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오요우의 A to Z: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 시리즈〉부터 네이버 스페셜 로고 디자인까지
오요우 일러스트레이터·스토리텔러
일러스트레이터 오요우는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할 때 최대한 유연한 자세로 임한다고 말한다. 각자의 분야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는 일은 결국 창작자에게 자양분이 된다고.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그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건 바로 이러한 긍정적인 창작 사고 때문은 아닐까?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마다 담긴 크리에이티브의 실마리를 살펴본다.
일러스트레이터 오요우가 함께 일해 온 클라이언트는 크기도, 성격도, 장르도 모두 다릅니다. 또한 그가 창작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범주도 각기 다른데요. 때로는 집요하게, 때로는 넓은 관점을 갖춰야 하기에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출 필요가 있죠. 오요우 작가가 클라이언트와 함께 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A부터 Z까지 알파벳 키워드로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A to Z
Airbnb |
A |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세계 각지의 도시를 전 세계 10명의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표현한 프로젝트에 그도 참여했다. 오유우 작가는 한국의 ‘부산’과 이탈리아의 ‘토리노(Turin)’와 ‘토스카나(Tuscany)’ 세 도시를 맡아서 그렸다. 특히 부산은 막상 그리려고 하니 맛있는 음식 밖에 생각이 나질 않아 곤혹스러웠다고. 처음에는 ‘부산갈매기’를 영어로 설명하다가 포기했던 기억도 있다고 말한다. 토리노, 토스카나와 달리 동양적인 요소를 그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결국 부산은 해동 용궁사에서 영감을 얻어 이미지를 완성했다.
Blue Ow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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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우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여름을 상징하는 파란색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이다. 파란색에 관한 그의 작가적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바로 그가 출간한 책 <Blue Owls>가 바로 그것. 리소 인쇄 전문으로 유명한 리소 인쇄 전문으로 유명한 디자인 스튜디오 ‘코우너스(Corners)’에서 리소 프린트를 사용해 제작했다. 특히 농도를 달리해 각기 다르게 표현한 파란색이 인상적이다.
“최고 중 하나와 일하고 싶어요. 가격이 높더라도 실수가 없고 잘하는 사람들과 하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배울 점도 많고요. 그래서 꾸준히 개인 책 작업을 위한 리소 프린트는 코우너스(Corners)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Christmas Advent Calend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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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 일러스트레이터는 분주하다. 크리스마스라는 큰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오요우 작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연말을 겨냥한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는 보통 한 계절을 앞서 마무리된다고 한다. 최근 그는 아모레퍼시픽몰, 오설록, 더한섬 등 국내 브랜드에서 제작하는 어드밴트 캘린더(Advent Calendar)와 이를 위한 키 비주얼(Key Visual) 작업을 선보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협업 작업을 진행했다고. 아쉽게도 아직 구체적인 공개는 어렵겠지만 곧 만날 수 있으니,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소식을 놓치지 말자.
Illustration |
I |
인터뷰 이후 메일을 주고받으며 그에게 못 다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바로 이 질문이다.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러스트레이션은 하나의 단편적인 이미지인데요. 저는 어떤 이미지를 바라봤을 때 그 전과 후의 장면들이 궁금해지는 이미지를 좋아해요. 납작한 이미지에서 입체적인 시각으로 이어지는 그 순간은 아무리 경험해도 질리지 않습니다. 결국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느껴지는 이미지들은 대부분 그런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술적인 극치에서 오는 아름다움도 물론 있겠지만, 그보다 저는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그림을 더 좋아하고,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Lululemon |
L |
‘요가복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프리미엄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 2024년 1월 초 오요우 작가와의 협업 프로젝트가 명동 타임워크 스토어의 오픈과 함께 공개됐다. 이곳은 청담, 이태원에 이은 룰루레몬의 국내 세 번째 대형 매장으로 국내 최대 커뮤니티 스웻허브를 표방하는 공간이다.
오요우 작가는 공간 전반에 적용될 아트워크를 선보였다. 특히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잘 보여주는 ‘명동’이라는 장소성과 요가 및 러닝 등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스웻라이프(sweat life)를 녹이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여기에 단청, 어처구니 등 한국적 요소를 가미한 점도 눈길을 끈다.
Naver Special Lo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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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우 작가는 네이버(NAVER)와 함께 스페셜 로고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다. 스페셜 로고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기념일마다 달리 로고를 디자인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그는 2023년 추석을 기념한 로고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민족 대명절을 기념한 디자인 작업은 3일에 걸친 명절에 대한 이미지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림 안에 이야기를 녹이는 그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 작업으로 주목 받았다.
“네이버 스페셜 로고 프로젝트의 대중적인 파급력이 대단했던 기억이 나요. 그전까지 했던 클라이언트 프로젝트가 규모 면에서 결코 작지 않거든요. 하지만 대중에게 뻗어 나가는 파급력은 비교 불가에요. 심지어 저희 어머니도 알고 계셨으니까요.(웃음) 대중에게 오해가 없도록 접근하는 것이 중요했고 그런 점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죠.”
Ping Pong Club & The Garden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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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클럽(Ping Pong Club)>과 <더 가드너스(The Gardeners)>는 오요우 작가의 개인 작업이다. 클라이언트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그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다. 두 작품 모두 관계를 다룬다. 핑퐁 클럽은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기반한다. 예컨대 힘의 불균형, 다수와 소수, 단체와 개인 등 서로 다른 규모의 사회적 관계를 탁구에 빗대어 표현했다. 반면, <더 가드너스>는 관계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꽃과 인간으로 비유했다.
Running |
R |
창작자로 그가 롱런(long run)하는 또 하나의 비법은 바로 ‘러닝’이다. “살려고 뛰었고, 지금도 살기 위해서 뛰고 있어요.” 그는 이틀에 한 번씩은 무조건 실내를 벗어나 뛴다. 앞서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영하 20도에 이르는 한 겨울에도 그는 달렸다고 한다. 가족들은 그렇게까지 뛰는 오요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가 러닝을 꾸준히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일하기 너무 괴로울 때면 밖에 나가서 뛰는데 그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요. 요즘은 가만히 앉아서 아이디어를 쥐어짜는 것보다 뛰면서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더 많이 생각하고 있죠.”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