튜디오가 되지 않을까요? 그들이 만들 회사라 저희가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PLUS LIST
남우리 CD & 송재원 감독의 최애 만화와 게임들
남우리 CD 픽. 한이림 작가의 로맨스 판타지로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작가 망글이)에서 연재 중이다. 남우리 CD는 하나씩 파고드는 송재원 감독과 달리 양산형 만화를 다양하게 보는 게 좋다고. 특히 로맨스 판타지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이러한 다독(多讀)은 빙그레우스, 새로구미 등을 비롯한 세계관 내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라인을 설정하는 일에도 영감을 주기도 한다.
- 베르세르크
송재원 감독의 픽. 2021년 작고한 미우라 켄타로의 다크 판타지 만화. 송 감독은 평생 완결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작가의 작고 소식에 매우 슬퍼했다. 문하생들이 이어간다고 하는데 과연 원작가의 포스가 나올 수 있을까… 그는 심히 걱정하는 중이다.
최근 송재원 감독이 300시간 이상 한 게임. 오픈 월드 맵을 돌아다니며 공장을 짓고, 공장들을 컨베이어 벨트로 이어 플에이어의 개입 없이도 공장이 자동으로 굴러가도록 하는 게임이다. 남우리 CD는 흥미롭게도 송 감독이 하는 게임이 다음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반영되는 점이 신기하다고 한다. 매니악한 취향은 해석의 예술이라 불리는 연출 세계에서 송재원 감독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큰 몫을 했다.
TIPPING POINT
스튜디오좋이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던 비결은 관계다. 추진력이 뛰어난 남우리 CD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송재원 감독은 그야말로 무적의 조합. 이들은 트렌드를 가장 앞에서 쫓아가면서 동시에 높은 퀄리티를 유지한다. 스튜디오좋이 B급 감성의 광고를 만들어도 B급이 되지 않는 이유다. 기존 업계에서 볼 수 없는 대행사와 프로덕션이 함께 일하는 스튜디오좋만의 인하우스 시스템도 이들의 성공에 한몫했다.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고, 의견 도출 과정을 최소화하며, 기획에서 제작까지 빠르게 이어진다. 이 또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영상을 제작하고 연출하는 감독 포지션의 두 사람의 관계에 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