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랜트 케어 브랜드가 서울에 진출한 이유는?

아시아 시장의 거점이 된 서울

영국의 플랜트 케어 브랜드 '소우바이탈'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들이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에서 온 브랜드가 취하는 브랜딩&마케팅 전략을 함께 소개한다.

영국 플랜트 케어 브랜드가 서울에 진출한 이유는?

영국의 플랜트 케어 브랜드 ‘소우바이탈SOWVITAL‘이 지난 10월 이태원의 플레인가든과 함께한 팝업 행사를 통해 국내 공식 론칭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시장 조사 목적으로 진행된 연남동에서의 팝업 행사 이후 꼭 1년 만이다. 영국 정원 가꾸기라는 콘셉트 아래 식물을 가꾸기 위한 다양한 도구와 영양제를 제작하는 소우바이탈은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서울을 선택했다. 서울을 택한 배경과 이유 그리고 지난 1년간 브랜드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시아 시장의 중심지로 서울을 택하다

소우바이탈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서울을 택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소우바이탈을 먼저 알아본 건 다름 아니라 바로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었기 때문. 지난 10월에 소우바이탈의 국내 팝업을 개최한 ‘플레인가든’과의 인연도 그중 하나다. 플레인가든 창업 전 논픽션 글로벌 팀 등에서 브랜드 해외 영업을 담당한 박선영 대표는 평소 가드닝에 관심이 많았다. 파리를 방문하던 중 우연히 소우바이탈의 팝업 행사를 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처음 브랜드를 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플레인가든’의 론칭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인연을 떠올리고 함께 서울에서의 팝업 행사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좋은 브랜드를 단독으로 입점시켜 식물에 진심인 ‘식집사’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한편 소우바이탈이 타깃 하는 고객층이 플레인가든의 소비자층 성향과도 일견 부합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소우바이탈 대표 잭 루이스의 말에 따르면 최근 이태원에서 개최한 팝업 행사는 지난해 연남동에서의 팝업 이벤트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다고 한다. 특히 서울 내 주요 상권으로 손꼽히는 서촌, 북촌, 성수와 달리 이국적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이들이 이태원을 찾는 덕분에 소우바이탈을 처음 소개하는 장소로도 적합했다.

소우바이탈에게도 추구미가 있다?

추구미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최근 추구미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데 ‘추구하다’와 한자 아름다울 미(美)를 합친 신조어다. 말 그대로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뜻하는데 오늘날 개인뿐만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에도 적용되곤 한다. 그렇다면 소우바이탈의 추구미는 무엇일까?

잭 루이스는 세 가지 키워드로 답했다. 왁스 재킷으로 유명한 영국의 패션 브랜드 바버(Barbour)가 지닌 헤리티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호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Aesop)이 가꿔온 모더니티,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아스티에 드 발라트(ASTIER de VILLATTE)의 엘레강스를 꼽았다. 헤리티지, 모더니티, 엘레강스를 모두 아우르는 브랜드 미학을 갖추는 것이 바로 소우바이탈이 브랜드로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팝업 행사에서 소개한 제품들은 1년 전 내놓은 제품과는 일견 다르다. 그렇다고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헤리티지를 최대한 유지했다. 대신 그간의 피드백을 수용해 제품의 크기와 색상의 다변화를 시도했다.

소우바이탈 제품 디자인은 총 15단계의 디자인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대표인 잭 루이스 또한 디자인 과정에 참여해 제품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이너와 함께 일한다. 제품 크기가 크다는 피드백을 수용해 콤팩트한 사이즈로 변경했고, 기존의 다크 그린과 베이지의 색 구성을 확대했다. 이처럼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다시 제품으로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잭 루이스는 마치 식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건 브랜드가 색상을 탐구한 방식이다. 클래식 자동차 브랜드의 색상 범위를 탐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예를 들어, 이탈리아 대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피아트fiat의 자동차 컬러가 20세기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인기를 끄는 것처럼 소우바이탈의 컬렉션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매력을 지난 컬러 팔레트를 적용하고자 했다. 현재 그리고 50년 이후에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컬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펀그린, 블루, 핑크, 레드, 오렌지, 테라코타, 옐로까지 추가해 총 9종의 컬렉션 컬러를 갖췄다.

CEO가 인플루언서에게 DM을 보내는 이유는?

소우바이탈의 마케팅 전략 키워드는 ‘소통’과 ‘커뮤니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브랜드 대표인 잭 루이스가 있다. 특히 그는 SNS 상에서 영향력과 파급력을 갖춘 인플루언서Influencer들과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직접 소통한다. 안부를 묻고, 댓글을 남기며,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인플루언서를 통해 팬덤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이는 영국에서 시작한 소우바이탈이 서울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영국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의 인플루언서를 통해 브랜드 바이럴을 직접 경험한 만큼 그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에 긍정적이며 적극적이다. 덧붙여 한국의 소비자들은 SNS 활동에 적극적인 만큼 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이 효과적이며, 플레인가든에서의 팝업 이벤트를 준비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품, 디자인, 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소우바이탈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그리고 한국의 서울을 중심으로 그 기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플랜트 케어를 위한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잭 루이스 대표의 말처럼 소우바이탈이 독자적인 브랜드 세계를 갖춰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