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일하는 방법과 문화를 공간에 담다, 〈1784 THE TESTBED〉

열 가지 키워드로 요약한 네이버가 일하는 방식

네이버가 두 번째 사옥 '1784' 프로젝트 기록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네이버가 일하는 방법과 문화를 담아낸 오픈소스와도 같은 책을 소개한다.

네이버가 일하는 방법과 문화를 공간에 담다, 〈1784 THE TESTBED〉

네이버(NAVER)의 두 번째 사옥 ‘1784’가 지난 2022년 7월 오픈했다. 그리고 2024년 8월, 네이버는 1784가 탄생하기까지의 기록을 담은 책 <1784 THE TESTBED>를 발간했다. 인간, 로봇, 기술이 공존하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네이버가 그간 가꿔 온 기술력을 응집한 테크 컨버전스 빌딩 1784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완성하기까지 약 2,000일 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1784는 네이버의 새로운 사옥 이름이자 지번이며, 동시에 최초의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다.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을 바꾼 것처럼 1784 역시 거대한 테스트베드(TESTBED)로써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하며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1784 THE TESTBED> 중 일부 발췌

1784 THE TESTBED가 브랜드 북이 아닌 이유

네이버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담은 책 <1784 THE TESTBED>

네이버가 만든 책 <1784 THE TESTBED>는 여타 브랜드 북과는 사뭇 다르다. 표지만 봤을 때는 1784 브랜딩 북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책은 1784 브랜딩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1784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네이버가 어떻게 일했는가를 소개한다. 아울러 이제는 과거가 된 ‘1784 완공’, 그로부터 2년 뒤인 2024년에 이 책을 선보인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완공 시점이 아닌 굳이 지금 이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왜 사옥이 완공된 시점이 아닌 지금에서야 책을 발간하는지가 궁금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1784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서 완성된 건물이기 때문입니다. 건물이라는 하드웨어를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로 우리가 기획하고 개발한 대로 움직이는지, 사용성에 따라 더 업그레이드할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CEO, <1784 THE TESTBED> p.7

2년 간의 검증 과정을 거친 1784는 ‘새로운 오피스 공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물로 오피스 안에 약 100대의 자율주행 로봇이 돌아다니는 곳. 1784는 단순히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을 넘어 서비스처럼 끊임없이 실험하고 업데이트해 나가는 테스트베드(TESTBED)이다. 네이버와 비슷한 산업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좋은 문화와 가치관을 모색하는 조직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약 100대의 자율주행 로봇이 돌아다니는 1784 내부 모습

네이버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담아내다

<1784 THE TESTBED> 목차. 네이버가 일하는 법을 열 개의 챕터에 걸쳐 소개한다.

<1784 THE TESTBED>은 네이버가 일하는 법을 공유한다. 1784는 이를 소개하기 위한 일종의 매개체인 셈이다. 1784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구성원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가를 조명한다. “1784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는 실패와 수정을 반복하고, 도전을 거듭하는 네이버의 집요함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목차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총 열 개의 목차로 구성되었는데 1784 프로젝트의 기획 단계부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발현한 고민을 나열했다. ‘결국 본질’, ‘경계 없이’, ‘단단한 연결’, ‘일상 속 진화’, ‘나중의 나중까지’, ‘하던 대로 말고’, ‘변수가 상수’, ‘실험의 확장’, ‘팀이라는 힘’, ‘마침표 없이’ 열 개의 목차는 곧 네이버가 일하는 방식을 요약한 키워드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은 그저 ‘네이버가 이렇게 대단한 일을 했다’, ‘네이버가 시대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자랑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남극 탐험기나 우주비행 기록처럼 ‘실시간으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우린 어떤 결정을 했나’, ‘어떻게 힘을 합쳤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나’에 대한 이야기에 훨씬 가깝습니다.

김상배 MIT 기계공학부 교수, <1784 THE TESTBED> p.341

<1784 THE TESTBED> 내지

첫 번째 챕터 ‘결국 본질’은 공간을 직접 쓰게 될 ‘사용자’를 중심으로 1784 건물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건물의 구조와 환경 요소, 건축 재료와 외관 디자인, 그리고 1784 네이밍의 배경을 담았다. 두 번째 ‘경계 없이’는 테스트베드를 표방하는 1784가 되기 위한 고정 인식과 관념을 벗어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지는 ‘단단한 연결’은 앞선 챕터와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건물의 또 다른 사용 주체인 ‘로봇’이 함께 생활하기 위한 부서 간 기술적 협력 및 협업 과정을 이야기한다.

<1784 THE TESTBED> 내지
<1784 THE TESTBED> 내지

네 번째 챕터 ‘일상 속 진화’는 1784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 사옥에서의 경험과 일상 속 니즈를 연결하기 위한 아이디에이션(Ideation)부터 서비스 테스트 과정, 디자인 적용 등 실질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공개한다. ‘나중의 나중까지’ 챕터는 그 이름에서처럼 1784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소개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하나라도 허투루 임하지 않는 조직원들의 깊이 있는 일 하는 방식을 만날 수 있다.

여섯 번째 챕터 ‘하던 대로 말고’는 익숙하고 편리한 방식을 벗어나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과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는가를 주목한다. 대부분의 사옥이 1층을 로비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로비를 2층으로 올리거나, 엘리베이터 운행 정보와 건물 관제 정보를 표현하기 위해 LED 정보 표시 장치 디자인을 도입하고,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위한 삐뚤어진 사이니지가 대표적이다. 한편, 팬데믹 위기와 이에 따라 바뀐 근무 형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하는 등 네이버답게 일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변수가 상수’ 챕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홉 번째 챕터 ‘팀이라는 힘’에서는 1784 프로젝트에 참여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챕터 ‘실험의 확장’ 그리고 ‘팀이라는 힘’은 네이버가 내외부 협업자들과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함께 일하는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팀이라는 힘’에서는 2024년 3월 1784 프로젝트 TF에 참여한 200명의 멤버를 대상으로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는 질문과 답변을 편집 없이 공개한다. 마지막 챕터 ‘마침표 없이’는 1784가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실험의 장으로 다양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소화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1784 THE TESTBED>는 건축, 기술, 서비스, 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약 2,000일간 진행되었던 1784 프로젝트 속에서 네이버가 맞닥뜨렸던 과제와 이를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은 네이버의 구성원과 이들 조직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열려 있는 오픈소스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정보의 창을 손에 쥐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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