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메종&오브제에서 한지의 멋을 알리다

전시 〈시간의 결, 한지(Skin of Time, HANJI)〉

지난 9월 5일부터 9일까지 유럽 최대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박람회이자 세계 3대 리빙 박람회로 손꼽히는 ‘2024 메종&오브제MAISON&OBJET’가 열렸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세계적으로 한지의 멋을 알리기 위해 한지 전시를 기획, 한류 문화 예술인 5인과 함께 박람회에 참가했다.

2024 메종&오브제에서 한지의 멋을 알리다

전시 〈시간의 결, 한지(Skin of Time, HANJI〉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주관하는 ‘2024 한류연계 협업 콘텐츠(한지) 기획 개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류 문화 예술인으로 선정된 5인의 작품을 선보였다. 한류 문화 예술인으로 뽑힌 5인은 구본창 사진작가, 한기주 작가, 김선형 작가, 남궁환 작가, 조셉 리(이조연) 작가로, 전시를 통해 한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감성’ 그리고 ‘한지의 특질’을 담아내고자 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원화를 데이터화 하여 한지 판화 에디션 또는 한지 포스터로 제작한 작품을 디스플레이한 것이 특징. 작가들의 작품을 또 다른 형태로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지가 예술적 표현 매체로서 실용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전시 〈시간의 결, 한지(Skin of Time, HANJI)〉가 열린 2024 메종&오브제 현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류 문화 예술인 5인은 각자의 분야에서 한지의 물성과 촉감이 아닌, 한지를 바라보는 시선과 감성에 초점을 두었다. 구본창 사진작가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한기주 작가는 변화무쌍한 강인함, 남궁환 작가는 포용력과 흡수성을 표현했다. 김선형 작가는 흡수와 흘러내리는 한지의 물성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였으며, 조셉 리 작가는 한지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로 신작을 발표했다.

한국 사진 예술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친 구본창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마스크 시리즈의 <봉산 탈춤 16>와 <하회 별신굿 01>, 곱돌 시리즈의 <JH-GD 10_2>와 <K-GD 02_2>, 화이트 시리즈의 <White+09> 등 다섯 개의 작품을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한 포스터를 선보였다. 한기주 작가는 ‘스기목’이라 불리는 캐나다의 삼나무 둥치를 도끼나 끌로 파내어 성형한 후, 찢기고 긁힌 자국과 나무 파편들 위에 20겹의 한지를 두들겨 캐스팅하고 평면으로 옮겨내는 작업을 거쳐 탄생한 <Work – Trace>, <Work-問> 두 작품의 판화 에디션과 디지털 프린트한 한지 포스터 버전으로 공개했다.

입체적인 질감이 돋보이는 한기준 작가의 작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푸른색 물감으로 자연을 그리는 ‘가든 블루’를 선보인 김선형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푸른색 물감으로 자연을 그리는 김선형 작가는 2007년부터 연작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는 ‘가든 블루(Garden Blue)’ 중 두 개의 작품을 판화 에디션과 디지털 프린트 형태로 선보였으며, 서양 회화의 양식적 구성과 동양적인 사상을 정교한 붓질에 담아내는 남궁환 작가는 <엔톱티마(Entoptic)>와 <트랜스마이그래이션(Transmigration)> 두 개의 작품을 판화 에디션, 디지털 프린트로 공개했다. 방탄소년단 RM의 ‘Come Back to me’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에미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이자 아트테이너 조셉 리(이조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 작품을 선보였다. 신작은 할아버지와 자신의 초상화를 한지 위에 그려냈는데, 한지에 표현되는 터프한 붓 터치가 기존 그의 작품과 또 다른 매력을 전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게스트 작가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텍스타일 작가이자 소셜 디자이너 이선이 참여했다. 한지를 주 매체로 사용하는 이선 작가는 변화무쌍한 한지의 특장점과 다양한 기법을 결합해 전통 공예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는 <한지 타워 Hanji Tower 01>를 선보였다.

남궁환 작가가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시간의 결, 한지(Skin of Time, HANJI)〉에 전시한 포스터는 동양한지와 천양피앤비가 제작했다. 전시된 작품들은 이후 유통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며, 이로써 예술가의 유일무이한 하나의 작품을 또 다른 형태로 소장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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