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에 대한 감각적 해석,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도시라면,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은 그 도시의 맥락에 스며든 건축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디자인으로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한다.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면 건물 외부, 매장 안, 그리고 건물 내부의 홀에서 각각 둘러봐야 한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간결하고 정제된 모듈형 구조로 정체성이 뚜렷해 많은 디자이너가 입점 공간을 설계하며 어려움을 느끼는 건물이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은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1층 자리에 들어선 만큼 입지를 해석하고 조화를 꾀하는 일이 중요했다. 디자이너는 매장을 하나의 건물로 상정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도시라면,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은 그 도시의 맥락에 스며든 건축이기를 바랐다. 궁극적으로는 도시, 건축, 공간, 오브제가 일체화된 듯한 경험으로 방문자의 감각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잘 구현된 덕분일까.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에서는 오감을 동원하게 된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코끝에 닿는 차향, 새로운 티룸으로 인도하는 듯한 풍부한 음향,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수직과 수평의 조화, 그리고 오설록이 엄선한 명차와 다채로운 페어링까지. 공간의 요소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한층 섬세한 감각으로 차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간에 따뜻한 촉감을 부여하고자 했다.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금속 소재에 공예적 감각과 정연한 디자인을 더해 자연스럽고 안온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 “한국적 디자인은 더 이상 전통 소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소재로 동시대 감각을 아우른 디자인이 어쩌면 더욱 자신감 있는 한국적 표현일지도 모른다”라는 디자이너의 말은 프로젝트의 지향점을 함축적으로 설명해준다. 한국 차 문화를 선도해온 오설록의 헤리티지를 집약적으로 담은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은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디자인으로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